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과 돼지고기를 위해 월 20만 원씩 내고 비행하는 중 ✈️

 #쇼파민 

글, 어피티 독자 이지

🌍 역마살이 직업이 되다 🌍


“항공사 퇴사 후, 사무직으로 일하다가

좀이 쑤셔서 다시 중동 외항사에 승무원으로 재취업했어요.”

해외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4년차 승무원입니다. 아시아권 외항사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다 코로나19 때문에 강제로 한국에 눌러앉게 되었을 때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난 절대 엉덩이 붙이고 앉아 일하는 회사원 체질은 못된다!’


그래서 다시 비행길이 열릴 때 즈음, 한번 더 전세계로 날아오를 준비를 시작했어요. 다행히 퇴사마자마자 한 중동 외항사 신입 승무원으로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죠. 그렇게 장밋빛 비행이 시작될 줄 알았던 것도 잠시, 중동 항공사에서 일하면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어요. 바로 ‘문화 차이’예요.


🍲 중동 외노자에게 닥친 큰 시련, 신토불이 입맛 🍲


그 어떤 종교에도 편견은 없지만, 제 입맛만큼은 이슬람과 영 맞지 않더라고요. 숙소가 있는 나라 국교가 이슬람교라서에 술과 돼지고기는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어요. 저 같은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가차 없었어요 짐 체크할 때 소세지나 맥주 캔이라도 발견되는 날엔 바로 해고 당할 수도 있을 정도예요.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여 만든 살라미에 와인 곁들이기, 

페퍼로니 피자에 맥주 들이키는 게 제 행복인걸요.”

제가 사는 지역에 놀러 온 친구가 한국에서 사다 준 음식들이에요


삶의 유일한 낙이 사라진 기분이었어요. 아시아권에서 일할 때는 입에 맞는 음식도 많고 한식 재료 구하기도 쉬웠고요, 심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우니 향수병이라는 게 뭔지 몰랐는데 중동은 한국과 너무 멀고도 다른 나라네요. 그래서 휴가가 나올 때마다 매일 비행기표를 사서 한국에 곧장 날아가요. 저도 제가 이렇게 우리나라를 좋아하는지 몰랐어요.

한국인이_한국에서_관광객_코스프레_jpg


외국인 노동자의 입장에서 한국에 놀러가면 저도 모르게 ‘관광객 모드 on’이 되었어요. 회사 입사한 지 일 년 쯤 지난 시점부터 거의 매달 한국에 방문하고 있는데요, 갈 때마다 저도 모르게 대표 관광 코스 따라 서울 구경하고 다녔어요. 친구랑 교복입고 롯데월드 가기, 한복입고 경복궁 구경, 가족이랑 남이섬 여행 가기… 정말 외국인 관광객 같죠?


그런데 이렇게 매달 한국 가면 너무 돈 낭비 아니냐고요?

최고의 복지, 왕복 20만 원으로 세계 여행!

 

제가 다니는 항공사는 재직중인 승무원에게 약 90% 가까이 할인 된 가격으로 비행기를 구매할 수 있는 ‘스태프 티켓’을 제공해 줘요. 물론 비행 거리나 공항세 등의 영향을 받으면 가격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중동에서 한국 왕복하는 항공권 가격은 고작 20만 원밖에 안돼요! 회사에서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복지가 아닐까요?


회사 취항지만 약 160개라서 마음만 먹으면 160개 지역을 왕복 20~30만 원 안팎의 정말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는 거예요. 매년 한정된 수량으로 가족과 친구까지도 할인 등록(Buddy Pass)을 해줄 수 있어서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해외 여행 다니기에도 정말 좋아요. 다만, 좌석이 확약되지 않은 ‘스탠바이 티켓’이기 때문에 타려고 했던 비행기 좌석이 부족하면 여행을 못 갈 수도 있기는 해요. 


저렴하기는 해도 매달 항공권을 구매하다 보니, 여행비가 고정 지출되고 있는 상황이라 부담이 적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렇게 돈 쓴 덕분에 한국을 다녀오면서 퇴사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돈을 쓰고 있지만 어찌 보면 저만의 퇴사 방지 루틴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서 아깝지는 않다고 합리화하고 있어요.


물론, 저도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작정은 아니고요, 올해에는 국내 항공사 이직을 고민하고 있어요. 이직 성공으로 한 단계 더 점프 업! 할 수 있겠죠?

(부록) 승무원이 추천하는 숨겨진 세계 맥주 맛집 🍯


중동 항공사에서 일하다보니 색다른 취항지가 많아서 생소한 지역도 많이 가게 되더라고요. 그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숨겨진 여행지를 추천해 드리려고 해요. 


