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환율 및 곡물시세 추이, 출처: 키움증권 (10/12)
식품 기업을 어렵게 하는 물가 안정 정책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식품 기업은 제품 가격을 올려 비용 부담을 줄이고 싶어 해요. 하지만 가격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아요.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필수 소비재’로 분류될 정도로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라면은 정부가 가장 먼저 가격 관리에 나서는 대표 품목이에요.
정부의 라면값 압박은 2010년 이후 사실상 정권과 관계없이 반복되어 왔어요. 원재료 가격이 내리면 내린 대로, 생활 전반의 물가가 오르면 오른 대로 물가 안정에 동참하라는 요청을 받았죠. 주요 식품 기업들은 값을 내리거나 인상을 철회하거나 연기했어요.
이렇게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가 강화되면 원가가 오르더라도 판매가에 얹을 수 있는 힘 즉, 식품회사의 가격 전가력이 약해져요. 올해 상반기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압박에 내수 중심의 식품 기업의 주가는 더 흔들렸어요. 환율과 유가 상승까지 겹쳐 경영 환경이 어려워졌죠.
‘안방’이 더 커지지 않는다는 한계 우리나라 총인구는 현재 5160만 명, 약 45년 뒤 2072년에는 3622만 명으로 줄어든다고 해요. 지난 2024년 소매판매는 21년 만에 최대 폭 감소했고, 3년 연속 감소해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록을 찍었어요.
인구 및 식생활 변화로 각종 식품 소비도 줄고 있는데요. 국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021년 26.6kg에서 꾸준히 줄어 지난해 22.9kg으로, 작년 한 해에만 10% 가까이 줄어 1980년대 이후 최저치로 낮아졌어요. 빙그레의 우유, 발효유 등을 포함한 냉장제품 매출은 점차 감소하고 있고요.
인구 감소와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는 국내 식품 기업들의 장기적인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내수로 먹고사는 회사에 줄어드는 인구는 곧 정체이자, 생존의 문제예요. 더 이상 내수에서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구조적인 소비 둔화와 인구 구조 변화로 국내시장은 한계에 다다랐어요. 해외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중론이에요.
해외로 나가거나, 들어오는 손님을 잡거나 ‘해외’가 거대 키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 식품 회사들은 해외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모두가 이야기하듯 해외로 나가거나, 들어오는 외국 손님을 잡는 것으로요.
흥미로운 통계가 있어요. 올해 상반기 방한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었고, 누적 카드 소비액이 10조 원에 달하는데요. 외국인 관광 소비액 중 식음료업이 15%, 이 중 외식이 아닌 식품 구매가 20%를 차지해요.
식품 회사들도 들어온 손님을 잡으려 안방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어요. 오리온은 과자 ‘비쵸비’에 ‘코리아 에디션’, ‘국립중앙박물관 에디션’을 출시했는데, 올 1~8월 비쵸비 누적 매출이 50% 이상 늘었어요. 서울역과 공항 등 관광 거점에서 불티나게 팔렸고, 결국 글로벌 대형 유통업체인 코스트코를 뚫는 데 성공했죠. 해외에서 접한 콘텐츠가 국내 여행을 부르고, 우리나라에 와서 산 제품이 다시 수출로 이어지게 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셈이에요.
‘음식료는 결국 내수는 안정적으로 실적을 방어하고 성장은 해외에서 가져가야 하는데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가 그 연결고리’라는 한 증권사의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 <특파원 보고, K는 지금> 수요일에 연재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