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 입장료, “1만 원 이하가 적당” 70% 외국인 차등 요금엔 57%가 “찬성”

어피티가 140명의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에게 물었습니다. 
 
“국립박물관과 궁궐, 입장료는 얼마가 적당할까요?”

※ 2026년 9월 18일부터 9월 24일까지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196명 참여

국립중앙박물관이 19년 만에 다시 입장료를 받을 전망이에요. 국중박은 2008년 5월 상설전시 입장료를 없애고 무료로 전환했는데요. 지난해 관람객이 650만 7,483명으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바티칸 박물관에 이어 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수 순위 3위에 오르는 등, 개관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죠. 하지만 관람객이 몰리면서 관람 환경 악화와 운영 부담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어요. 이에 국중박 유료 전환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2005년 이후 성인 3,000원에 묶여 있는 경복궁과 창덕궁 등 궁궐의 관람료를 인상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어요. 지난 9월에는 경복궁 전각의 창호지 곳곳에서 관람객에 의해 뚫린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이 발견되면서 관람 질서 문제도 도마에 올랐어요.

해외에서는 관람객의 국적이나 거주지에 따라 입장료를 달리 받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은 올해 1월부터 유럽경제지역(EEA) 시민권자나 거주자가 아닌 성인 관람객의 입장료를 22유로에서 32유로로 올렸고, 일본 히메지성은 3월부터 히메지 시민이 아닌 성인 관람객에게 2,500엔을 받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MZ세대는 우리 문화유산의 입장료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140명에게 물어봤어요.

국중박 입장료 “5,000~10,000원”이 적정하다 생각하는 37.9%
VS. “무료 입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10.7% 
현재 무료인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에 입장료를 받는다면 얼마가 적당한지 물었더니, ‘5,000~10,000원’이 37.9%로 가장 많았어요. ‘5,000원 미만’(32.1%)을 더하면 70.0%가 1만 원 이하를 적정선으로 봤죠. ‘계속 무료여야 한다’는 응답은 10.7%에 그쳤어요. 현재 정부에서는 1만 원 선을 거론하고 있는데요. 해당 금액은 응답자 다수가 생각하는 적정선의 상한인 셈이에요. 

M세대 지슈리 님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보니 이렇게 거대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무료로 보는 게 맞나 싶었어요. 문화유산 보존과 더 재미있고 아름다운 전시 콘텐츠를 위해서라면 일정 요금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세계에서 손꼽히는 박물관과 미술관도 모두 요금을 내고 들어가는데, 우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요금을 내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어요.


Z세대 이해인 님은 무료일 때 생기는 인식 변화를 짚었어요. “돈을 내지 않고 들어가면 문화재도 그냥 구조물이나 물건처럼 느껴져 소중함을 모르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훼손 위험도 있고요. 다만 너무 비싸지면 내국인이 우리 문화유산을 접할 기회가 줄고 관심도 떨어질 것 같아서, 1만 원 이하가 딱 적당하다고 봐요.”라고 말했죠.


무료 개방의 가치를 지키자는 목소리도 있었어요. Z세대 모닥 님은 “문화유산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 오히려 무료 개방에 더 찬성하는 편이에요. 아주 소액이라도 돈이 든다는 사실만으로도 방문을 꺼리게 될 수도 있거든요. 유럽 미술관처럼 붐비는 시간대는 유료로 두고, 특정 요일이나 시간대에는 무료로 개방하는 방식이 우리나라에도 확대되면 좋겠어요.”라고 제안했어요.


궁궐 입장료 “지금보다 올려도 된다” 75.0%
외국인 차등 요금 “더 받아도 된다” 57.1%
경복궁 등 주요 궁궐의 적정 입장료로는 ‘3,000~5,000원’과 ‘5,000~10,000원’이 각각 30.0%로 가장 많았어요. ‘현재 수준(1,000~3,000원) 유지’는 25.0%로, 4명 중 3명은 지금보다 올려도 된다고 본 거예요.


M세대 물만두 님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일본도 문화유산이나 주요 관광지 입장료가 결코 저렴하지 않더라고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만큼 적절한 입장료를 받아 관광 콘텐츠를 발전시키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어요. Z세대 땡그래 님은 “어차피 우리 문화유산은 볼 만한 가치가 있으니, 가격이 올라도 관람객은 크게 줄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했죠.


