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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IEA #AI투자 #라떼극장 #파독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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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안녕하세요! 매일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인사이트를 전하는 칼럼은 머니레터의 자랑이죠 🤗 때론 다소 길다는 독자님들의 피드백을 참고해 한 편을 2회에 걸쳐 내보내기도 하는데요. 오늘 칼럼(라떼극장)은 한 호흡에 읽는 게 더 흥미롭고 유익할 것 같아서 다소 긴 분량이지만 나누지 않고 보내드려요. 지메일(구글)로 머니레터를 받아보시는 독자님들께서는 상단 ‘더 크게 보기’👆를 눌러 보시면 중간에 끊김 없이 편하게 보실 수 있어요!

 

오늘의 머니레터 세 줄 요약
  1. 치솟은 국제 유가, 원인은?
  2. 투자도 AI가 대신 해 주는 세상이 온다
  3. 라떼극장: 간호사는 왜 독일로 갔을까?
🗓️ 일정
오늘의 경제 일정

① FOMC가 열려요

현지시각 19~20일, 미국 FOMC가 열려요. 이번 주 가장 중요한 경제 일정입니다.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짓는 회의체에서 현재 경제 상황, 앞으로의 기준금리에 대해 의견을 내놓게 될 거예요. 

② 보급형 스마트폰이 출시돼요
오늘, 삼성전자가 30만 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15
’를 출시해요. 삼성페이를 지원하고, 후면 카메라 3개가 5천만 화소~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가 1,300만 화소라고 해요.

키워드 뉴스

 

① 지원사업: 서울시가 개인회생을 받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지원사업을 시작했어요. 금융 교육, 상담을 모두 이수하면, 100만 원의 자립토대 지원금을 주는 사업이에요. 

 

② AI: 애플이 AI 혁신에 뒤쳐져, 더이상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워런 버핏도 최근 투자 자산에서 애플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해요. 

 

③ 일본: 꾹 눌려있던 일본 물가와 임금 상승률이 슬슬 오르고 있다고 해요. 그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온 일본이 단기금리를 0~0.1%로 올릴지 주목받고 있어요.

 

④ 오피스텔: 오피스텔 월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임대 가격이 나날이 오르고 있어요. 그런데 정작 매매량과 매매가격은 하락세입니다.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에요.

⑤ 사과값: 사과값이 크게 뛴 이유가 유통 때문이라는 탐사보도가 나왔어요. 취재에 따르면, 농가의 사과 수확량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었어요. 대형 유통업체들이 사재기한 사과가 시장에 풀리지 않고 있어 소비자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생산 관계자들의 증언이 잇따랐어요.

🛢️ 글로벌

이게 되네?
유가 올리기 성공한 산유국들

글, 정인

올해 최고치로 비싸졌어요

국제유가가 4개월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넘으며 올해 최고 기록을 세웠어요. IEA가 긍정적인 전망을 뒤집고 하반기 원유 공급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에요. IEA는 그간 세계시장에 원유 공급이 충분할 것이라고 예측해 왔는데, 산유국 협의체(OPEC+)이 지속적으로 원유 생산을 줄이면서 이제는 공급이 부족해 유가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어요.

 

금리도 물가도 함께 올라요

유가가 오른 만큼 우리나라 물가도 오르고 있어요. 특히 석탄·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입물가가 올랐어요. 그 외에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나타나는 시장 변화들이 있어요. 미국 기준금리도 유가의 영향을 받죠. 이제까지 6월 전후로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지금처럼 유가가 오르면 생산자물가가 함께 오르기 때문에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이 늦춰지거나 인하 횟수가 적어질 수 있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 인: 국제유가를 글로벌 시장의 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이해하면 쉽고 재미있어요. 중동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가 오르기를 바라요. 그래서 원유 생산을 줄이며 유가 상승을 유도했어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OPEC이 아무리 생산량을 줄여도 에너지전환 덕에 원유는 충분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번에 전망을 뒤집었어요. 한편, 산유국이지만 OPEC에 가입하지 않은 곳들도 있어요. 미국이나 노르웨이, 브라질 등은 OPEC의 감산을 기회로 삼아 더 많은 원유를 생산, 판매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도 있어요.

