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약세였다가 갑자기 튄 엔화 환투자 땐 ‘재정환율’ 따져보세요

글, 모과

일본은행 메시지에 엔화 방향이 뒤집혔어요

7월과 8월, 기록적인 약세를 이어가며 1달러에 160엔 선에서 움직이던 엔화가 9월 들어 150엔대 중반까지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어요. 일본과 미국 정부의 개입에도 약세를 이어가던 엔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선 건 지난 2일 일본은행 정책위원 다카타 하지메가 평소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고, 우에다 총재도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일본 투자자들이 올해 8월 22일까지 해외 채권 3조 엔어치를 순매도하며 엔화 자금을 거둬들인 것 역시 엔화 강세의 주요 요인으로 보도됐어요.


일본 돈이 일본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일본의 생명보험사나 연기금 같은 기관 투자자들은 전 세계 채권 시장의 큰손이에요. 그동안 일본 기관들이 일본 채권이 아닌 미국 채권에 투자했던 건 미국 국채 수익률이 더 높았기 때문이에요. 이때 기관들은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경우 손해를 줄이기 위해 일부 수수료를 내고 환율을 고정하는 환헤지를 걸어요. 그런데 일본 국채(10년물) 금리가 3%까지 오르면서 환헤지에 드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일본 국채의 수익률이 더 높은 상황이 됐어요. 이 때문에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팔고 자금을 일본으로 거둬들이고 있는 거예요. 일본은행의 메시지대로 이번 달에 금리가 한 차례 더 인상되면 미국 국채 매도세는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고, 엔화 강세도 좀 더 이어질 수 있어요. 다만,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올리는 경우에는 양국의 금리격차가 다시 벌어지면서 자금의 흐름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남아 있어요.


엔화로 달러 자산 매입할 타이밍일까요

현재 원화 대비 엔화 가치는 역대급을 낮았던 지난 7월보다도 더 떨어져 있어요. 7월 초만 해도 100엔을 사려면 960원 정도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872원 안팎이면 살 수 있죠. 엔화가 약해졌다기보다는 원화의 힘이 더 강해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에요. 그런데 이것이 지금 엔화를 사서 달러 자산에 투자하면 유리하다는 사실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아요. 외환시장에는 원화와 엔화를 직접 바꿀 수 있는 시장이 없어요. 달러를 거친 환율(재정환율)을 적용해야 해요. 때문에 계산이 복잡하고 환전 비용도 두 번 발생할 수 있어 방향 예측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요. 원화 대비 엔화가 저렴하다는 사실만 보고 엔화를 이용한 투자에 섣불리 나서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는 이유예요.

모과 한마디

💱 엔화가 저렴할 때 미리 사뒀다가 비쌀 때 팔 수도 있어요.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금융시장에서 투자는 ‘지금’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해야 한다는 거예요. ‘지금 엔화가 저렴해서’ 투자하면 안 되고, ‘엔화가 앞으로 오를 거니까’ 지금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환율은 정말 예측하기 어려워요. 7월에 엔화를 사둔 투자자도 지금 시점에 달러로는 이익을 보겠지만 원화로는 손해예요. 만약 엔화를 미리 사두고 싶다면 9월 15일과 16일에 개최될 FOMC와 18일에 바로 이어지는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 그리고 한국은행의 10월 금통위에서 각각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인지, 인상하면 얼마나 인상할 것인지 짚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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