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는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전체에 질문을 던진 사건인 ‘다오 해킹사건’에 대해 알려 드렸습니다. 다오 해킹사건과 이더리움의 하드포크,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클래식으로의 분열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이 사건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도 결국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것이기에 최종 의사결정을 ‘불완전한 인간’이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한 번 더 각인시켜 주었죠.
우리가 이 어려운 분야를 공부하는 이유
이렇듯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가상자산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용어를 이해하려 애쓰면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대해 공부하는 걸까요?
가상자산이 하나의 투자자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주식투자나 가상자산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려 합니다.
투자를 해서 자산을 불리려면, 투자 대상에 대해 우선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가상자산을 공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저 역시도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맹렬하게 비판했던 한 사람이지만, 현재는 비트코인이 갖는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와 기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에요. 세계적인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의 설립자 겸 회장인 레이 달리오를 비롯해 월 스트리트 유수의 투자자들도 비트코인이 갖는 투자자산으로서의 성격을 부인하지 않아요.
모르는 자산에 투자하면 우리는 뉴스와 소문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정보와 소음을 구분하지 못해 우리의 소중한 돈을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자산의 본질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그 위험은 줄어들어요. 아는 만큼 보이니까요.
비트코인 ‘외’의 모든 코인
가상자산에서 가장 중요하고 큰 두 자산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입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어느정도 공부했어요. 이제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어렵고 민감한 ‘알트코인(Alt Coin)’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모든 가상자산을 이야기합니다.
즉, 알트코인이라는 단어에는 “비트코인만 ‘바로 그(The)’ 코인이고, 이더리움을 포함한 모든 다른 가상자산은 그에 대한 대체 코인(Alternative Coin)”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뜻이에요.
어떻게 보면 가상자산을 처음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에 대한 경의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만큼 가상자산 시장 자체가 비트코인에 심각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둘 다일 수도 있고요.
마치 리눅스와 비슷해요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백서를 온라인에 배포하면서 비트코인의 소스코드도 같이 배포했습니다. 다시 말해, 비트코인은 리눅스(Linux) 같은 오픈소스 메커니즘을 선택한 거예요.
리눅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원래 리눅스를 사용할 수도 있고, 리눅스의 소스코드를 변경해서 자신만의 리눅스를 만들어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예요. 비트코인의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거나, 비트코인의 아쉬운 점을 수정해서 자신만의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어요.
아마 여기서 몇몇 분은 이런 질문을 하실 것 같아요.
“코드를 마음대로 변경할 수 없는 게 블록체인 네트워크라고 했는데, 비트코인의 소스코드는 변경할 수 있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요?”
왜 이더리움 위에서 만들었을까?
원래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코드는 임의로 변경할 수 없어요. 하지만 이건 ‘제네시스 블록’이 만들어지고 그 후 블록이 연결된 뒤의 일입니다. 일단 제네시스 블록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드가 있어야 하죠.
비트코인의 소스코드를 이용해서 새로운 가상자산의 블록체인을 만들면, 그건 비트코인이 아닌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입니다.
만약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기존 코드를 변경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노드 간 합의가 이루어져야 해요.
다시 말해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코드를 이용해서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일단 만들어진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코드를 변경하는 일은 자유롭게 할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의 소스코드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최초의 알트코인은 ‘이더리움’입니다. 이후로 아주 많은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이더리움의 소스코드를 이용해서 만들어졌어요.
그렇다면 왜 비트코인의 소스코드를 이용해 새로운 알트코인을 만들지 않은 걸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 다음 주에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정재웅: 가상자산, 블록체인과 관련해 궁금한 내용이 생기면 망설이지 말고 아래 링크에 질문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