🏦 산업

투자도 AI가 대신 해준다?

글, JYP

AI, 금융권도 흔들고 있어요

인공지능(AI)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AI 관련주의 주가도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죠. 그런데 금융업계 입장에서는 마냥 반갑게 받아들일 만한 소식이 아니라고 해요. 기존에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가 해왔던 일들을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거든요. 

 

증권업계도 대응에 나섰어요

2017년, 미국 골드만삭스는 AI 투자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했어요. 당시 애널리스트 15명이 4주동안 할 일을 5분 만에 완료하는 프로그램이었죠. 이후 골드만삭스는 애널리스트를 600명 가까이 줄였습니다. 국내 상황도 비슷해요. 증권가는 물론, VC(벤처캐피탈) 업계에서도 AI 시대에 대응하고 있어요. 

 

개인투자자에게 유리한 변화일까요?

AI를 활용한 투자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개인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환경이 된다는 얘기도 나와요. 투자 정보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AI에 투자를 일임해 목적에 맞게 자동으로 돈을 굴릴 수 있으니까요. 물론 걱정되는 지점도 있어요. 현재 단계에서는 거짓 정보 생성, 최신 자료 누락, 정보의 편향성 등을 경계해야 해요.

어피티의 코멘트
🚢 광고

경상수지 9개월 연속 흑자
우리나라 수출 청신호 🚦

Sponsored by 기획재정부

우리 경제에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어요. 올해 1월 경상수지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해요. 그와 동시에 올해 1월 상품수지는 42.4억 달러 흑자를 달성했어요.

the 독자: 상품수지… 저는 초면이라… 

어피티: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 ‘상품수지 흑자’가 우리한테 어떻게 좋은 건지, 그리고 어떤 요인들이 우리 수출을 회복으로 이끌었는지 그 배경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오늘은 우리나라 경상수지 소식과 정부의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게요.

상품수지 대폭 개선, 어떤 의미인가요? 📈

상품수지는 국가의 수출입 거래에서 얼마나 이득을 보았는지 보여주는 지표예요. 수출하고 벌어들인 외화에서 상품을 수입하고 지불한 외화를 빼서 계산해요. 상품수지가 플러스라는 것은 수출이 수입보다 많아서 상품 거래에서 이익을 보고 있다는 뜻이고, 마이너스라면 그 반대인 거죠. 

예를 들어, 만약 우리나라가 552.2억 달러어치 상품을 수출하고 509.8억 달러어치 상품을 수입했다면 상품수지는 42.4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게 되는 거예요. 그렇다면 경상수지는 무엇일까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뿐만 아니라 서비스수지, 소득수지, 그리고 경상이전수지까지 포함하는 넓은 범위의 경제 활동을 다뤄요. 

이 중에서 서비스 거래는 운송, 여행, 로열티 및 라이선스 수수료와 같은 비물리적 상품의 거래를 포함하고 소득 거래에는 투자 수익이나 급여 등이 포함돼요. 이전 거래는 해외 원조와 같이 무상으로 제공되는 자원의 이동을 의미해요. 

결국, 경상수지는 국가가 대외 거래를 통해 얻는 순수익을 보여주기 때문에 국가의 경제 상태를 폭넓게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자, 이제 개념 정리 마쳤으니 우리나라의 상품수지와 경상수지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게요. 이번에 특히 주목할 점은 상품수지의 변화입니다.

1월 상품수지는 42억 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 작년 동기 대비 116억 달러나 개선되었거든요. 상품수지의 이러한 흑자는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지는 추세를 보여요.

우리나라는 2024년 1월에 30억 5000만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어요.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하며 확실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요.

 

우상향 기조를 바탕으로 정부도 지난 1월에는 역대 최고 수출 목표인 7천억 달러를 제시했고, 올해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마련했다고 해요.

