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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바이올린 연주자, 지금은 CX 매니저

글, 조이

우리나라의 법정 정년은 60세예요. 하지만 정년을 채우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K-직장인의 평균 은퇴 연령은 49.3세 정도라고 하죠.

님은 ‘50세 이후 뭐 하고 살까?’를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직장 밖에서 홀로서기를 한다면, 우리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이 질문에 답을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직장을 떠나서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져요. 

반면, 끊임없이 나에게 맞는 일을 찾은 사람들은 전성기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물론 정답은 없어요.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하면 되는 거니까요. 

오늘의 주인공 코라 님은 바이올린 연주자에서 채널톡 CX 매니저로 커리어를 전환했습니다. 이제까지의 궤적을 이어, 앞으로도 끝없이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진화하며 살아갈 계획이라고 해요. 

코라 님의 이야기를 통해 오래오래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내 일 마련’의 꿈을 설계하는 데 힌트를 얻어 보세요. 

채널톡 입사 직후 찍은 사진이에요. 그때나 지금이나 어려울 때 생각나는 사람이고 싶어요.

오늘의 프로일잘러, 코라 님

조이: 무슨 일 하세요? 

코라: 채널톡에서 CX(Customer Experience)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CX 매니저는 회사에서 고객들과 가장 많이 대화하는 사람이에요. 제 업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볼께요.

고객 상담

  • 고객 상담은 대부분 채팅으로 진행하지만, 필요한 경우 통화를 하기도 해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하거나 더 나은 사용법을 찾습니다. 

제품 개선 

  • 고객의 니즈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제품 기획이나 개선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QA(프로덕트 검수)도 담당합니다. 
  • CX 리서치, 고객 인터뷰와 커뮤니티 운영 등을 통해, 제품이나 세일즈팀이 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돕습니다. 

콘텐츠 제작 

  •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텍스트 콘텐츠를 작성하고, 영상에도 출연하고, 마케팅팀의 카피라이팅을 돕기도 합니다. 

“바이올린 연주자에서 CX 매니저까지”

조이: 현재 일을 하기까지의 스토리가 궁금해요.

코라: 먼저 지나온 과정을 요약해서 말씀드릴게요. 

코라 님의 커리어 여정


바이올린 연주자 👉뉴욕에서 예술경영 대학원 졸업 👉 뉴욕 공연장, 예술협회 인턴 👉 서울 대형 공연장 프로젝트 매니저 👉 클래식 음악 기획사 해외사업 담당자 👉 메이저 엔터테인먼트사 신사업개발팀 매니저 👉 아이돌봄 서비스 사업개발 및 운영 PM 👉 채널톡 CX 매니저  

모두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오는 여정이었어요. 선택의 순간에 변화를 택한 이유가 있었죠. 

바이올린 연주자에서 공연기획자로 

연주자의 삶을 사랑했지만, 하나만 파고들며 살아야 하는 인생에 한계를 느꼈어요. 저는 늘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거든요. 또 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보다 누군가를 빛내주는 역할을 할 때 행복하다는 사실도 알게 됐어요.

공연기획자에서 예술교육 담당자로 

예술이 주는 풍요로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방식으로 전달하고 싶었어요. 교육이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문화예술 기획사를 거쳐 학교 예술교육 관련 사업을 하게 됐어요. 

예술교육 담당자에서 테크 스타트업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돌봄 서비스를 쓰게 되었어요.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니, 회사에서 합류를 제안받게 되었어요. 나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이니 잘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합류했어요. 

아이돌봄 서비스를 운영하는 테크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운영 경험을 기업 고객에게 확장하고 싶은 마음에 채널톡에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우측 하단 문의 버튼을 발견해 보신 적 있으시죠? 채널톡의 고객 메신저 서비스랍니다. 다양한 기업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어요.

“남들은 ‘손해’라고 생각하는 선택도 있었죠”

조이: 지금의 일을 하게 되기까지, 리스크를 감수하고 어떤 결정을 내린 적이 있나요? 

코라: 제 기준에서 ‘손해’라고 생각하는 건 없었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손해라고 볼 수 있는 경험과 그 경험으로 얻은 것들을 설명해 볼게요. 

연주자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했을 때 

  • 손해: 명확하고 선명한 커리어, 어느 정도 보장된 소득과 명예,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
  • 소득: 자신감. ‘어떤 도전도 두렵지 않다’, ‘지금도 늦지 않다’, ‘무엇이든, 과거의 노력은 현재로 이어진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아이돌봄 서비스에서 채널톡으로 이직했을 때

  • 손해: 높은 직급과 권한
  • 소득: 좋은 문화를 갖춘 조직에서의 성장 기회, 업무 주도성과 유연성 

개인적인 결정으로 작년 12월에 캐나다로 이주하게 되었는데, 지금의 회사는 저의 사정을 고려해 유연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어요. 

“한국과의 시차를 고려해 일과를 수행해요”

조이: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궁금해요. 

코라: 회사 본사가 서울에 있고, 저는 캐나다 밴쿠버에 있어서 시차를 고려해 일하고 있어요. 

