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문 닫기 전에 벌어지는 일들

the 독자: 뉴스에서 어떤 회사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면 꼭 워크아웃, 법정관리, 파산 같은 말이 같이 나오더라고요. 

어피티: 맞아요. 회사가 돈을 제때 갚기 어려워지면 그런 단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해요. 

the 독자: 그런데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다 회사가 곧 망한다는 뜻인가요? 

어피티: 꼭 그렇지는 않아요. 회사가 위태로워졌다고 해서 모두 같은 상황은 아니거든요. 아직 살릴 수 있는지 따져보는 단계도 있고, 정리를 준비하는 단계도 있어요.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뉴스에서 자주 보이는 단어들이 있어요.

  • 부도
  • 워크아웃
  • 기업회생(법정관리)
  • 파산

모두 회사의 위기와 관련된 말이지만, 뜻은 조금씩 달라요. 오늘 이야기를 읽으면 각각의 차이를 구분하실 수 있을 거예요.


위기는 ‘부도’라는 

신호로 드러나요

회사의 위기가 겉으로 드러나는 대표적인 순간은 부도예요. 부도는 회사가 정해진 날에 갚아야 할 돈을 제때 갚지 못한 상태를 말해요. 거래처에 줄 돈, 회사가 발행한 어음이나 수표를 정해진 날에 결제하지 못했다는 뜻이죠.


부도가 났다고 해서 회사가 곧바로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이때부터는 위기가 눈에 보이는 단계로 들어섰다고 볼 수 있어요. 


이때 중요한 건 ‘이 회사를 계속 살리는 것과 정리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나은가’예요. 사업 자체에 경쟁력이 있고 시간을 벌어주면 다시 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되면 회사를 바로 정리하지 않아요. 대신 빚을 어떻게 조정할지, 누가 손실을 나눠 부담할지 회사 안팎에서 논의가 시작돼요.


살릴 가능성이 있으면

‘워크아웃’을 검토해요

이 단계에서 등장하는 말이 워크아웃이에요. 워크아웃은 회사에 돈을 빌려준 은행과 금융기관, 즉 채권단이 중심이 되어 회사를 살릴 방법을 찾아보는 절차예요.


회사가 당장 빚을 갚기는 어렵지만 사업 자체는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채권단은 상환 일정을 미뤄주거나 이자를 조정해 줄 수 있어요. 필요한 경우 새 자금을 지원하기도 하죠.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을 벌고, 채권단 입장에서는 회사를 바로 무너뜨리는 것보다 빚을 조금이라도 더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는 거예요. 


다만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협의가 중요해요. 돈을 빌려준 곳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같은 결론에 쉽게 도달하지는 않아요. ‘얼마나 빚을 줄여줄 것인가’, ‘새 자금을 더 넣을 것인가’, ‘기존 경영진을 그대로 둘 것인가’ 등의 문제를 두고 의견이 갈릴 수 있어요. 


법원이 나서는 ‘기업회생’,

과거엔 ‘법정관리’라고 불렀어요 

채권단 협의만으로 문제를 풀기 어렵거나, 이해관계가 더 복잡해지면 법원이 개입하는 절차로 넘어갈 수 있어요. 이때 등장하는 말이 기업회생이에요. 뉴스에서 흔히 말하는 법정관리는 기업회생절차의 과거 용어예요.


워크아웃이 법원 밖에서 채권단 중심으로 이뤄지는 구조조정이라면, 기업회생은 법원이 회사의 회생 가능성을 따져보고 채권자와 주주의 권리를 조정하는 절차예요. 회사가 계속 영업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회생 계획을 통해 빚을 조정하고 새 투자자를 찾는 방식으로 회사를 살려보려 해요.


워크아웃과 기업회생이 반드시 순서대로 이어지는 건 아니에요. 워크아웃을 하다가 기업회생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부터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어요. 반대로 워크아웃만으로 위기를 넘기는 회사도 있어요.


회생이 어렵다면

‘파산’ 절차로 넘어가요

기업회생이 시작됐다고 해서 곧바로 망했다는 뜻은 아니에요. 오히려 회사를 살릴 수 있는지 마지막으로 따져보는 절차에 가까워요. 법원은 회사의 사업 경쟁력, 앞으로 벌어들일 돈, 남아 있는 자산, 채무 규모 등을 살펴봐요.


하지만 회사를 계속 운영해도 손실만 커질 것으로 보이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회사를 살려서 얻는 가치(존속가치)보다 당장 문을 닫고 재산을 팔아서 남는 가치(청산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되면 파산 절차가 시작될 수 있어요.


파산이 선고되면 회사의 목표는 회생이 아니라 정리로 바뀌어요. 법원이 선임한 파산 관재인이 회사의 자산을 조사하고 처분해 현금으로 바꾼 뒤, 법에서 정한 순서에 따라 채권자들에게 나눠줘요. 이 과정에서 직원 임금과 퇴직금, 세금, 은행 대출금, 회사채 등이 차례로 정리돼요. 투자금은 그다음이기 때문에 파산 시 주주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하죠.


퇴장에도 질서가 필요해요

기업 하나가 무너지면 직원과 협력업체, 거래처, 금융회사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아요. 그래서 기업의 위기는 무작정 방치하지 않고 사회 시스템 안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다루는 것이 필요해요. 살릴 수 있다면 살리고, 어렵다면 손실이 더 크게 번지기 전에 정리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것도 그 때문이죠. 


앞으로 어떤 기업이 위기를 맞았다는 뉴스를 접하면 지금 그 회사가 그 회사가 부도, 워크아웃, 기업회생, 파산 중 어느 단계에 있는지 먼저 살펴보세요. 


💌 <어피티 경제상식>은 화요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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