국립박물관과 궁궐 입장료를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다르게 받는 것에 대해서는 ‘외국인에게 조금 더 높은 요금을 받아도 된다’가 45.0%로 가장 많았어요. ‘훨씬 높은 요금을 받아도 된다’(12.1%)를 더하면 57.1%가 외국인 차등 요금에 찬성했죠. ‘모두 같은 가격이어야 한다’는 23.6%, ‘국적보다 국내 거주 여부에 따라 할인해야 한다’는 19.3%였어요. 

외국인에게 더 받아도 된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로는 ‘세금으로 관리·보존되는 시설이기 때문에’가 25.7%로 가장 많았어요. ‘해외 주요 관광지보다 입장료가 지나치게 저렴해서’(22.9%)가 뒤를 이었고, ‘관광객 증가에 따른 혼잡을 관리하기 위해’는 1.4%에 그쳤죠. 


Z세대 로미이모 님은 “지난 주말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는데, 당연히 유료일 줄 알았다가 무료라서 놀랐고 억울한 마음이 컸어요. 해외여행에서는 영국 빼고는 다 유료였던 기억이 있거든요. 다른 나라에서 가져간 유물로 채운 루브르도 몇만 원을 받는데, 우리 고유의 유물을 외국인도 공짜로 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차등 가격을 두는 나라도 많은 만큼, 외국인 유료화는 꼭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어요.


유럽에 사는 Z세대 벼 님은 현지 경험을 전했어요. “유럽에서는 이미 EU 시민, 학생, 일반 관광객에 따라 차등 가격을 내요. 매우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우리 문화유산을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것도 우리 국민의 특권이라고 봐요. 우리나라는 유럽에 비해 박물관과 문화유산 관리를 정말 잘하고, 놀라울 정도로 깨끗해요. 터무니없는 가격 인상만 아니라면 외국인 관광객도 그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지불할 거예요.”라고 말했죠.


다만 차등 요금을 도입할 때 걱정되는 점으로는 ‘외국인 차별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가 35.0%로 가장 많았어요. ‘특별히 걱정되지 않는다’(28.6%)가 뒤를 이었고, ‘국적·거주 여부 확인이 번거로울 수 있다’는 15.7%였어요. 

M세대 j 님은 “최근 경복궁 창호지 사건만 봐도, 관리 인력이 확충돼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일어났을까요? 비용을 더 써서라도 관리 직원을 더 두고 본보기로 즉시 벌금을 물렸다면 너도나도 그러지 않았을 거예요. 이런 행동을 막기 위해서라도 내국인도 지금보다는 비싸게, 외국인은 그보다 조금 더 높게 책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봐요.”라고 말했어요.


늘어난 수입은 “문화재 보존·복원에” 65.0%

입장료를 올린다면 추가 수입을 어디에 가장 먼저 써야 하는지 물었더니, ‘문화재 보존·복원’이 65.0%로 압도적이었어요. ‘전시 콘텐츠·해설 품질 개선’이 20.0%로 뒤를 이었고, ‘청년·어린이 등 무료·할인 관람 확대’는 1.4%에 그쳤죠.

Z세대 봉개소녀 님은 관리 인력을 꼽았어요. “이번 달 초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는데, 많은 이들이 한국을 궁금해하며 찾지만 관람 에티켓에는 문제가 있어 보였어요. 대만 고궁박물원에서는 곳곳에 조용히 관람해달라고 안내하는 직원들이 있었거든요. 입장료를 받으면 관람객이 매너 있게 관람하도록 관리하는 인력의 인건비도 마련돼 전체적으로 나아지지 않을까요.”라고 말했어요. 모모 님도 “유료화로 시설과 인력을 더 배치해 몰상식한 사람들의 접근을 줄이고, 우발적으로 생길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죠.


Z세대 청 님은 보존의 범위를 사람으로 넓혔어요. “민화나 전통극처럼 지금도 익히고 다듬는 전수자들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예우는 부족한 것 같아요. 결국 문화유산도 전수자와 복원가가 있어서 지킬 수 있는 건데, 명맥을 이어가는 데 지원이 더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 이번 설문에서 MZ세대는 ‘공짜’보다 ‘제값’을 지불하는 방향을 택했어요. 입장료를 박물관의 수익이 아니라 유산의 보존 비용으로 본 셈이죠. MZ세대는 입장료를 올리기 전에 그 값에 걸맞은 관리와 관람 경험부터 갖추고, 무료 관람일처럼 누구나 문턱 없이 들어올 수 있는 날도 함께 준비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더 많은 사람이 누리고, 다음 세대까지 온전히 지켜 나가길 바라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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