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책을 못 읽는 이유? “스마트폰·숏폼 때문에” 38.6%

어피티가 196명의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에게 물었습니다. 


“AI가 다 요약해주는 시대, 책을 읽어야 할까요?”


※ 2026년 8월 21일부터 8월 27일까지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196명 참여

최근 방영된 EBS 특별기획 ‘다시, 읽기로’ 2부 ‘AI 시대, 읽기의 반격: 쓰지 않으면 잃는다’가 화제였어요. 제작진이 경기도 김포의 한 고등학교 교실을 찾았는데, 독후감 수행평가 시간에 책을 끝까지 읽은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어요. 대부분 챗GPT에 책 내용을 물어보고 요약을 맡기는 식으로 과제를 했죠.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뇌과학 권위자 스타니슬라스 드앤 교수는 “AI와 숏폼이 인간의 주의력을 잠식하는 시대, ‘깊이 읽기’를 통해 뇌를 지키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역설적으로 더 깊이 읽고, 쓰고,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깊이 있는 독서 경험이야말로 AI 시대에 인간이 기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MZ세대는 지금 얼마나 읽고 있을까요? 그리고 AI 시대의 독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196명에게 물어봤어요.


지난 1년 독서량 “3~9권” 36.2%
책 못 읽는 이유 “스마트폰·숏폼” 38.6% 

지난 1년 동안 책을 몇 권 읽었는지 물었더니, ‘3~9권’이 36.2%로 가장 많았어요. ‘20권 이상’이 26.0%, ‘10~19권’이 25.0%로 뒤를 이었죠. ‘0권’은 3.6%에 그쳤어요. 10권 이상 읽은 사람이 51.0%로 절반을 넘는다는 점은 주목할만 해요. 꽤 많은 2030세대에게 독서가 습관인 것으로 보였어요.

더 자주 읽는 책의 장르로는(중복 선택) 문학(72명)이 가장 많았고, ‘장르를 구분하지 않는다’(54명), 비문학(51명) 순이었어요.

책을 잘 읽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스마트폰·숏폼을 더 자주 보게 돼서’가 38.6%로 가장 많았어요. ‘시간이 부족해서’는 20.4%, ‘읽는 데 특별히 어려움은 없다’는 19.4%였죠. 눈에 띄는 건 ‘긴 글에 집중하기 어려워서’(8.7%)나 ‘흥미가 없어서’(4.6%)는 낮았다는 점이에요. 읽고 싶은 의지는 있지만 시간이 있을 때 더 손이 자주 가게 되는 건 숏폼쪽이라는 거니까요.

‘책값이 부담된다’(2.6%)는 의견도 일부 있었어요. Z세대 YUN 님은 “두세 달에 한 번씩 서점에 들리는데, 갈 때마다 책 가격이 올라요. 독서가 비싼 취미가 된 것 같아요. 또 최근 트렌딩하는 도서가 자기계발서, 주식·부동산 투자로 유사하다는 느낌이라 도서의 다양성도 아쉬워요”라고 말했어요.

AI 시대 독서는 “필요하다” 99.5%
AI로 정보를 쉽게 얻는 시대에도 독서가 필요한지 물었더니, ‘매우 필요하다’가 88.8%였어요. ‘어느 정도 필요하다’(10.7%)를 합치면 99.5%.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196명 중 단 1명이었죠. AI를 가장 활발하게 쓰는 세대가, 동시에 독서의 필요성을 가장 강하게 지지하고 있는 거예요.

M세대 춘식 님은 실무에서 체감하는 격차를 전했어요. “회사 업무에 전면적으로 AI를 쓰는데, 많은 텍스트를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실제로 팀원들 사이에서도 독해력과 이해력에서 약간의 격차가 보이더라고요”라고 말했죠.


AI가 책을 요약해준다면 직접 읽는 경험이 어떻게 달라질지 물었더니, ‘요약은 편하지만 직접 읽는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다’가 60.7%로 가장 많았어요. ‘책을 고르기 전 참고용으로 유용하다’는 24.5%였고, ‘바쁠 때는 요약만 봐도 충분하다’는 4.6%에 그쳤죠.