 

우리나라 수출 증가의 핵심, ‘반도체’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어요.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1월에만 52.8% 증가한 95.3억 달러를 기록했어요. 다른 품목들의 성과도 돋보였는데요, 반도체 외에도 승용차(24.8%), 기계류 및 정밀기기(16.9%)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1월 수출 총액 547억 달러를 기록했어요.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수출 드라이브 정책

 

정부는 우리나라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요. 이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다양한 정부 부처들이 협력하여 수출 증가를 목표로 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여 수출을 촉진하고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거예요. 

 

정부에서 어떤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 글로벌 4대 메가트렌드 대응 전략: 정부는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인구구조 변화 등 글로벌 4대 메가트렌드에 맞춰 20개 주력 품목과 9개의 타겟 시장별 맞춤형 지원 전략을 마련했어요.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제품·화학, 디스플레이, 원전, 방산 등 분야에서 생산능력 확충, 초격차 기술 확보 등을 통해 최대 수출 성과를 내려고 노력해요.

    시장별로 다른 전략을 세우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요, 정부에서는 수출 타깃 시장을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눠서 전략을 세우고 있어요. 주력 시장으로는 미국, 아세안, 중국을, 전략 시장으로는 유럽연합(EU)과 중동을 대상으로 하고, 신흥 시장으로는 인도,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을 주목하고 있어요.

 

  • 역대 최대 규모 지원: 정부에서는 무역 금융 지원 분야에서만 역대 최대 규모인 360조 2000억 원을 지원하고 수출 마케팅, 수출 바우처, 해외인증 분야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에요.
    • 무역 금융 지원: 360조 2000억 원 규모로,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유동성 지원 확대 및 방산·원전·플랜트 프로젝트 수주 지원
    • 수출 마케팅 및 수출 바우처: 수출마케팅에 1조 원 및 수출바우처에 1,679억 원 규모 지원, 해외시장 집중 파견을 위한 민간 중심의 10개 유망시장 무역사절단 운영
    • 해외인증 지원: 국내외 시험인증기간의 상호인정품목을 20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해외인증 시험비용 인하 기간 연장

 

이와 같은 정부의 노력이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올해 7천억 달러 수출 목표도 달성하게 될지, 관심 갖고 지켜봐야겠어요.

 

📌 이 글은 기획재정부로부터 광고비를 지급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라떼극장

간호사는 왜
독일로 갔을까?

글, 정인

최근 몇 년간,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우리나라 의료계 지형에 변동이 일고 있어요. 필수의료 공백과 지방의료 붕괴가 핵심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정부는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400명 증원을 추진했어요. 하지만 전공의·의대생이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에 반대하면서 추진안은 실패했습니다. 

당시 전공의와 의대생이 파업하자 대체인력이 된 간호사가 주목받으며, 전공의 업무를 일부 수행할 수 있는 ‘PA간호사 합법화’ 의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PA는 Physician Assistant의 약자로 전공의(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하여 수련을 받는 인턴 및 레지던트)의 역할을 일부 대신할 수 있는 간호사입니다. 미국에서 특히 활성화돼 있고, 한국에서도 계속 발전하고 있어요. 현재 한국에서도 PA간호사는 전공의와 함께 교육을 받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직접 의료업무를 보는 건 현재 불법이이에요.

그러나 관련 내용이 들어 있던 간호법은 2023년 지난해, 국회 통과 후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며 폐기됐어요. 하지만 올해 정부가 다시금 의대 정원 2,000명 증가를 추진하며 다시 전공의 파업이 시작됐고, 정부는 폐기했던 간호법을 재논의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간호사가 지금처럼 뉴스를 장식하던 시절이 또 있었습니다. 그것도 의료보다 경제와 관련해서 말이에요.

🎬 Scene #1.
‘조국 근대화의 산업 역군’
파독 간호사

 

옛날 간호사: 라떼는, 그니까 1966년~1976년까지 1만 간호사 부대가 나라 경제를 일으켰거든. 독일에 파견 나간 간호사와 광부가 한국으로 보낸 외화가 국민총생산의 2%를 차지할 정도였다고.

the 독자: 파독 간호사 얘기는 교과서에서 얼핏 봤던 것 같아요. 이분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옛날 간호사: 당시에 독일에서 전문인력으로 일하다가 지금은 은퇴하고 쉬고 있지.

