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쓰고 시간도 썼는데 카페에 손님이 오지 않았다 카페 창업의 꿈을 산산이 부숴드릴게요

📌 코너 소개: (주)만월회 대표 박제영입니다. 스물여덟에 대학 후문 카페로 시작해 몇 번의 폐업 위기를 넘겼고, 지금은 자체 공장에서 만든 음료 원액을 전국 1만여 개인카페에 공급하며 교육·컨설팅하는 ‘독립카페의 본사’ 만월상회(manwol.biz)를 운영합니다.

8년 전, K대학교 후문에 카페를 열었습니다. 누구보다 이 동네를 잘 안다고 믿었어요. 학부 시절 4년 동안 거의 매일 지나던 길이었으니까요. 시간대별 유동인구와 경쟁 카페의 현황은 물론, 거리의 리듬과 공기까지 손에 잡힐 듯 익숙했죠.


그렇게 잘 안다고 자신했던 골목 어귀에 카페를 차렸습니다. 곧 결혼할 여자친구와 함께 몇 해 동안 틈틈이 모은 결혼자금 8천만 원을 투자하면서요. 어떻게 됐냐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망했습니다.

용인에 차린 첫 카페 간판 달던 날 ⓒ만월회 박제영 대표


카페를 좋아하는 분들 중에는 “나도 퇴사하고 카페나 차릴까?”라는 말을 농담처럼 하는 분들이 있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직접 내린 커피를 손님에게 건네며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꽤 근사해 보이니까요. 하지만 막상 카페 문을 열고 나니 드라마 <미생>의 그 유명한 말이 떠올랐어요.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말이요.

카페를 창업하고 오랫동안 유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잘쓸레터 독자님 중에도 커피를 좋아하거나 언젠가 자신만의 카페를 열고 싶은 분이 있을 거예요. 어쩌면 즐겨 찾던 동네 카페가 하나둘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그 이유가 궁금했던 분도 있겠죠. 오늘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드나드는 카페가 어떤 구조로 운영되는지, 창업을 고민한다면 무엇부터 살펴봐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참고로 8년 전 망했던 제 카페는 기적처럼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후 자체 공장까지 설립했고, 지금은 전국 약 1만 개 카페에 제품을 납품하는 회사로 성장했어요. 그 과정에서 수많은 카페 사장님을 만나 성공과 실패를 지켜봤고, 경영을 개선하는 일도 도왔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은 카페 창업에 관한 조금 냉정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카페 창업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온 세상이 따뜻했어요
카페를 열기 전날까지의 시간을 저는 ‘따뜻했다’고 기억해요. 원하는 공간을 상상하고, 멋진 가구와 커피머신을 고르고, 언젠가 찾아올 손님들을 떠올리는 일이 설레기만 했거든요. 게다가 창업을 결심하면 주변에서 발 벗고 도와주는 사람도 많아집니다.

제 경우를 말씀드릴게요. 처음 구한 가게는 스무 평 남짓한 공간으로, 월세는 부가세를 제외하고 65만 원이었어요. 건물주는 제 손을 꼭 잡으며 “아들 같아서 그러는 거야”라고 말하더니, 인테리어 기간에는 수익이 없을 테니 석 달 동안 월세를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렌트프리 3개월’이었죠. 여자친구와 저는 감동했고, 세상이 참 따뜻한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창업을 준비하는 동안 이런 일은 계속됩니다. 건물주는 공실이 나가서 좋고, 부동산 중개인은 계약이 성사돼서 좋고, 인테리어 업체와 커피머신 판매업체에도 새로운 고객이 생기니까요.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고, “잘하셨어요. 분명 잘될 거예요”라고 응원합니다.

눈 오는 날, 카페의 모습 ⓒ만월회 박제영 대표


물론 그분들의 친절이 거짓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각자의 사업이 잘되는 것과 제 카페가 잘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죠. 창업을 준비하는 동안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제 결정에 힘을 실어주었지만, 정작 카페가 문을 연 뒤 매출을 책임져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주변에서 창업을 말리는 사람은 가족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막상 돌이켜보면 그때 제가 가장 귀담아들었어야 할 말이 가족의 걱정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카페를 열기 전까지는 온 세상이 제 꿈을 응원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누구도 오지 않는 가게에서 하루를 보내고, 월세와 공과금이 빠져나가는 날짜를 세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예비 창업자에게는 창업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조금 차가운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다음 세 가지는 미리 살펴봐야 해요.