AI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AI 요약을 독서를 위한 보조 수단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이 읽기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어요. Z세대 모닥 님은 영화에 빗댔어요. “영화 요약 채널이 유튜브에 많지만 극장에서 직접 영화를 보는 경험을 대체할 수 없듯, AI가 정보를 요약해준다고 해도 책을 직접 읽는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했죠.


Z세대 천린 님은 장르에 따라 다르게 봤어요. “비문학은 AI 요약이 효율적일 때도 있어요. 여러 참고자료를 가려내고 필요한 정보만 취하는 데는 유용하죠. 다만 AI가 없는 내용을 끌고 오기도 하니 검증이 필요해요. 소설은 온전히 읽는 경험이 필요하고요. 누가 줄거리만 보고 평론을 하고 감동을 논할 수 있겠어요?”라고 말했어요.


책을 읽는 이유 “사람과 세상을 깊이 이해하려고” 33.6% 

독서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로는 ‘사람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가 33.6%로 가장 많았어요. ‘책이 전달하는 경험과 메시지를 얻기 위해’는 25.5%로 뒤를 이었죠.

반면 ‘긴 글을 읽는 힘을 기르기 위해’(11.7%)나 ‘비판적 사고를 기르기 위해’(9.2%)는 낮았어요. 문해력이나 사고력보다, 이해와 경험을 넓히는 것을 더 중요하게 본 거예요. 정보 습득이 목적이라면 AI가 빠르지만, 타인의 삶을 따라가며 이해하는 일은 다르다고 본 거죠.


Z세대 리즈 님은 “AI가 무엇이든 요약해주는 세상에서는 편리함을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요약된 정보가 나에게 맞는 것인지, 진짜 옳은 정보인지 구분하는 능력은 독서 없이는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동적인 삶을 살게 되죠”라고 말했어요.


Z세대 LINA 님도 “AI로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책을 통해 배우는 어휘나 고찰, 감정은 느낄 수 없다”고 말했죠.


AI 시대에 사람들이 책을 계속 읽게 하려면 무엇이 먼저 바뀌어야 하는지 물었더니, ‘책값·구독료 부담 완화’가 26.5%로 가장 많았어요. ‘도서관 및 관련 행사 등 접근성 강화’는 23.0%, ‘교육기관의 AI 문해력 교육 강화’는 19.9%, ‘읽고 이야기할 커뮤니티 지원’은 15.3%였죠.


1, 2위가 모두 책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 시키는 것이라는 점이 핵심이에요. 지금 당장 독서를 방해하는 장애물은 숏폼이지만, 독서를 지속 가능한 습관으로 만들려면 비용 문턱부터 낮춰야 한다고 본 거예요.

무엇보다, 어릴 때 경험이 평생 습관을 만든다는 의견도 여럿이었어요. Z세대 망냥 님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던 사람이 커서도 많이 읽더라고요. 그래서 독서를 장려할 때도 강제하는 문화를 만들지 않아야하고, 만화책까지도 독서로 인정하는 등 책에 제한을 두지 말고 유하게 봐줘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어요.

 

독서를 ‘멋진 문화’’로 만드는 분위기에 주목한 목소리도 있었어요. M세대 양파 님은 “최근 텍스트힙의 열풍으로 책 읽는 취미를 가진 청년이 늘었다고 느끼는데, 책 읽는 사람을 멋지다고 느끼는 분위기가 형성된 듯해요. 유튜브나 숏폼을 통한 책 관련 영상이 늘고, 출판사가 행사나 굿즈로 젊은 층의 관심을 끈 것도 한몫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죠.

 

함께 읽는 경험을 제안한 응답도 있었어요. Z세대 푸르르우라우라 님은 “최근 유행하는 교환 독서 모임으로 친구들과 토론하며 생각을 나누는데 정말 즐거워요. 많은 사람들이 이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 흥미로운 건 MZ세대가 AI를 배척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85.2%는 요약을 참고용이나 보조 수단으로 받아들였어요. 자료를 가려낼 때는 효율적이라는 것도 인정하죠. 다만 60.7%가 분명한 선을 그었어요. 요약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게 있다고요. 그 ‘얻을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는 독서가 필요한 이유 1위가 ‘사람과 세상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33.6%)였다는 데서 드러나요. 정보는 AI가 빠르지만, 타인의 삶을 내 호흡으로 따라가는 일, 요약된 정보가 맞는지 판단하는 힘은 직접 읽지 않으면 길러지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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