MZ세대 79% “노웨딩 긍정적” …그런데 발목 잡는 건 ‘양가 부모님’

어피티가 188명의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에게 물었습니다. 

“노웨딩, 어떻게 생각하나요?” 

※ 2026년 7월 24일부터 7월 30일까지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351명 참여

결혼식 비용이 치솟고 있어요. 2026년 기준 예식 비용만 평균 5천만 원 안팎, 신혼집 보증금까지 포함하면 결혼 총비용이 3억 원을 넘어선다는 분석이 나와요. ‘웨딩플레이션(웨딩+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죠. 그러면서 결혼식을 아예 하지 않거나 간소하게 치르는 ‘노웨딩’, ‘스몰웨딩이 새로운 선택지로 떠올랐어요. 화려한 예식 대신 그 돈을 신혼집이나 신혼여행에 보태고, 정말 축하해줄 사람들만 모아 식사하는 방식이죠.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 예식장이나 ‘나만의 의미 있는 결혼식’ 지원사업도 늘고 있고요. MZ세대는 이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351명에게 물어봤어요.

노웨딩 트렌드 “긍정적이다” 79.2%
결혼식을 하지 않는 ‘노웨딩’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매우 긍정적’(38.2%)과 ‘대체로 긍정적’(41.0%)을 합쳐 79.2%가 긍정적이라고 답했어요.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답니다.

M세대 jihyun 님은 이미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른 쪽이었지만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어요. “저도 늦게 결혼했고 주변 시선이나 부모님 상황에 따라 결혼식을 성대하게 진행해 만족했지만, 이건 우리 세대에서 끝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결혼식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었고, 너무 형식적이라 그 돈으로 신혼여행이나 집 매매에 투자하는 게 현명한 소비 같아요.”라고 말했죠. 


결혼식 하는 이유 “축의금 품앗이 문화” 34.1%
사람들이 결혼식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축의금·경조사 품앗이 문화’가 34.1%로 가장 많았어요. ‘주변의 시선과 사회적 편견’은 22.8%, ‘부모님이나 가족이 원해서’는 17.4%로 뒤를 이었죠.

결혼식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해야 해서’ 한다는 인식이 강한 거예요. Z세대 뚜요 님은 예식장 아르바이트 경험을 털어놨어요. “항상 똑같은 차림의 신부들, 비슷한 축가, 식당만 궁금해하는 하객들을 수없이 봐왔어요. 공장처럼 돌아가는 결혼식에 거부감이 커졌죠. 제일 충격이었던 건 그 누구도 진심으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는 거예요. 신랑·신부도, 양가 가족도, 지인들도요.”라고 말했어요.

결혼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어떤 방식을 선호하는지 물었더니, ‘일반 예식장 결혼식’이 32.1%로 가장 많았어요. 이어 ‘스몰웨딩’(19.1%), ‘가족·지인과 식사 자리’(16.0%) 순이었죠. 화려한 호텔 예식(3.7%)이나 하우스·야외웨딩(10.5%)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요. 아예 ‘결혼 생각이 없다’(8.3%)는 답변 외에도 ‘혼인신고와 기념 촬영 정도’(10.3%)만 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노웨딩에 긍정적(79.2%)이면서도 간소화 된 스몰웨딩이나 혼인신고와 기념 촬영으로 대체하고 싶다는 의견보다 ‘일반 예식장’을 택한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게 눈에 띄어요. Z세대 로미이모 님은 “스몰웨딩을 하고 싶지만 축의금이나 예식장을 꾸미는 비용 등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일반 예식보다 훨씬 비싼 선택지잖아요. 부모님의 축의금 품앗이 문화만 아니었으면 전 노웨딩을 적극 선택했을 거예요.”라고 말했어요.

Z세대 가윤 님은 이 딜레마를 솔직하게 표현했어요. “정말 친한 소수의 사람들만 초대해서 진심으로 축하받는 결혼식을 마음으로는 추구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해서 남들 다 하는 형식적인 결혼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했죠.

노웨딩을 했을 때 가장 걱정되는 점 “부모님·가족의 반대” 33.4%
노웨딩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결혼식 비용이 너무 부담돼서’가 38.5%로 가장 많았어요. ‘형식적인 절차나 보여주기식 문화가 부담스러워서’는 27.6%, ‘아낀 돈을 집·신혼생활에 쓰기 위해’는 26.5%였죠.
비용 부담 뒤에는 웨딩 산업 구조 자체에 대한 불만도 있었어요. Z세대 리즈 님은 “남의 시선을 의식해 더 큰 예식장, 더 비싼 예물을 SNS로 공유하는 문화, 그 점을 파고들어 소비자에게 터무니없는 돈을 받는 웨딩 산업 구조 둘 다 원인이에요.”라고 지적했어요.