첫째, 평균 매출보다 내 가게의 숫자를 알아야 해요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국내 커피음료점은 약 9만 5천 곳이었어요. 전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줄었죠. 오랫동안 늘어나던 카페 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이 얼마나 치열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카페 사업자 추이 국세청 통계 ⓒ뉴시스


그런데 창업을 준비할 때 카페가 몇 개나 있는지, 평균 매출은 얼마인지 알아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평균에는 스타벅스처럼 브랜드 인지도와 자본력이 큰 매장부터 사장 혼자 운영하는 작은 동네 카페까지 서로 다른 규모의 사업장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몇몇 매장이 높은 매출을 올린다고 해서 나머지 카페들도 비슷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제가 창업할 당시 정말 알아야 했던 건 전체 평균보다 우리 가게가 얼마나 벌 수 있고, 얼마를 벌어야 살아남는지였어요.

예를 들어 월매출 1,300만 원을 목표로 한다고 가정해 볼게요. 한 달에 30일을 영업하고 손님 한 명이 평균 6천 원을 쓴다면, 매일 약 73건의 주문을 받아야 가능한 숫자예요. 그런데 매출이 1,300만 원이라고 해서 그 돈이 모두 사장에게 남는 건 아닙니다. 재료비와 월세, 인건비, 카드 수수료, 공과금 등을 빼야 하고, 사장 자신의 노동에 대한 대가도 생각해야 하죠.

이제 다시 제 사례로 돌아가 볼게요. 당시 우리 가게의 월매출은 400만 원 남짓이었어요. 월세가 비교적 저렴했는데도 재료비와 공과금 등을 빼고 나면 적자를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여자친구와 제가 가게에 쏟은 노동의 대가는 제대로 계산조차 하지 못했어요.

당시에는 학교 후문이라는 입지가 좋아 보였고, 그곳을 오가는 학생들도 익숙했습니다. 하지만 길을 지나는 사람과 실제로 커피를 사는 사람은 달랐어요. 학교가 가까우니 학생들이 오겠지, 예쁜 가게를 만들면 손님이 늘겠지 하는 기대만 있었을 뿐, 하루에 몇 명이 어떤 가격의 커피를 사야 가게를 유지할 수 있는지는 제대로 계산하지 않았던 거예요.

우리는 희망과 격려를 들으면 용기를 얻습니다. 하지만 매출과 비용은 그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요. 숫자는 아무런 감정 없이 가게가 처한 현실을 보여줄 뿐이죠.

둘째, 카페는 잘돼도 안 돼도 문제예요
카페에는 다른 업종과 조금 다른 운영상의 어려움이 있어요. 손님이 적으면 매출이 나오지 않지만, 손님이 많다고 해서 그만큼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손님이 3천 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고 몇 시간 동안 자리를 지킨다고 해볼게요. 손님 입장에서는 커피를 마시며 공부하거나 쉬고 싶은 것이니 잘못된 행동이 아니에요. 하지만 좌석이 많지 않은 카페라면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는 손님이 늘어날수록 새로운 손님을 받을 기회가 줄어들죠.

반대로 테이크아웃 주문이 몰려도 문제가 생깁니다. 점심시간 직후처럼 주문이 집중되는 때에는 아무리 바쁘게 움직여도 한정된 인력과 장비로 만들 수 있는 음료의 수가 정해져 있어요. 제가 경험한 작은 카페에서는 바쁜 30분 동안 30~40잔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스무디나 빙수처럼 손이 많이 가는 메뉴가 연달아 들어오면 주방의 작업 속도는 더 느려지죠.

그러니 손님이 적을 때는 어떻게 가게를 유지할지 고민해야 하고, 손님이 몰릴 때는 그 수요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계산해야 합니다. 많이 팔고 싶다고 해서 무한정 많이 팔 수 있는 업종이 아닌 거예요.

최근 대형 카페들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런 운영 구조에서 일부 찾을 수 있습니다. 수백 개의 좌석을 갖추면 손님이 오래 머물러도 새로운 손님을 받을 여유가 생기고, 직원이 많으면 바쁜 시간대에 인력을 집중해서 배치할 수도 있죠. 여기에 베이커리 메뉴를 더하면 커피 한 잔만 판매할 때보다 손님 한 명당 구매 금액을 높일 기회도 생깁니다.

물론 대형 카페라고 무조건 유리한 건 아닙니다. 공간이 커진 만큼 임대료와 인건비, 시설 유지비도 늘어나고 초기 투자금 역시 훨씬 커지니까요. 중요한 건 규모 자체가 아니라 그 규모에 맞는 수익 구조를 갖췄느냐는 점이에요.

카페 내부 모습 ⓒ만월회 박제영 대표

작은 카페가 반드시 불리하다는 뜻도 아니에요. 테이크아웃에 집중하거나,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메뉴를 중심으로 운영하거나, 단골이 꾸준히 찾는 특정한 수요를 확보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다만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손님이 어떻게 이용할지에 맞춰 가게를 설계해야 해요.

