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새것 같은 중고 상품 싸게 사려면? ‘반품샵’으로 발품 팔기

글, 어피티 

쿠팡에서 물건을 고르다가 새 상품보다 저렴한 ‘반품-최상’ 상품을 본 적 있으세요? 분명 똑같은 제품인데 새 상품, 박스 훼손, 반품-최상, 상, 중처럼 상태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붙어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하루 만에 반품된 전기포트, 포장 모서리가 찌그러진 캠핑 의자, 손잡이에 작은 스크래치가 난 드라이기 같은 것들이죠. 새 제품으로 다시 팔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너무 멀쩡한 물건들이에요.

출처: 쿠팡 반품마켓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반품 제품도 많아지고 있어요. 특히 멤버십에 가입하면 단순 변심에도 별도의 비용 없이 반품을 받아주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늘면서, 예전보다 반품 자체를 쉽게 생각하게 됐고요. 그런데 이렇게 한 번이라도 누군가의 손을 탄 제품을 다시 새 상품처럼 판매하기는 어려워요. 


그렇다면 그 많은 반품 제품은 다 어디로 갈까요?


쿠팡은 ‘반품마켓’을 만들어 반품 상품을 따로 판매하고 있어요. 이케아는 오프라인 매장 안에 ‘자원순환 허브’를 운영하고 있고요. 이렇게 반품되거나 흠집이 생겼지만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다시 유통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어요.

출처: 쿠팡, 이케아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리퍼브샵’이에요. 길을 가다 보면 ‘최대 90% 할인’, ‘보물찾기’, ‘득템 성지’ 같은 문구를 내건 매장을 종종 만날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 주력으로 취급하는 상품들이 바로 반품 상품이나 전시품, 재고 상품 등이에요.


오늘은 색다른 해외 리퍼브샵 사례들과 국내 리퍼브샵을 요모조모 뜯어볼게요. 어디에서 무엇을 사야 득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지, 리퍼브 제품을 살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함께 알아봐요!

👀 여기서 잠깐! 리퍼브, 네 정체가 궁금해

온라인몰을 보다 보면 ‘B급 할인’, ‘리퍼 상품’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종종 있어요. 원래 리퍼비시드(refurbished)는 반품되거나 사용된 제품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수리해서 다시 판매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든 상품을 뜻해요. 그런데 국내 리퍼브 할인 매장에서는 조금 더 넓은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요. 박스 훼손품부터 전시품, 이월·과잉재고, 소비기한 임박 상품까지 한 공간에 섞여 판매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리퍼브니까 무조건 중고겠지’, 반대로 ‘리퍼브니까 새것과 다름없겠지’라고 생각하는 건 금물! 


📦 해외에서는 반품도 콘텐츠가 된다! 미스터리 택배 

반품·중고·리퍼브 상품을 다시 판매하는 해외 서비스로는 Amazon Resale와 eBay Refurbished 등이 있어요.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판매하기도 하죠. 

출처: 아마존, 이베이


아마존 리턴 미스터리 박스(Amazon Return Mystery Box)는 소비자들이 아마존에 반품했거나 배송되지 못하고 돌아온 물건을 박스 단위로 무작위로 묶어 판매하는 상품이에요. 하지만 아마존이 직접 미스터리 박스를 만들어 파는 건 아니에요. 아마존은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반품을 처리해요. 그래서 이 물건을 하나하나 검수하고 다시 포장해 판매하는 것보다 전문 업체에 대량으로 저렴하게 넘기는 거예요. 이를 낙찰받은 도매업자나 개인 판매자가 상품을 다시 무작위로 나눠 박스에 담아 판매하는 방식이죠. 

아마존 미스터리 박스를 구매한 소비자들, 출처: 유튜브

이 미스터리 박스는 유튜브나 틱톡에서 ‘대박 아이템’을 뽑는 언박싱 콘텐츠로 등장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어요. 상자를 열었는데 에어팟이나 스마트워치, 소형 가전, 유명 브랜드 의류, 태블릿이 나올 수도 있어요. 반대로 고장 난 전자기기나 짝퉁 상품, 정체를 알 수 없는 중국산 잡화, 파손된 물건이 나올 수도 있고요. 말 그대로 열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건데요. 사기나 ‘꽝’ 업체도 많아서 현지에서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분위기는 아니에요. 그래도 어떤 물건이 나올지 모른다는 재미 때문에 순전히 재미 삼아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 

리퍼브 팝업 스토어 현장, 출처: King Colis


프랑스 기업 King Colis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미배송 택배를 판매해요. 유럽에서 주소 오류나 배송 실패 등으로 주인을 찾아가지 못한 택배를 모아 팝업스토어를 여는 거예요. 계산하기 전까지 상자를 열 수 없고, 살짝 흔들어보거나 상자의 크기와 무게만으로 내용물을 짐작해야 해요. 10분 동안 마음에 드는 택배를 고른 뒤 제한 시간이 끝나면 저울에 올립니다. 그리고 무게만큼 돈을 내는 거죠. 가격은 100g당 약 2.5파운드 정도라고 해요. 


🛒 그렇다면 국내 리퍼브 매장, 어디로 가면 될까?   

출처: 올랜드 아울렛, 킹콩백화점

  • 대형 가전과 가구사러 드라이브 가자! 올랜드아울렛: 올랜드아울렛은 가전·가구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리퍼브샵이에요. 파주와 평택 등 수도권은 물론 대구·울산·양산·김해·포항·창원 등 영남권에서도 매장을 찾을 수 있어요. 냉장고, 세탁기, TV 같은 대형 가전부터 침대, 매트리스, 소파, 식탁까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어요. 공식 네이버 밴드에서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제품을 미리 확인할 수도 있고 파주역점이나 양산점은 약 2천 평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해요. 제품에 따라 적게는 40%부터 많게는 9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유명 브랜드 가전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해요.

