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시장의 판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들

글, 강희종


배터리를 이루는 네 가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중에서 배터리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양극재예요. 양극재의 종류에 따라 배터리는 크게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 나뉩니다. 이 두 배터리 진영이 전 세계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요.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 배터리
세 가지 원소를 사용한다고 해서 ‘삼원계 배터리’라고도 불리는 NCM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특히 니켈의 함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올라가요.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것은 적은 무게로도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니켈의 비중이 높아지면 안정성이 떨어져 화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에요.

우리나라 기업들은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도 안정성이 우수한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앞서 있어요. NCM 배터리를 구성하는 양극재 중 니켈의 비중이 80% 이상인 경우를 하이니켈 배터리로 분류해요. 주행 거리가 긴 프리미엄 전기차에 하이니켈 배터리가 주로 탑재되죠.

니켈, 코발트, 망간의 함량 비율에 따라 이름을 붙이기도 해요. 예를 들어 NCM811은 니켈 80%, 코발트 10%, 망간 10%로 양극재가 구성된 배터리를 말해요. 최근에는 니켈 함량이 94~95%인 양극재도 상용화하고 있어요.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안정적인 LFP 배터리
LFP 배터리는 중국 기업들이 경쟁력이 높아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최근 LFP 배터리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죠.

LFP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에요. 가격도 저렴해 주로 저가 전기차에 많이 들어갔어요. 한때 LFP는 NCM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빗나가고 있어요.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리튬이차전지 양극재 시장에서 LFP는 전체 출하량의 72%를 차지하며 시장점유율에서 앞서고 있어요.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CATL과 BYD 같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셀투팩(Cell to Pack)’ 기술을 만들어 LFP 배터리팩의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에요. 낱개 배터리(셀)를 독립된 묶음(모듈)으로 나누고 다시 패키징하는 과정을 생략해 부품 수를 줄인 결과예요.

LFP 배터리 생산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운 이유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은 LFP 배터리의 탑재를 늘리고 있어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경우에는 LFP 배터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요. ESS는 화재 안정성과 가격에 특별히 민감한데 이 점에서 NCM 배터리보다 LFP 배터리를 선호하죠.

그럼 우리나라도 빨리 LFP 배터리를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어요. 물론 우리 기업들도 LFP 배터리를 만들 수는 있어요. 문제는 공급망이에요. 하루아침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지금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모두 LFP 배터리 개발을 서두르고 있고 일부 성과도 나타나고 있어요. 양극재 기업들도 LFP 양극재의 대량 생산을 시작했어요. 국내 기업들은 우선 ESS용으로 LFP 배터리를 상용화한 이후에 전기차용으로도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에요.

LFP 배터리의 대항마: 고전압 미드니켈과 LMR 배터리
K-배터리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LFP 배터리의 대항마로 생각하는 것은 고전압 미드니켈과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예요.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는 니켈의 함량을 낮추되 고전압 설계를 통해 전체적인 에너지 밀도를 올린 배터리를 말해요. 니켈 비중이 줄었기에 가격을 내리고 안정성도 강화할 수 있어요. 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 원소 비율은 니켈 60%, 코발트 10%, 망간 30%예요.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 중에는 에코프로가 고전압 미드니켈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LMR 배터리는 가격이 비싼 니켈과 코발트의 비중을 낮추고 대신 리튬과 망간의 함량을 높인 중저가 배터리를 말해요. 채굴 과정에서 윤리적, 환경적 문제가 제기되는 코발트 사용은 최대한 줄이기 때문에 ‘코발트프리(Cobalt–free)’라고도 해요. 대신 리튬의 함량을 높여 에너지 용량을 최대한 끌어올려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중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가 LMR 배터리의 상용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등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어요. GM이 LMR 배터리를 전기차에 적용해 성공을 거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K-배터리의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돼요.


전고체 배터리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이유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기도 점점 다가오고 있어요. 전고체 배터리는 불이 나기 쉬운 액체 상태의 전해액을 고체 전해질로 바꾼 배터리를 말해요. 리튬이온배터리의 전해액은 불에 타기 쉬운 유기물질로 이루어져 있어 열에 취약해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면 그만큼 안정성을 높일 수 있어요.

전고체 배터리의 장점은 또 있어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는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기 위해 분리막을 사용해요.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 자체가 분리막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분리막이 필요 없어요. 분리막이 빠진 만큼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올릴 수 있어요.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화학적으로 안정적이어서 그동안 사용이 제한되었던 양극과 음극 소재를 사용해 배터리의 성능을 개선할 수도 있어요.

전고체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기까지는 여러 난제들이 있어요. 전해질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이 잘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해요.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에 비해 이러한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전고체 배터리에는 새로운 소재와 공정을 적용해야 해요. 특히 고체 전해질의 핵심 소재인 황화리튬 가격은 매우 비싸요. 이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의 초기 가격 역시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돼요.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춰 가격이 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비싼 가격으로 인해 전기차보다는 IT 기기나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먼저 쓰일 것이란 전망이 많아요.

각광받는 나트륨이온배터리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나트륨(소듐)이온배터리예요. 나트륨은 주기율표상 리튬과 동일한 1족 원소로 리튬과 성질이 비슷해 오래전부터 이차전지 소재로 연구되어 왔어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 등 구조도 리튬이온배터리와 동일해요.

나트륨이온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은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거예요. 리튬과 달리 나트륨은 어디서나 구하기 쉽고 가격이 저렴해요.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또 영하 20℃의 혹한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다만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무게가 무겁다는 것이 단점이에요.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고급형 전기차에는 사용하기 어려워요. 저가의 보급형 전기차나 ESS에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돼요.

나트륨이온배터리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는 곳은 중국이에요. CATL은 이미 ESS용 나트륨이온 배터리 상용화에 성공했어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기업들도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요. LFP 시장에서 중국 기업에 주도권을 내준 경험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어요. 앞으로 나트륨이온배터리가 보급형 전기차와 ESS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입지를 넓힐지가 관건이에요.

📌필진 소개: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1999년부터 기자로 일하고 있어요. 서울전자신문, 아이뉴스24, 디지털타임스를 거치며 인터넷, 통신, 미디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과 전자 분야를 오래 출입했어요. 아시아경제신문에서 산업부를 거쳐 국제부장, 경제부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에너지 분야 전문 기자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에너지 산업을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펴낸 책으로는 ⟪배터리워⟫가 있습니다. 

경제 공부, 선택 아닌 필수

막막한 경제 공부, 머니레터로 시작하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잘 살기 위한 잘 쓰는 법

매주 수,금 잘쓸레터에서 만나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 머니레터를 놓치지 않고 받아보려면? 👇

경제를 보는 눈을 기르는 데는 머니레터를 꾸준히 읽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답니다. 그런데 종종 "머니레터를 구독했는데도 메일이 오지 않는다", "어제는 머니레터가 도착했는데, 오늘은 머니레터가 오지 않았다"는 문의가 들어오곤 해요. 이를 방지하기 위한 3단계를 알려드릴게요.

첫째, 어피티 발신자를 주소록에 추가하고 VIP 또는 중요 메일로 지정해주세요.

👆 위 이메일 주소를 복사해 주소록에 추가해 주세요.
위 이메일은 어피티가 독자님에게 머니레터를 발송하는 공식 발신자 이메일입니다.

둘째, 받은편지함에 없다면 스팸 메일함과 프로모션함을 확인해주세요.

셋째, 회사 이메일이라면 Gmail, 네이버 등 개인 이메일 사용을 권장합니다.

회사 및 기관 메일은 내부 보안 정책에 따라 메일이 정상적으로 수신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