특히 대학가나 주택가에서 창업한다면 공부하거나 일하기 위해 오래 머무는 손님이 얼마나 될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런 손님이 많은 곳에 가게를 열어놓고 회전율이 낮다며 불편한 의자를 들이거나 콘센트를 없애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려워요. 손님들이 오래 머물러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거나, 그게 어렵다면 처음부터 다른 입지와 운영 방식을 고민하는 편이 낫겠죠.

카페는 손님이 많을 때의 모습만 상상해서는 안 됩니다. 한산한 오후와 주문이 몰리는 점심시간, 몇 시간씩 자리를 지키는 손님까지 모두 내 가게의 일상이 될 수 있으니까요.

셋째, 나를 위한 카페와 고객을 위한 카페는 달라요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가끔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마주합니다. 손님이 빨리 나가도록 일부러 불편한 의자를 놓거나, 비싼 가구와 조명을 들여놓고도 정작 공간 곳곳에는 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붙여둔 곳들이 있어요. 불친절한 태도마저 가게의 개성처럼 여기는 경우도 있고요.

물론 사장마다 운영 철학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돼요. 손님이 이 가게에 돈을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카페 창업이 유독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많은 사람이 ‘내 취향’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는 원두를 고르고, 듣고 싶은 음악을 틀고, 오래전부터 꿈꿔온 가구와 조명으로 공간을 채웁니다. 그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에요. 사장님의 취향이 카페만의 매력이 되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손님들도 반드시 그 취향을 좋아할 거라고 믿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직접 인테리어한 카페 모습 ⓒ만월회 박제영 대표

손님이 의자를 옮기면 애써 꾸민 공간을 망가뜨리는 것 같고, 음악 소리를 낮춰달라고 하면 가게의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죠. 정성껏 만든 커피에 얼음을 빼거나 시럽을 넣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저도 그랬어요.

8년 전 제 카페에서는 손님들이 자꾸 의자 배치를 바꾸고, 음악 소리를 낮춰달라고 하고, 제가 의도한 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이용했어요.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고민해서 만든 공간인데, 왜 손님들은 내가 생각한 방식대로 이용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생각이 바뀌었어요. 손님들이 제 공간을 잘못 이용하는 게 아니라, 제가 손님들이 원하는 공간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그때부터 손님들의 행동을 불만이 아닌 요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의자를 옮기는 데는 이유가 있었고, 음악을 낮춰달라는 요청에도 이유가 있었어요. 손님들이 가게를 이용하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니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과 손님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인테리어와 동선, 메뉴와 가격을 하나씩 바꿨습니다. 무엇을 바꿔야 손님들이 더 편하게 머물 수 있을지, 어떤 메뉴를 원하는 가격에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렇게 운영 방식을 바꾸자 손님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매출도 회복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특별한 비법을 발견해서가 아니었어요. 가게를 바라보는 기준을 ‘내가 원하는 것’에서 ‘손님이 원하는 것’으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객의 모든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요청은 비용이나 운영 여건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내 취향을 무조건 고집하거나 손님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반복해서 보내는 신호를 읽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반영하는 태도입니다.

카페는 사장의 취향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결국 고객의 선택으로 유지되는 공간이니까요.

그래도 카페 창업이 꼭 하고 싶다면
카페 창업 강의를 마칠 때 저는 늘 이렇게 말해요.

“아니다 싶으면 깔끔하게 포기하세요.”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카페 창업에는 너무 많은 돈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제게 그 돈은 결혼을 준비하며 몇 해 동안 모은 8천만 원이었어요. 누군가에게는 퇴직금일 수도 있고, 오랫동안 아껴 모은 전 재산일 수도 있겠죠. 그런 돈을 투자하면서 ‘좋아하는 일이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희망만 믿을 수는 없어요.

카페 창업 강의를 하는 모습 ⓒ만월회 박제영 대표


그래도 꼭 도전하고 싶다면 주변의 따뜻한 격려가 아니라 스스로 검증한 차가운 숫자에서 확신을 얻어야 합니다.

물론 카페는 여전히 매력적인 사업이에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불러 모으고, 낯선 이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공간을 만들죠. 동네에 좋은 카페 하나가 생기면 주변 가게에도 활기가 돌고, 때로는 그 공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카페가 가진 그런 힘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실패를 겪고도 이 일을 떠나지 못했고, 지금까지 카페와 함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다만 카페가 주는 따뜻함과 카페를 창업할 때의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손님에게는 편안하고 다정한 공간을 내어주되, 그 공간을 만들기로 결정하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냉정해야 합니다. 잊지 마세요. 판단은 차갑게, 가게는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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