월~목요일

  • 최대한 서울 팀과 함께하는 일을 많이 해요. 문서 작업을 해도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거나 리뷰, 피드백을 받아야 하는 일 위주로 하죠.

금요일

  • 서울이 토요일이라, 제가 혼자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몰아서 해요. 콘텐츠를 쓰거나 가이드를 업데이트하거나 누적된 데이터를 조용히 리뷰합니다. 

주말

  • 그냥 놀아요.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저 혼자만의 시간을 쓰기도 하고요. 자연이 좋아서 밖으로 나가는 일이 많습니다. 
  • 일요일 저녁은 서울이 월요일이라 종종 일을 하기도 해요.

“평일 하루 일과는 이렇습니다”

🕖 7시~9시 

  • 아이를 깨우고, 도시락 챙겨서 등교시켜요.

🕥 9시 30분 

  • 한숨 돌리고 업무를 시작해요. 전날 새벽까지 일한 경우에는 오전에 좀 쉽니다. 
  • 오전에는 주로 북미 고객들의 이슈를 체크하고, 뉴욕에 있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눠요.

🕐 13시 이후

  • 점심 이후로는 실시간 대화보다는 문서 작업에 집중해요. 

🕔 14시 30분~20시

  • 아이를 픽업해서 방과 후 활동이 있으면 데려다 주고 틈틈히 일합니다. 길게 집중할 수 있는 일 보다는 스팟성으로 확인하고 팔로업하는 일들을 주로 해요. 

🕘 20시 이후~자정

  • 서울 팀과 몰아서 회의하고 일하는 시간이에요. 
  • 시간 관리를 잘못하면 새벽 2~3시가 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정 전에 손을 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 시간을 잘 관리하는 게 요즘 저의 최대 과제입니다. 

“공유, 회고, 휴식이 중요해요”

조이: 일을 잘하기 위한 코라 님 만의 노하우, 습관 등이 있나요? 

코라: 공유, 회고, 휴식. 이렇게 세 가지 정도가 있어요. 

잘 공유하기

빨리, 많이, 자세히 공유할수록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데 유리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습관처럼 업무와 관련된 모든 것을 동료들과 공유해요. 

주기적으로 회고하기

회고는 다가올 시간을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저는 마음 먹고 한다기보다는 저는 회고라는 과정 없으면 다음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사람이예요. 어릴 때부터 늘 일기와 시간표를 수첩에 적으며 살았거든요. 지금도 습관처럼 하루, 일주일, 한 달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요.

필요할 때 잘 쉬기

저의 에너지가 솟구치고 있는지, 휴식이 필요한지 잘 감지하고 완급 조절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미리 여행 계획을 잡아놔요. 1년에 딱 네 번, 1박 2일이면 돼요. 다음 여행까지 3개월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1년을 죽기 살기로 일하는 것보다 훨씬 살 만해요.

“영어 공부, 네트워킹도 하고 있어요”

조이: 지금의 일을 어떻게 키워가고 싶으세요? 

코라: 채널톡의 북미 시장 안착을 잘 이뤄내고 싶어요. 

미국 시장을 개척하려면 극초기 스타트업처럼 움직여야 해서 힘들지만, 재미도 있고 배움도 커요. 이 과정을 통해 얻게 된 CX 매니저로서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저만의 전문성을 키워 제가 원하는 방법으로 조직에 기여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면서 북미의 CX 매니저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테크니컬 라이팅도 공부해 볼 생각이에요. 

동네 분이 저희 가족이 놀고 있는 모습을, 저희 가족인 줄 모르고 찍었다고 해요. 대자연의 품에서 일상의 여유를 즐기며 살 수 있어 행복합니다.

코라 님의 한 끗 차이

👋 먼저 다가가는 사람

제가 코라님을 만난 건 2017년 여름이었어요. 같은 해 12월 무렵, 코라님이 제게 진심을 꾹꾹 눌러 쓴 메일을 한 통 보내왔어요. 제 강연을 듣고, 지난 6개월 동안 ‘뭐라도 해보자’ 싶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런 코라님을 응원하고 싶어 ‘당장 만나자’고 답했고, 그렇게 우리의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코라님은 저뿐만 아니라 도전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갑니다. 

👍 남답게 말고, 나답게 선택

코라님은 애써 쌓아온 연주자로서의 명성과 지위를 던져버리고, 애써 적응해 안정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시점에 이직을 선택했어요. 남들이 보기에는 의문스러운 선택이었지만, 이 모든 여정은 스스로를 나답게 돌보기 위한 선택이었어요. 

👣 더 나은 길을 향해 keep going

코라 님을 아끼는 이들은 조심스레 ‘그만하면 됐다’고 말하기도 해요. 하지만, 코라 님은 미션을 클리어하면 더 나은 길을 향해 신발 끈을 다시 묶어요. 

지금은 어린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의 자아와 개인으로서의 자아를 병행하며 미션을 수행하고 있지만, 엄마로서의 미션을 클리어하고 나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미션을 향해 더 큰 보폭으로 도전할 거예요. 

정년퇴직할 나이가 되어서도 더 멋진 모습으로 진화할 코라 님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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