 

혹시 ‘파독 간호사’를 아시나요? 우리나라가 아주 어려웠던 시절, 간호유학생으로서, 또 해외인력 수출정책에 따른 이주노동자로서 독일(서독)로 파견을 나간 간호사들입니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되짚어 보면 최근에 간호사의 역할 범주를 둘러싼 이슈는 물론, 이주노동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맥락과 근현대 한국 경제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그 시절, 여성에게
허용됐던 전문직

간호사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대표적인 여성 직업이었습니다. 여성이 직업은 커녕 글자 배우는 것도 쉽지 않던 시절. 간호사만은 여성의 전문적인 직업 영역이었죠.

🎬 Scene #2.

1908년, ‘한국 간호사’의 시작

옛날 간호사: 옛날에는 간호학교에 여성들만 입학을 허락해 줬다니까. 최초의 졸업생이 1908년에 나왔는데, 이후로 아주 인기가 많았어.

어피티: 자료를 보니, 일제 강점기와 해방 직후인 1940년대 중반 조선에는 간호사가 총 2,254명이었는데, 그중 조선인이 1,017명이나 되더라고요.

옛날 간호사: 면허 없이 기술 익혀서 간호사로 일한 여성들은 세 배, 네 배는 됐을걸. 일본 식민정부에서 간호사만큼은 조선 여성한테도 교육과 취직을 허락했으니.

the 독자: 지금도 전문 의료인이 되기가 힘든데, 힘든 시절에 열정이 정말 대단했던 것 같아요.

옛날 간호사: 그땐 말이지, 간호사를 포함해서 2년 이상 의료보건업을 하면 의사 면허를 줬어. 

the 독자: 그랬군요, 신기하네요.

📚 이꽃메,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 간호제도에 관한 보건사적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9, 240쪽.

📚 Mary Cutler, “Po Ku Nyo Koan” 1907, pp. 13-28

나라도 살리고

나도 출세하고

보통 언론이나 교재에서 파독 간호사에 대해 묘사할 때는 ‘동양인 여성 이주노동자로서 겪은 차별이나 서러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외화벌이를 위해 우리 누이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팔아버린, 가난해서 슬픈 역사’라는 식의 보도가 많이 됐어요.

🎬 Scene #3.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

어피티: 그 내용들이 모두 사실인가요?

옛날 간호사: 절반 정도만? 간호사가 정식으로 파견된 게 1966년부터인데, 당시 못 사는 나라였던 한국에서 어떻게 선진국인 독일로 간호사를 정식 파견할 수 있었는지부터 생각해 봐야겠지.

the 독자: 듣고 보니 그렇네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나요?

옛날 간호사: 1950년대부터 이미 한국 여성들이 간호사로 많이 가 있었거든. 이미 많이들 와서 자리를 잡고 있으니 나중엔 아예 정부 차원에서 공식 제안이 된 거야.

the 독자: 1950년대부터요? 왜요?

옛날 간호사: 여성들이 말이야, 뭐라도 배워서 존경도 받고 돈도 많이 벌고 싶은데 한국에선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거든. 열정 있고, 정보력 있는 여성들은 교회나 선교단체를 통해 독일로 유학을 가서 배우고 일하고 그랬지. 돈을 못 받더라도 간호학생 신분으로 일한거야.

the 독자: 돈을 안 받고 일했다고요?

옛날 간호사: 기숙사에서 재워 주고, 밥 주고, 의료기술도 가르쳐 주는 것만으로 감지덕지다 했지 그때는. 그래도 일단 자격 따서 독일에서 정식으로 취직하면 한국에서 받던 월급의 최소 열 배는 받았으니까. 3년 일하면 한국에 집 한 채 살 수 있는 돈이었어.

the 독자: 그래서 50년대부터 독일에 많이 갔던 거군요.

옛날 간호사: 그렇게 번 돈을 한국으로 착실하게 송금했지, 모두들. 정식 파견이 시작된 1960년대 후반부터는 학생 신분이 아닌 정식 간호사들이 독일로 왔어.

