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투자 전략 2탄 – 조선 3사 파헤치기

글, 권효재


조선 3사 가운데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그래서 조선 3사 가운데 어디에 투자해야 하죠?” 조선주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에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떤 회사가 무조건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우리나라 조선 3사는 지난 40년간 치열하게 경쟁하며 세계 시장에서 손꼽히는 대형 조선사로 자리매김했어요. 이들 기업 모두 LNG선과 대형 상선, 해양플랜트, 특수선처럼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제품군에 집중하고 있어요.


하지만 뜯어보면 차이점도 꽤 많아요. 원가 구조, 주력 선종, 투자 방향, 방산 비중, 해외 전략 등에서 차이가 있죠. 그래서 조선 3사를 비교할 때는 사업 영역별 강점을 살펴보는 게 좋아요. HD현대는 체급과 원가 경쟁력, 삼성중공업은 FLNG(Floating Liquefied Natural Gas, 부유식 LNG 생산·저장·하역 설비)와 프로젝트 관리, 한화오션은 방산과 해외 사업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요.


압도적인 규모의 HD현대

맏형 격인 HD현대부터 살펴볼게요. HD현대 조선 부문은 울산의 HD현대중공업, 영암의 HD현대삼호, 그리고 최근 HD현대중공업과 합병한 구 HD현대미포까지를 포함해요. 규모 면에서는 압도적인데요.

일단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 수가 많고 건조 물량도 많으니 원자재를 살 때도, 선주와 협상을 할 때도, 인력을 배치할 때도 유리합니다. 한마디로 ‘규모의 경제’ 전략을 취하기에 유리한 회사예요. 방산과 해양플랜트 경험도 풍부하고, 연구개발 투자도 오랫동안 꾸준히 해왔습니다.

반면 큰 규모는 약점이 되기도 해요.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내부 조직은 더 복잡하죠. 거대한 조직은 필연적으로 민첩성이 떨어지기 쉬워요. 방향이 한번 정해지면 밀어붙이는 힘이 있지만, 빠르게 판을 바꾸기는 어려울 수 있어요.

한편, HD현대는 조선소 이외에도 엔진, 전력기기, 건설장비, 해양 서비스를 포괄하는 계열사로 이루어진 그룹이라 건조를 넘어 보다 넓은 사업을 영위해요. 선박뿐 아니라 필요한 핵심 기자재와 시스템을 함께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죠. 이런 구조는 큰 장점이에요. 기자재는 수익성도 좋고 지속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거대 해양 프로젝트에 특화된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조선과 해양 플랜트에 좀 더 집중하고 있어요. 삼성중공업이 타사 대비 경쟁력이 있는 분야는 부유식 LNG 생산 공장인 ‘FLNG’이에요. FLNG는 조선소가 만드는 제품 중에서 가장 비싸고 제작하기 어려워요. LNG운반선이 비싸도 척당 3억 달러(약 4470억 원) 안팎이지만, FLNG는 20억 달러가 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초고가 설비인 FLNG의 건조 실적이 가장 많고, 3사 중 FLNG 분야에서 가장 앞서는 곳이 삼성중공업이에요. 전 세계에서 신규 발주된 FLNG의 70%를 삼성중공업이 독식했고, 현재 건조 중인 프로젝트와 미래 수주 예상 프로젝트 역시 경쟁사를 앞서고 있죠.

탈탄소 전환으로 인해 LNG 수요가 줄어들 거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러·우 전쟁과 이란 전쟁 등으로 천연가스의 중요성이 오히려 높아지고 유가가 오르면서 FLNG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어요.

삼성중공업은 2016~22년의 불황기에도 이러한 해양플랜트 담당 핵심 조직을 잘 지켜냈어요. 다른 회사들은 해양플랜트 조직을 축소하면서 인력을 잃은 것과 대비되죠. 그래서 FLNG에 대한 수요가 더 살아나고 유가가 올라가면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어요.

다만, 삼성중공업은 방산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어요. 조선업이 사이클 산업이라는 점과 상선과 해양플랜트 모두 유가와 상관관계가 깊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지점이죠. 다른 회사와 비교하면 수익원 다변화에서는 불리한 편입니다. 미국 등의 해외 사업 진출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어요. 외부 에너지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유가와 LNG 수요가 삼성중공업의 실적을 가를 관전 포인트예요.

해양·방산 플랫폼 기업 한화오션
한화오션은 세 회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줘요. 원래도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LNG선, 원유운반선, 잠수함 등에서 세계 최상위권 경쟁력을 보여 왔고, 선주들의 평가도 좋은 회사였어요. 한화라는 그룹 자체가 방산과 에너지 분야를 중심을 성장해왔기 때문에 그룹 편입 이후에는 그룹 내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고요.

실제로 한화오션은 해외 군함 매출을 2030년까지 크게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어요. 이를 위해 미국 필리야드를 인수하고, 미국 해군 MRO(선박 유지보수 및 정비)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요.

폴란드와 캐나다 잠수함 사업처럼 대형 해외 방산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고 있어요. 해양플랜트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싱가포르, 브라질, 네덜란드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거나 인수하기도 했어요. 외국 전문 인력 중심으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요. 한화오션은 글로벌 해양·방산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중이에요.

한화오션의 약점은 빠른 변화 속도로 인해 조직 내 피로도가 높다는 점이에요. 한화 편입 직전 회사는 심한 경영 위기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인력이 유출됐어요. 인수 이후에는 전방위로 사업을 넓히고 있어요. 문제는 사람이 그 속도를 다 따라갈 수 있느냐예요.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해 1억 달러를 투자한 과감함은 분명 장점이지만, 인적 자원과 조직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죠.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표 조선 3사의 장단점을 알아봤어요. 종합 원가 경쟁력을 중시하면 HD현대, 해양플랜트와 FLNG의 독보적 경쟁력에서는 삼성중공업, 미국과 해외 사업 확장에서는 한화오션이 앞서 있어요. 회사마다 전략이 다르므로 투자할 때는 수익 포인트와 리스크를 잘 살펴야 해요. 결국 앞으로의 시장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에 따라, 투자자로서의 전략과 선택이 달라져야 할 거예요.

📌필진 소개: 조선해양공학, 경영학, 에너지 정책을 공부했어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후 20년 넘게 한국, 중국, 미국에서 중공업과 에너지 분야 업무에 몸담으며 천연가스, 조선·해양, 재생에너지, 산업정책을 주요 연구 분야로 삼아 교재를 집필하고, 에너지 정책과 전력·연료 시장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어요. 페이스북 지식 그룹 COR Energy Insight를 이끌며, 서울대학교 해양시스템공학 연구소 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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