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뻣뻣해도 요가할 수 있을까? 운동 유목민이 2년째 요가하는 이유

📌필진 소개: 요가 경력 2년 차, 며칠 전 머리서기를 성공한 요가 초심자 세이지입니다. 원래는 수영, 스쿼시, 클라이밍, 필라테스, 러닝, 헬스까지 안 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로 운동 유목민이었어요. 하나를 오래 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기웃거리던 제가, 신기하게도 요가는 2년째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가면 그 나라 요가 클래스를 찾아갈 정도로요.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요가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처음 요가를 시작한 건 건강한 취미를 만들고 싶어서도, 유연해지고 싶어서도 아니었어요. 당시 저는 회사 스트레스가 꽤 심한 상태였는데, 어느 날부터 심장이 콕콕 쑤시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어요.


그때 문득 예전 동료가 했던 말이 생각났어요. “아침에 요가하고 출근하면 기분 나쁜 말을 들어도 그냥 흘려보내게 되더라.” 


그땐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요가를 등록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요가가 벌써 2년이 됐네요. 물론 지금도 완벽하진 않아요. 얼마 전에는 집에서 요가 챌린지 동작을 연습하다가 옆에 있던 물컵을 쳐서 멀티탭에 물을 쏟기도 했거든요.😅 


우당탕탕 초보 요가 수련자지만, 요가는 꾸준하게 그냥 하게 돼요. 안 되던 동작이 어느 날 갑자기 되는 순간이 있거든요. 처음에는 외계어 같던 아사나 이름들이 익숙해지고, 몸이 조금씩 달라지는 게 느껴져요. 오늘 잘쓸레터에서는 같은 초급자의 입장에서 요가에 입문하는 법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해요. 

ⓒ세이지 님


🤔 요가는 유연한 사람만 하는 운동일까?
요가를 한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어요.


“정적이라서 지루할 것 같아”

“요가는 유연한 사람들만 하는 거 아니야? 나는 몸이 너무 뻣뻣한데?”

“남자가 하기엔 좀 어렵지 않아?”


저도 시작 전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요가원에서 가장 유연한 사람들은 원래 유연했던 사람들이 아니라 꾸준히 다닌 사람들이더라고요. 생각해보면 헬스를 시작하기 전에 근육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요가도 마찬가지예요.

출처: 채널십오야


유연해서 요가를 하는 게 아니라, 요가를 하다 보니 유연해지는 거예요. 실제로 유튜브를 보니 나영석 PD도 이효리 님의 수업을 곧잘 따라 하시더라고요? 요즘은 남성 수강생분들도 꽤 많고, 처음에는 발끝도 못 잡던 분들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전굴하는 모습을 자주 봤어요.

✅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요가의 세계
처음에는 저도 요가가 다 똑같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직접 해보니 종류마다 완전히 다른 운동이더라고요. 제가 경험해본 요가들을 소개할게요. 


  • 🧘 매트요가, 이게 내 몸이 맞아..? 내 맘대로 움직여지지가 않아…
    가장 기본적인 요가예요. 요가 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모습이죠. 처음에는 선생님이 “어깨 힘 빼세요”라고 하시는데, 어깨 힘을 어떻게 빼는 건지조차 모르겠더라고요. 손목에 힘이 들어가고, 목에 힘이 들어가고, 얼굴까지 찡그리고 있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내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이 생기고,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조금씩 알게 됐어요. 

ⓒ세이지 님


매트만 있으면 집에서도, 공원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저는 봄이나 가을이 되면 야외요가를 꼭 찾아다녀요. 수업이 끝난 뒤 매트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그 순간이 정말 좋거든요. 특히 보라카이에서 경험한 선셋 요가는 아직도 잊지 못해요. 노을을 보며 했던 사바사나가 얼마나 평화롭던지요.


    • 나에게 매트요가란? 흐트러진 호흡과 감각을 다시 정돈하는 시간이에요 🌿 사주에 화(火)가 많은 제가 저를 다스리는 방법 중 하나! 
    • 비용은? 그룹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운동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에요. 월 12~20만 원 선에서 시작할 수 있어요. (주 2~3회 기준)

  • 🛸 플라잉요가, 하늘을 날아봐요! 근데 내가 주리틀기를 당했다면 이런 느낌이겠지
    해먹을 이용해 공중에서 진행하는 요가인데, 생각보다 근력도 많이 필요하고 자극도 강해요. 처음 뒤집혔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해요. ‘내가 왜 거꾸로 매달려 있지…?’
ⓒ세이지 님

처음에는 여기저기 멍도 들었어요. 특히 해먹이 무릎 뒤나 허벅지를 누를 때는 사극에서 보던 주리 틀기 고문이 떠오를 정도였달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이 끝나면 몸이 정말 가벼워진 느낌이 들어요.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보길 추천해요. 단, 수업 전 과식은 절대 금지입니다.

    • 나에게 플라잉요가란? 몸속 노폐물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자주 찾게 되는 수업이에요 
    • 비용은? 매트요가보다 조금 더 가격대가 있지만, 대부분의 요가원이 매트와 플라잉을 함께 운영해서 요금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요. 월 15~25만 원 정도예요. (주 2~3회 기준) 

  • 🤸 아크로요가, 그냥 찍어도 인생샷 가능
    아크로바틱 + 요가의 조합이에요. 2인 이상이 함께 균형을 맞추며 동작을 만들어가는 요가로 베이스, 플라이어, 스팟으로 역할이 나뉘어요. 발리에 가보신 분이라면 요가원에서 자주 보셨을 거예요. 근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요? 맞아요! 영화 <윗집 사람들>에 나왔던 바로 그 요가예요. 배우 하정우 님도 직접 배웠다고 알려지면서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게 됐죠.