  • 없는게 없는, 킹콩백화점: 킹콩백화점은 반품 상품과 리퍼브 제품, 재고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대형 오프라인 유통 브랜드예요. 전국에 여러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매장마다 취급하는 품목이 조금씩 달라요. 경기 광주점이나 기흥점처럼 패션 상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장도 있어요. 다른 리퍼브샵 브랜드와 비교하면 수도권에 매장이 많이 몰려 있는 편이라 수도권 독자님들이 찾아가기에도 비교적 편해요. 
출처: 반누리반품닷컴

  • 전자제품·IT 제품을 찾는다면, 반누리반품닷컴: 반누리반품닷컴은 반품되거나 전시됐던 제품, 미세한 스크래치가 있는 상품 등을 정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리퍼브 전문 매장이에요. 단순 변심이나 여러 이유로 반품됐지만 기능상 문제가 없는 제품을 매입해 검수한 뒤 다시 판매하는 방식이에요. PC와 노트북을 비롯해 계절 가전, 안마기 등 다양한 전자제품을 취급하고 있어서 전자제품이나 IT 기기를 찾고 있다면 살펴볼 만해요.

  • 가구의 흠집을 보고 결정하고 싶다면, 이케아 자원순환 허브: 이케아에서는 광명·고양·기흥·동부산·강동점에서 자원순환 허브를 운영해요. 단종 제품이나 매장 전시품, 포장 훼손품, 사용에는 지장이 없는 스크래치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어요. 고객에게 다시 사들인 중고 가구도 있고요. 방문하기 전에 자원순환 허브 온라인 페이지에서 일부 재고를 확인할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예약하면 최대 48시간 동안 보관해줘요. 

👍 무엇을 사야 성공 확률이 높을까? 
  • 박스만 훼손된 비배터리 가전은 리퍼브 입문용으로 괜찮아요. 전자레인지, 공기청정기, 전기포트처럼 구성품이 단순하고 작동 시험이 쉬운 제품들이죠. 
  • 흠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가구도 좋아요. 식탁 상판 모서리나 수납장 옆면처럼 흠집 위치를 눈으로 확인하고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정도인지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대신 문과 서랍이 제대로 여닫히는지, 경첩과 수평에는 문제가 없는지 꼭 확인하세요.
  • 사용감에 덜 예민한 캠핑·시즌 용품도 리퍼브 제품으로 사기 좋아요. 캠핑 의자나 테이블, 수납박스처럼 야외에서 쓰다 보면 어차피 흠집이 생기는 제품은 외관 등급을 조금 낮춰도 만족도가 높을 수 있어요. 
  • 사용 기간이 짧은 대형 완구도 잘 고르면 가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어요. 아이가 몇 달만 사용하는 미끄럼틀이나 주방놀이 같은 큰 장난감은 부품만 온전하다면 리퍼브로 구매하기 괜찮아요. 

✋ 어떤 걸 조심해야 할까? 
  •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은 배터리 성능 수치부터 화면과 포트 상태, 계정 잠금 해제 여부, 정품 또는 호환 충전기 제공 여부, 초기화 상태를 확인하세요. 보증 주체와 기간이 명확한 판매처에서 구매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 부품이 많은 조립 가구도 신중하게 골라야 해요. 막상 집에 가져와 조립하려고 보니 구성품이 하나 빠져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거든요. 
  • 단종 모델이라면 필터나 배터리 같은 소모품을 앞으로도 계속 구매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해요. 
  • 반품 사유도 확인하세요. 포장 훼손인지, 단순 변심인지, 전시 제품인지, 사용 흔적이나 수리 이력이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아요. 
  • A/S 조건도 중요해요. 제조사에서 직접 A/S를 해주는지,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보증하는지 확인해야 해요. 교환·환불이 가능한 기간과 문제가 생겼을 때 왕복 배송비를 누가 부담하는지도 살펴보세요. 
  • 할인율 기준도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해요. 출시 당시 정가가 30만 원인 제품을 리퍼브 매장에서 18만 원에 판매한다면 ‘40% 할인’처럼 보여요. 그런데 지금 온라인에서 똑같은 새 상품을 19만 원에 살 수 있다면 실제로 아끼는 돈은 1만 원뿐이에요. 그러니 리퍼브 제품을 살 때는 할인율만 보지 말고 현재 새 상품의 최저가와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리퍼브 제품 구매는 소비자는 물건을 싸게 사고, 기업은 재고 부담을 줄이고, 아직 쓸 수 있는 물건을 버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꽤 괜찮은 소비 방식이에요. 아마존이나 쿠팡처럼 유통사가 적극적으로 반품 제품을 다시 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고, 이케아처럼 제조사가 직접 재판매에 나서는 사례도 있어, 앞으로 리퍼브 제품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요.

오늘 소개한 곳이 아니더라도 국내에는 다양한 온라인 리퍼브샵이 생겨나고 있고 지도 앱에 ‘리퍼샵’ 또는 ‘반품샵’이라고 검색하면 집 근처에서도 생각보다 다양한 리퍼브 매장을 찾을 수 있어요.

고물가 시대에 새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품을 정가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건 분명 매력적이에요. 잘만 고르면 남들이 반품한 물건이 나에게는 꽤 괜찮은 ‘득템’이 될 수도 있답니다. 앞으로 리퍼브샵도 한 번씩 눈여겨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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