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치타
<왕과 사는 남자>로 역대 흥행기록 갈아치웠어요
4월 11일,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한국 박스오피스 역대 2위에 올랐어요. 매출로는 1600억 원을 넘어 역대 1위예요.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는 쇼박스예요. 우리나라 영화계에는 5대 배급사가 있는데,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NEW, 쇼박스예요. 이 중에서도 쇼박스의 올해 실적이 돋보여요. <왕사남>뿐 아니라, <만약에 우리>, <살목지>까지 성공하면서 세 작품 합산 총 2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어요. 여기에 5월 개봉하는 <군체>까지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상반기 개봉작 전편 흥행이라는 드문 기록을 세우게 돼요.
극장가의 자금 유동성이 말라붙었어요
쇼박스는 2024년 천만 영화 <파묘>를 내놨지만, 2025년에는 영업손실 117억 원을 낼 정도로 부진했어요. 다른 배급사들도 상황은 비슷했어요. 제작해 두고 개봉 못한 큰 규모의 작품을 가진 몇몇 배급사들은 새로운 투자를 꺼렸죠. 투자배급사는 개봉작 수익을 새로운 영화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자금이 돌지 않아 만들어지는 영화 자체가 줄었어요. 이미 관객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볼 만한 작품이 줄어들면서, 극장에 관객이 더 안 오는 악순환이 이어졌죠.
영화 산업은 ‘내수 산업’이에요
이런 흐름 속에서 쇼박스의 연이은 흥행은 반가운 신호예요. 작년 극장 영화 전체 매출액은 3년 연속 감소했고, 전체 관객수도 1억 명을 간신히 넘었어요. 팬데믹 이전 2억 명이 넘었던 시절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죠. 우리나라 상업 영화 매출 중 약 68%가 극장 매출에서 나올 정도로, 내수 시장은 여전히 중요해요. 최근 극장가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지만, 이 흐름이 이어질지는 후속 흥행작이 계속 나오느냐에 달려 있어요. 천만 영화 한 편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300만 내외의 ‘중박’ 작품이 지속적으로 나와야만 비로소 영화 산업의 회복을 논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