ⓒ세이지 님


다른 요가들에 비해 난이도가 가장 높고, 근력과 균형감각은 물론 파트너와의 신뢰가 정말 중요해요. 한국에서는 아직 클래스가 많지 않아 접근성이 낮은 편이지만, 커뮤니티 잼이나 원데이 클래스로 먼저 경험해볼 수 있어요. 혼자 하는 운동보다 함께하는 활동에서 에너지를 얻는 분들, 그리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분들께 특히 잘 맞아요. 📸 (동작이 완성되면 인생샷 각이에요, 진짜!)

ⓒ세이지 님

    • 나에게 아크로요가란? 평소에 해볼 수 없는 멋진 동작들을 만들어보면서 뿌듯함은 덤!
    • 비용은? 한국에선 아직 하는 분들이 많지 않다 보니 정기 클래스보다 원데이 클래스나 워크샵 위주로 운영돼요. 세션당 3~5만 원 정도이고, 커뮤니티 잼에 참여하면 부담 없이 즐겨볼 수 있어요. 새로운 운동 해보는 걸 좋아한다면 경험해보기 딱이에요! 
    • 커뮤니티 잼이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에서 #아크로요가 #acroyoga를 검색하거나 다음 계정들을 둘러보세요. @seoulacro, @acroyoga_seoul_jam, @unknown.jeju (제주에서 하고 싶다면!) 외국인분들도 한국 여행 와서 체험하거나 가르쳐주고 가신답니다! 

🐣 처음이라면 어떤 요가부터 해야 할까?
처음이라면 무조건 매트요가를 추천해요. 플라잉도, 아크로도 결국 매트요가의 기본 움직임을 이해하고 있으면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거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요가의 종류보다 꾸준함이에요. 어떤 요가가 나에게 맞는지는 직접 해봐야 알 수 있거든요. 처음부터 딱 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도 그냥 가까운 요가원에 등록해서 시작했고, 하다 보니 플라잉도 아크로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됐거든요. 오히려 이것저것 가볍게 경험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을 거예요. 꾸준히 다니는 게 부담스럽다면, 원데이 클래스나 야외요가처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먼저 시작해도 충분해요.

매트요가 안에서도 수업 종류가 나뉘는데, 저는 그중에서 아쉬탕가 수업을 입문용으로 추천해요. 사실, 아쉬탕가는 운동 강도 자체는 높은 편이에요. 그런데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이유가 따로 있어요. 

  • 아쉬탕가는 매번 정해진 동작을 정해진 순서대로 반복하는 요가거든요. 수업마다 시퀀스가 바뀌는 다른 요가와 달리, 갈 때마다 같은 동작을 연습하니까 오늘은 저번보다 얼마나 더 내려갔는지, 내 몸의 변화를 가장 명확하게 체감할 수 있어요. 늘 새로운 동작을 따라가느라 허둥대는 대신, 익숙한 동작을 한 단계씩 깊게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달까요. 안 되던 동작이 되는 순간의 짜릿함을 비교적 빨리 느낄 수 있는 수업이라, 요가의 재미에 빠지기 좋아요.

✅ 요가원은 이렇게 고르세요 
  • 일단 집이나 회사에서 가까운 곳: 운동은 결국 접근성이 8할이에요. 아무리 좋은 요가원도 멀면 안 가게 되더라고요.
  • 체험 수업(원데이 클래스)부터: 대부분의 요가원이 1회 체험 수업을 운영해요. 보통 1~2만 원 선이고, 등록하면 체험비를 빼주는 곳도 많아요. 선생님 스타일과 요가원 분위기가 나랑 맞는지 직접 확인하고 등록하세요.
  • 준비물은 거의 없어요: 매트는 요가원에서 대부분 빌려주고, 편한 운동복과 수건만 있으면 돼요. 맨발로 하는 운동이라 양말도 필요 없어요. (미끄럼 방지 양말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긴 해요!)

요가 동작 이름은 대부분 산스크리트어(고대 인도 언어)예요. 처음 수업을 들으면 선생님이 외계어를 말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사실 뜻을 알고 보면 꽤 귀여워요.

예를 들어 브릭샤 = 나무, 아사나 = 자세. 그래서 브릭샤아사나는 ‘나무 자세’예요. 또 우리가 흔히 아는 ‘다운독’ 자세는 ‘아도 무카 스바나아사나’인데, 직역하면 ‘아래를 보는 개 자세’라는 뜻이에요. 실제로 강아지가 기지개 켜는 모습과 비슷하답니다.

저는 아직도 핀차(핀차 마유라아사나(Pincha Mayurasana)의 줄임말로 산스크리트어로 ‘핀차’는 깃털, ‘마유라’는 공작이라는 뜻이에요)를 못 합니다. 아니, 정확히는 아직 핀차를 하는 중이에요. 처음엔 다운독도 어려웠던 사람이 여기까지 왔으니까, 언젠가는 되겠죠.

혹시 지금 몸이 뻣뻣해서, 유연하지 않아서, 혹은 요가가 지루할 것 같아서, 과거의 저처럼 망설이고 있다면 딱 한 번만 수업을 들어보세요.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고, 몸과 마음을 다시 정돈하는 시간이 독자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럼 모두, 나마스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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