또, 결혼식을 하지 않거나 간소화할 때 가장 걱정되는 점을 물었더니, ‘부모님이나 가족의 반대’가 33.4%로 가장 많았어요. ‘축의금·하객 문화 등 현실적인 부분’은 25.6%, ‘주변 시선이나 왜 안 하냐는 질문’은 17.4%였죠.
바로 이 지점이 이번 설문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가 공통으로 짚은 대목이에요. 노웨딩을 원해도, 결혼식은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Z세대 YUN 님은 “주변에 결혼했거나 날짜를 잡은 친구가 많은데, 식을 안 하는 선택지를 단 한 번도 고려하지 않은 사람이 99%예요. 아직 우리나라에서 결혼식은 ‘6명의 행사(당사자 2명과 양가 부모님)’라는 이미지가 강하거든요. 부모님 세대는 방식을 자율에 맡기는 건 몰라도, 아예 안 하는 선택지는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고요.”라고 말했어요.

Z세대 페퍼 님은 실제로 그 벽에 부딪혔어요. “어릴 때부터 결혼식에 로망이 없었는데, 애인과 결혼을 이야기하다 보니 부모님과 의견이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너 알아서 해’라는 말과 함께 당연하게 ‘시댁에도 동의를 구하면’이라는 조건이 붙더라고요. 결혼은 혼자 하는 게 아니란 걸 체감했어요. 그래서 노웨딩을 실천하는 분들이 용기 있고 부러워요.”라고 말했죠.

노웨딩으로 아낀 돈은 어디에 쓸까? “주거비 마련”55.3%
결혼식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면 그 돈을 어디에 쓰고 싶은지 물었더니, ‘주거비 마련(전세금·집 구입 등)’이 55.3%로 압도적이었어요. ‘신혼여행이나 둘만의 경험’은 24.8%로 뒤를 이었죠. 집값 부담이 큰 MZ세대에게 5천만 원짜리 예식은 사치로 느껴질 수 있는 거죠.

앞으로 결혼식 문화에서 가장 필요한 변화를 물었더니, ‘노웨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인식 변화’가 24.8%로 가장 많았어요. ‘예식 비용과 추가 옵션의 투명한 공개’는 21.9%로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죠.
올해 결혼한 z세대 냥찍이 님은 “본가가 제주와 광주라 제주 문화 특성상 결혼식을 두 번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둘 다 결혼식에 로망이 없어서 집을 먼저 매매로 구입했어요. 처음엔 상견례 식사 자리만 하고 가까운 가족·지인을 집들이식으로 초대하려 했죠. 그런데 막상 상견례하고 부모님 이야기를 들으니, 주변에서 왜 안 하냐고, 어떻게 하게 됐는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어요. 결국 음식점을 부분 대관해 광주에서 한 번, 제주에서 한 번 치렀어요. 결혼식장보다 금액은 덜 들었지만, 축의는 어떻게 할지, 식사 자리는 어디로 할지 변수가 많아서 쉽지 않았어요.”라고 말했어요.

물론 노웨딩이 정답이라는 건 아니에요. M세대 봄봄 님은 “결혼은 한 가정을 꾸려 사회를 구성하고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중요한 사건이라, 간략하게라도 형식을 갖춰 선언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했고, Z세대 토마토마토 님도 “일생에 소중한 날을 결혼식도 없이 그냥 퉁 치기는 아쉬워요.”라며 노웨딩이 당연시되지 않기를 바랐어요. 결혼식의 의미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목소리도 분명히 있는 거죠.

어피티의 코멘트
  • 이번 설문의 핵심은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에요. MZ세대의 79.2%가 노웨딩에 긍정적이지만, 막상 자신이 선호하는 방식으로는 ‘일반 예식장'(32.1%)을 가장 많이 꼽았거든요. 마음은 노웨딩을 향하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 거죠. 그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은 ‘양가 부모님’이었어요. 예식을 간소화할 때 가장 걱정되는 점 1위가 ‘부모님·가족의 반대’(33.4%)였고, 주관식 답변에서도 이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어요. 결혼식은 당사자 둘의 일이 아니라, 여전히 양가 부모님과 주변의 시선이 얽힌 ‘집안의 행사’로 남아 있는 거죠. 현재의 결혼 문화에서 가장 필요한 변화로 ‘노웨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인식 변화’(24.8%)를 꼽은 것 처럼, MZ세대가 원하는 건 노웨딩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예요. 화려한 예식이든, 스몰웨딩이든, 혼인신고만 하든, 각자의 우선순위대로 고를 수 있는 사회. 그리고 그 선택이 당사자 둘의 것으로 존중받는 사회를 바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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