1950년대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 한국은 정말로 ‘못사는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다들 잘살고 싶어 해서, 어떻게든 자식들을 가르치려 했죠. 경제규모는 작아서 일자리는 부족한 와중에 많이 배운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고학력 실업자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동시에 경제 개발을 위한 자본도 부족해서 외국에서 달러 빚(차관)을 빌려와서 충당했습니다. 원금도 이자도 모두 달러로 내야 하니까 외화도 부족했죠.

그러니까 독일로의 간호사 파견은 세 가지 문제가 한번에 해결되는 일이었어요.

  • 여성들의 학구열과 사회 생활 열망 충족
  • 나라 전체적으로 높았던 실업률을 해외 취업으로 해결
  • 파독 간호사들이 한국으로 달러를 부치면 외화 부족 완화

📚 나혜심 「파독 한인여성 이주노동자의 역사(2007)」, 한국학술진흥재단

왜 독일이었을까? 

그런데, 왜 독일에서 유독 한국의 간호인력을 필요로 했을까요?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독일은 당시 역사적·문화적인 이유로 간호사의 의료 행위를 하녀의 섬김 활동이나 종교적 봉사 활동처럼 여기곤 했습니다. 

1960년대에 독일은 최고로 잘나가는 나라였거든요. 경제성장도 빠르고, 다른 일자리도 많았어요. 간호사는 월급은 낮고 일도 힘든데다 사회적 인식도 낮으니 하려는 사람이 별로 없었죠.

🎬 Scene #4.

각성해버린 독일

어피티: 그래서 ‘못사는 나라’인 한국에서 노동 인력을 수입한 거군요. 

옛날 독일 사람: 그것도 그렇고, 당시 한국 간호사의 의료전문성 수준이 독일 간호사의 수준보다 훨씬 높았거든. 한국 간호사들은 미국식 체계로 교육을 받았는데 독일 간호사들은 좋은 교육을 못 받았어.

the 독자: 그럼 계속 한국 사람을 간호사로 부르지, 왜 1970년대 후반에 인력 수입을 그만뒀대요?

옛날 독일 사람: 1960년대 즈음 독일 경제가 자리를 잡고 복지체계도 정비됐어. 평균수명이 높아지면서 장수하는 노인들이 갑자기 늘었거든. 병원에 자주 다녀야 하다 보니 간호인력 필요가 늘어났지. 그 간극을 한국인 간호사들이 채운 거야. 그때 우리가 깨달은 게 있어.

the 독자: 뭘요?

옛날 독일 사람: 간호사라는 직업이 아주 중요한 전문직이라는 걸 말이야.

1970년대 후반부터는 독일 간호사의 월급도 아주 많이 올랐고, 처우도 좋아지고 체계도 개선돼서 독일 사람들이 간호사를 하고 싶어 했어요. ‘값싼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 없어진 거죠.

그리고 지금,
한국의 이야기

현재 우리나라는 심각한 간호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임상 활동 간호사는 인구 1,000명당 5.02명으로, OECD 평균인 8명의 절반을 살짝 넘는 수준이에요. 인력 부족의 원인은 1960년대 독일과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우리는 과거 독일처럼 이주노동이라는 해결책을 사용할 수 없답니다. 한국에서 보건의료 직종에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한국의 의사와 간호사는 한국 의대와 한국 간호대를 나와 한국의 국가자격시험을 봐야 면허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외국의 의사나 간호사 면허를 인정해 주지 않고 있어요.

