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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웃으며 ‘돈이 좋다’고 말해요

글, 김얀

Photo by Olga DeLawrence on Unsplash

어릴 때부터 제 주변에는 부자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제 유년 시절 대부분을 무직자로 혹은 뱃사람, 택시기사, 공장이나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버지를 대신해 도시락 공장 단기 아르바이트, 대학가 호프집이나 노래방의 주방 이모로 돈벌이를 해오셨죠.

아마도 제 주위의 어른들은 돈에 대해 배울 시간조차 없었을 거예요. 하루 벌어 먹고살기 바빴고, 늘 돈에 쫓기는 삶이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제 주변 어른들에게 돈은 공포에 가까운 이미지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니 저 역시 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습니다. ‘제대로 배울 수도 없으니 알고 싶지도 않다’라며 선을 그었죠. 

그뿐인가요.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는 괜히 더 고개를 들고 따지는 것이 ‘정의’나 ‘당당함’이라고 생각했던 저였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에게는 왠지 반항심이 생겨 가까이하고 싶지 않았어요.

대신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 것’을 연구했습니다. 그 핑계로 부자들이 돈보다 아낀다는 시간을 펑펑 쓰면서 38년을 살았죠. 

돈 때문에 불편한 게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나름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며 돈에 초연한 척했습니다. ‘돈은 상품을 사고파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기회를 사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 말이죠.

돈 공부와 돈 모으기에
늦은 때란 없다 

‘돈 공부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이제 와서 돈을 모으기 시작해도 되는 걸까?’라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돈 문제만큼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 진짜 너무 늦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저처럼 38살부터라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어요. 저의 경우 오히려 과거에 제대로 놀았기 때문에 목표에 확실히 집중할 수 있었고, 자산을 탄탄히 만들어 가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제가 3개월 만에 에어비앤비 슈퍼 호스트가 될 수 있었던 건, 호주에서 일하던 시절 5성급 호텔에서 하우스키핑을 했던 경험 덕분입니다. 토익시험은 한 번도 쳐 본 적 없지만, 호주의 세탁공장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일하면서 그들과 금세 친해질 수 있었거든요.

되돌아가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최근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책 <세이노(Say no)의 가르침>에도 이런 말이 나옵니다.

왜 큰 부자들은 대부분 하나같이 가난하였던 과거를 갖고 있을까? 어째서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태어나 부자가 된 사람들보다는 하류층에서 태어나 큰 부자가 된 사람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일까? 

가난을 일찍 경험한 사람들은 가난하였던 생활 수준이 출발점이었기에 그곳으로 언제라도 “되돌아가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일이 잘못되어 갖고 있던 것을 모두 다 날리는 실패를 당하게 되어도 제로점으로 “되돌아가” 재출발을 할 줄 안다. 

수없이 많은 부자들이 사업이나 투자에서 실패하거나 홍수나 화재 등으로 전 재산을 날렸다가도 재기에 성공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과거 연 소득세만 10억씩 내던 사업가이자 투자자였던 세이노 작가도 그렇고, 부자들은 자식들에게 ‘간절함’과 ‘헝그리정신’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합니다. 본인이 직접 겪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으니까요.  

부자들이 자식에게 어떻게든 가르치고 싶은 간절함과 헝그리정신이 소위 말하는 ‘흙수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돈 걱정에서
자유로워지면

제가 경제적으로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 가장 부러운 게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돈이 좋다는 걸 알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늦게 깨달았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이제서야 돈 걱정에서 조금 벗어나게 된 저 역시 ‘돈은 좋은 것’이라고 확실하게 느끼고 있으니까요. 이 좋은 걸 더 일찍 깨닫지 못한 게 아쉽다는 정도죠.

저는 식당에 가서도 조금이라도 싼 음식을 고르지 않아도 되고, 친한 친구의 생일이 다가와도 원하는 선물을 해 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부모님의 용돈도 챙겨드릴 수도 있고요. 오직 돈 때문에 해야 했던 일들은 이제 별 아쉬움 없이 거절할 수 있게 됐습니다.

24시간을 내가 원하는 것들을 위해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이거야말로 돈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돈이 좋아”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사실 자세히 뜯어 보면 돈 걱정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도 그게 돈이 되지 않으면 그것만큼 괴로운 일이 없습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겪어 봐서 잘 알고 있어요.

돈 걱정이 사라지면 크게 화가 날 일도, 남과 얼굴 붉힐 일도 많이 줄어듭니다. 언제나 기분 좋은 마음을 유지하면서 많은 일을 무리 없이 해나갈 수 있고, 그렇게 차곡차곡 돈을 쌓아갈 수도 있죠.

돈이 좋다고 믿으면, 좋은 돈이 와서 나를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일단 웃으며 “나는 돈이 좋다”라고 말해 보세요. 그때부터 돈이 좋은 친구가 되어줄 거예요.

💌  김얀 님의 마지막 인사
지금까지 17회에 걸쳐 연재한 <돈독한 트레이닝>은 오늘 막을 내립니다. 다음 주부터는 제 주변의 작은 부자와 큰 부자, 미래의 부자들, 돈과 관련한 다양한 사연을 가진 분들과 만나 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거예요. 새로운 코너 <김얀의 돈터뷰>로 우리 같이 웃으면서 “돈이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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