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때, 당신은 어디까지 감내할 수 있나요?

글, 김보라

‘투자하는 나’는 평소 내가 알던 나와 다를 때가 많습니다. 누구보다 참을성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주가가 조금만 흔들려도 팔아야 하나 고민하기도 하고, 반대로 성격이 급하다고 생각했는데 수익률이 높지 않아도 오래 버텨보자고 마음먹기도 해요.

같은 종목, 같은 손실 앞에서도 사람마다 반응은 다 달라요. 누군가는 더 담을 이유를 찾고, 누군가는 자신의 선택을 의심해요. 투자에서는 이를 ‘변동성을 견디는 능력’이라고 말해요. 즉,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느냐를 뜻하죠.

출처: 트레이딩뷰  


주식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하는 것
위 그래프에서 초록·빨강 캔들 차트는 RTX(레이시온), 파란 실선은 TSLA(테슬라)의 주가 추이예요. 그래프에 나와 있는 것처럼 24년 말에 각 주식을 샀다고 가정해 보죠. 만약, 그 주식을 들고 그대로 들고 있다가 1년이 지난 상황에서 살펴본다면 결과적으로 +45% 내외의 비슷한 수익률을 가리키고 있을 거예요. 그러나, 결과가 그렇다는 겁니다. 과정은 달랐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처음 매수가 대비 -25% 이상 하락했던 것과 달리, 레이시온의 경우 가장 많이 빠져도 -10% 내외였다는 걸 알 수 있죠.

많은 사람이 주식을 고를 때 기대수익률에 초점을 맞춰요. 하지만, 실제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버텨야 하는 하락 구간이에요.

투자하며 불안함을 느끼는 이유는 단지 겁이 많아서가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방식으로 투자했기 때문일 수 있어요. 얼마나 벌 수 있을지는 쉽게 상상하면서도, 어디까지 빠져도 버틸 수 있을지 상상해보거나 정해두지 않는다면 조금의 하락에도 패닉에 빠지기 쉬워요.

이때 참고할 수 있는 것이 ‘최대 낙폭(MDD)’이에요. 자산이 가장 높았던 값에서 얼마나 내려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를 말해요.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어디까지 빠져도 내가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가입니다.

확신의 크기와 감당할 수 있는 손실 사이에서 비중 정하기
투자할 때는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인지한 후에, 내게 맞는 속도와 방향으로 접근해야 해요. 화려한 수익률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덜 흔들리고 오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렇기에 무엇을 사느냐만큼, 얼마나 담느냐도 중요해요. 같은 종목도 비중이 다르면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를 ‘포지션 사이징(Position Sizing)’이라고 불러요. 내 확신의 크기와 감당할 수 있는 손실에 맞게 비중을 정하는 일을 말해요.

크게 베팅하는 사람이 늘 강한 투자자는 아니에요. 오히려 비중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 더 오래 살아 남아요. 신중함은 투자에서 약점이 아니라, 오래 살아 남기 위한 생존 방식이 될 수 있어요. 


AI를 투자에 활용하는 방법
나만의 방법론을 정교하게 만드는 일은 쉽지 않죠. 이때 AI는 꽤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어요. AI를 통해 내가 어떤 순간에 흔들리고, 무엇을 견디지 못하는지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여기서 많은 사람이 멈칫해요. AI에 대한 신뢰 때문이죠. 물론, AI는 틀릴 수 있어요. 가장 난감할 때는 틀린 답을 내놓고도 아닌 척할 때기도 하고요.

여기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해요. AI는 정답을 만드는 기계가 아니라, 질문을 반영하는 도구에 가까워요. 질문이 명확하지 않으면 답도 흐릿해요. AI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답을 받는 데서 멈추지 않는 일이에요. “이 대답에 대한 레퍼런스를 가져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다시 설명해 봐” 같은 질문을 덧붙여야 AI의 답도 비로소 쓸만해져요.

그 차이는 질문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서 와요. 예를 들어, “좋은 종목 추천해 줘”는 적합한 질문이 아닙니다. 내가 필요한 것은 기준인데, 한 번에 정답을 얻고 싶은 마음이 들어있기 때문이에요. 반면 “이 종목의 투자 요소와 리스크 요소를 나눠 정리해 줘”는 다릅니다. 답을 대신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판단할 기준을 만드는 질문이기 때문이에요.

AI의 프롬프트는 부탁이 아니라 설계
프롬프트는 부탁이 아니에요. 설계입니다. 좋은 프롬프트는 적어도 세 가지를 명확히 해야 해요

Instruction. 무엇을 요청하는지를 말해야 합니다.
Context. 어떤 정보를 참고할지도 줘야 합니다.
Constraints.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도 정해야 합니다.

AI를 투자에 활용하려면 이 설계가 특히 중요해요. 모르면 추측하지 않게 해야 하고, 출처도 함께 확인해야 해요. 결국 차이는 AI의 성능보다 ‘질문을 어떻게 설계하는지’에서 나타납니다.

나에게 맞는 투자법 찾기
남들처럼 투자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에게 맞게 투자하면 됩니다. 좋은 투자는 정답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며 알아가는 과정에 있어요. AI도 마찬가지예요. 정답을 대신 받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질문과 기준을 더 분명하게 만드는 도구로 써야 해요.

나만의 기준이 생기면 변동성에도 덜 흔들리게 돼요. 그리고 그때부터 비로소, 나만의 관점으로 시장을 읽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투자에 대한 확신은 감정이 아니라 ‘설명할 수 있는 상태’에서 와요. 결국 투자란 남들보다 빨리 가는 일이 아니라, 내게 맞는 리듬으로 오래 가는 일이에요.

다음 시간에는 본격적으로 AI를 내 투자 파트너로 활용하는 법을 살펴보려고 해요. 머니레터 독자님들에게 미리 받아본 질문을 바탕으로, AI를 실전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유용한 프롬프트 예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필진 소개: 레버리지 셰어즈(Leverage Shares)의 아시아 전략 총괄 김보라입니다. ETF 업계 최연소 Asia Head로 활동하며, 니케이·블룸버그·한국경제TV 등 다양한 매체에서 시장과 투자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해왔어요. 스타트업 창업자이자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며, 숫자와 시장의 흐름 뒤에 숨어 있는 투자자의 선택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무엇을 사야 할까’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나는 ‘왜 이렇게 투자할까’를 이해할 때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나를 알고 투자하는 법’을 주제로 투자 파트너로 AI를 활용하는 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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