하지만 간호사 수요는 계속 늘어납니다. 사람들은 65세 이후 평생 쓰는 의료비의 절반을 지출합니다. 1975년만 해도 한국 평균 수명은 63세였는데요. 2022년 기준 평균 수명은 82.7세까지 올라왔습니다(여성들은 이보다 더 오래 살고, 의료비를 더 많이 지출합니다.) 모두가 더 오랫동안 병원에 들락거리며 병원비를 지출하게 됐다는 뜻이에요. 1970년대 후반, 독일이 간호사의 중요성에 눈뜰 때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간호사가 몹시 부족하지만 간호대 졸업생이 부족한 건 아닙니다. 간호사가 부족한 이유는 ① 장시간 노동 ② 야간 근무 ③ 경력 관리의 어려움 ④ 낮은 임금 체계 ⑤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떤 직군의 노동환경이 업무의 수준에 비해 열악하면 인력수요에 비해 인력공급이 부족해집니다. 이건 1960년대의 독일과 무척 비슷하죠. 

📚 김학선, 홍선우, 최경숙 「파독간호사 삶의 재조명(2009)」,  한국산업간호학회지 제18권 제2호

이대로 가도 될까?

🎬 Scene #5.

간호사가 더 부족해지면

옛날 파독 간호사: 지금 한국 의료계를 보면 괜히 마음이 이상해. 예전에 우리나라가 못살 때, 독일이 겪던 문제를 해결하려고 가서는 ‘선진국은 사람들이 직업을 골라 갖기도 하는구나’ 했는데. 지금은 우리나라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잖아?

어피티: 계속 간호사가 모자라면 환자들은 어떻게 될까요?

옛날 파독 간호사: 그나마 대우가 괜찮은 대형 병원에만 간호사가 있을 테니 대학병원에만 가게 되겠지, 뭐. 그럼 계속 대학병원 진료가 몰릴 테고, 중소형 병원은 비보험 미용 진료나 비보험 영양제 처방 위주로 운영될 테고, 결국 건강보험료가 오를 거고, 극단적으로 치닫는다면 중소형 병원이 대부분 폐업해서 굉장히 오랜 시간 대기해야 진료를 받게 될 수도 있지. 아무리 건강보험료를 많이 낸다고 해도, 돈이 많은 소수의 병원에만 갈 수 있을 거고…

간호사 공급부족 문제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이유. 앞으로도 수요는 계속 늘어날 텐데 이대로라면 공급은 줄어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경제학적으로 결과는 단 하나입니다. 서비스의 가격이 올라갑니다. 

가격 인상을 인위적으로 막는다면 부작용으로 서비스 이용이 심각하게 제한되죠. 은퇴한 이후 의료비를 크게 지출해야 하는 지금, 간호사 문제는 빨리 해결해야 할 경제적 문제입니다. 노후자금의 대부분을 병원비로 날릴 수는 없으니까요.

📚 문혜경, 「전담간호사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통합적 연구(2020)」, The Journal of the Convergence on Culture Technology (JCCT) Vol.6 No.3

💰

아침 공복엔 어피티가 답!

(어피티 독자 핏사님 님의 한마디)

🔊 독자 피드백
이런 의견이 있었는데요,
  • 삼성물산 소액개미주주로 싸움직관했는데 어피티에서 다시 이 이야기를 들으니 느낌이 새로워요! 항상 흥미롭고 유용한 주제와 정보들 감사합니다. (지렁이발바닥 님)
  • 평소에 뉴스레터를 찾아보지 않았어서 모르는 정보가 많았는데, 유익한 소식들이 많아서 새로 접해가요! 저작권 같이 조금은 우리에게 친숙한 개념도 자세히 설명해 주어서 제대로 알아가는 것 같아요 🙂 (양고 님)
독자님의 생각도 궁금해요!
머니레터를 읽고 좋았거나 아쉬웠던 점, 혹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저희에게 들려주세요. 익명으로도 참여할 수 있답니다. 피와 살이 되는 독자님들의 모든 의견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으며 더 나은 머니레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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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레터를 만드는 사람들
🤭 JYP: 매일 아침 컵누들 똠양꿍 or 베트남쌀국수를 먹어요. 계란 하나 풀어서 노른자 터뜨린 뒤, 뚜껑 완전히 떼서(중요) 전자렌지에 1분 정도 돌리면 라면 죽 비슷하게 걸쭉해지는데, 이게 꽤 든든하답니다. 배고프면 계란 빼고 밥 말아서 먹기도 해요. 근 2~3년 이렇게 먹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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