그런데 선별하고 나니, 저도 모르게 맥주가 정말 맛있었던 지역 위주로 골랐네요.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전세계 숨겨진 맥주 맛집,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1. 세르비아 벨오그라드 <Dva Jelena> ⭐⭐⭐⭐

  • 음식 가격대: 4천 원~ 2만 원 대
  • 세르비아 출신 크루가 추천한 생맥주집이에요. 야외좌석에 앉아 시원한 노천 맥주, 그리고 그릴에 구운 돼지 목살 스테이크까지 정말 천국이 따로 없더라고요.
  • 세르비아는 남유럽이라 다른 서유럽 지역에 비해 정말 저렴한 가격에 여행을 즐길 수 있어서 가성비 유럽 여행 원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2.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2000 Habesha cultural restaurant> ⭐⭐⭐⭐

  • 음식 가격대: 4천 원~ 2만 원 대
  • ‘St. George Beer’가 정말 맛있었어요. 유럽식으로 양조된 페일 라거라서 에티오피아 같이 더운 나라에서 가볍게 벌컥벌컥 마시기에 딱 좋았어요.
  • 제가 방문한 식당은 저녁에 가면 전통 공연도 해 줘서 1석 2조예요. 에티오피아 전통음식 ‘인제라’를 먹을 수 있는 곳이었는데, 밀 전병 같은 것에 각종 소스와 재료를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고 맥주랑도 잘 어울려요.

3. 스리랑카 콜롬보  <Koko Beach Club> ⭐⭐⭐⭐⭐

재미있게 보셨나요? 비행 후에는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고 있어요. 제 일상이 궁금하신 분들은 블로그 이지메기의 노이지 라이프에서 여행 후기 구경하고 가세요!

고영PD’s Pick!

전세계로 도약할 준비 완료! 항공권 최저가 예매 꿀팁


이지 님은 회사 복지를 활용해서 할인 항공권 예매하는 방법을 소개해 주셨어요. 일반적인 소비자 입장에서도 항공권을 싸게 살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최대한 빨리 예약하거나, 경유 노선을 탑승하거나, 비수기 또는 평일 출발 비행기를 탑승하면 항공권을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지만, 일정 맞추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그래서 고영 PD가 준비했습니다. 


시간도 많지 않고 승무원 친구도 없지만 해외 여행에 대한 열정 가득한 독자님들을 위해, 내가 원하는 항공권 진짜 저렴하게 예약하는 꿀팁!


1️⃣ 최저가 항공권 플랫폼에서 가격 조회하기 전, 시크릿창을 켜세요

  • 스카이스캐너, 네이버 항공 등에서 이미 같은 항공권 가격을 여러 번 검색한 적이 있다면, 실제 예매하기 전 구글 크롬 시크릿 모드를 사용하세요. 
  • 캐시 및 쿠키가 누적되어 ‘내가 이 항공권에 정말 관심이 있다’는 걸 플랫폼이 눈치 채게 되면, 항공권 가격을 더 비싸게 노출시키는 경우도 있거든요. 
  • 스카이스캐너 공식 블로그에는 사용자를 추적하지 않는다고 적혀있지만, 실제로 한 번 해보세요. 가격이 정말 저렴해지더라니까요?

2️⃣ 아직 여행 기간이 남았다면 유류할증료 가격을 체크해요


3️⃣ 저가항공 탑승시 수화물 추가 여부를 꼭 확인하세요

  • 무작정 항공권 가격이 저렴하다고 덥썩 예약했다가 위탁 수화물이 없는 옵션이라서 짐 추가 비용을 더 내는 경우가 있어요. 
  • 유럽이나 미주 노선의 경우는 23kg 기준으로 6만 원~10만 원 가까이 부과하기도 해요. 싸다고 무턱대고 예약하면 오히려 손해일 수 있으니 비교해 보고 예약하세요.

4️⃣ 땡처리닷컴을 살펴보셔도 좋아요

  • 땡처리닷컴은 한 번씩 살펴보면 노다지를 건질 수도 있는 사이트예요. 내가 원하는 일정과 노선이 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건 아니지만, 저렴한 항공권에 맞춰 여행 일정을 정해 보는 것도 은근히 재밌어요.
  • 패키지 여행 중에서도 쇼핑이 없고 자유일정이 충분한 땡처리 패키지가 있다면 일반 자유여행의 장점과 패키지 여행의 편리함 둘 다 저렴한 비용에 누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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