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니프로필
박진영 / 32 / 어피티 머니레터 발행인 / 스타트업 대표
어피티 머니레터는 어떻게 독자님 메일함에 닿게 되었을까요? 어피티 박진영 대표는 어떻게 자산관리를 할까요? 어피티 머니레터를 만든 박진영 대표와 사업, 삶, 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기자 출신 앵커가 되고 싶었어요
김얀: 어피티 머니레터가 밀레니얼 세대를 상징하는 또 다른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어피티 머니레터는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박진영: 25~34세 여성을 위한 돈 관련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분야에서는 확실한 자기 기준이 있는데 돈을 관리하는 데는 기준이 없다는 걸 보고 느낀 문제의식이었죠. 저 역시 그랬고요.
김얀: 취업이라는 안전한 길을 가지 않고 창업을 결심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박진영: 저는 기자 출신 앵커가 되는 게 꿈이었고 손석희와 김주하가 저의 롤모델이었어요.
학보사에 들어가고 여러 프로젝트를 했던 것도 처음엔 다 그걸 위한 거였어요. 그러다 언론사와 협업할 기회가 생겼어요. 미스핏츠라는 미디어를 시작했을 때 언론사에서 요청이 많이 왔거든요. 막상 협업을 해 보니 아무래도 큰 조직에서는 유연하게 일하기가 힘들 것 같았어요.
졸업 학기, SNS 영상 만드는 외주 일을 하면서 돈을 벌기 시작했어요. 대기업 월급만큼은 나오니까 내가 콘텐츠 만드는 역량은 입증이 됐다고 보았어요. 그러니까 사업을 해야지 하고 기적의 논리가 완성되면서 (웃음) 포브 팀을 꾸리게 됐어요. 그 뒤로는 지금까지 멈출 수 없이 오게 된 것 같아요.
구독자분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판을 깔고 싶어요
김얀: 그렇게 사업을 시작하고 어피티 머니레터를 만드셨군요. 앞으로 어피티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어떤가요?
박진영: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돈에 관한 기초 지식을 성실히 제공하고 계속 얘기할 거리를 뉴스로 제공하면서 20만 구독자를 모았어요. 이제는 구독자분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판을 깔아주고 싶어요.
국내를 넘어서 비슷한 과도기를 거치는 곳에도 솔루션을 전파하고 싶어요. 예시로, 동아시아권에 일하는 여성과 소득이 있는 여성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구독자분들이 얘기 나눌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데 특화된 플랫폼을 만들자 하는 게 저희의 목표고 올해는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돈은 인생을 잘 누리기 위한 것
김얀: 이제 돈 이야기를 해볼까요? 아마 독자들이 가장 궁금할 부분일 것 같은데 어피티 머니레터의 진영 님은 자산 관리를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박진영: 매일 다양한 투자 정보를 취합하고 있지만, 사실 적극적인 투자는 하지 않고 있어요. 사업하는 사람들은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이미 지금 가장 위험한 자산에 베팅을 했거든요. 일단 어피티 지분의 85%가 저한테 있어요.
자본금이 크지는 않지만, 위험 자산에 속하고 제 포트폴리오에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무조건 현금 보유 전략으로 자산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투자나 펀드 같은 것도 조금씩 하고 있지만, 돈을 벌겠다는 마음보다는 독자분들한테 설명을 해주기 위해서 소액으로 하고 있어요.
김얀: 그렇다면 진영 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요?
박진영: 어머니는 항상 돈은 인생을 누리게 해주는 것이라 하셨어요. 그런데 어머니는 모으기만 하셨지, 정작 본인을 위해서는 잘 쓰지 않으셨어요. 그러고 보면 돈을 잘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기준에 맞게 잘 쓰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돈이라는 것도 인생을 잘 누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니까요.
우리는 이미 잘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얀: 매일 마감을 하고 계속해서 달려가고 있는데 진영 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지금 행복하신가요?
박진영: 네. 일단, 저는 일을 할 때 가장 재밌고 행복한 것 같아요. 특히나 어피티를 운영하면서 저도 같이 성장해서 좋아요. 경제 미디어 쪽은 전문가와 아닌 곳이 너무 명확한 분야잖아요. 예를 들면 제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는 분도 있지만, 저 역시 자산가로 거듭나야 되니 성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예요.
스트레스는 다행히 아직 그렇게 크게 받은 적이 없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가끔 재미가 떨어지는 때는 있었던 것 같아요. 보통 반년마다 그런 주기가 찾아왔었는데 그때마다 머니레터를 약간 리뉴얼해요. 구성이나 커버 디자인을 바꾸는 식으로요. 그리고 책을 많이 읽는데 좋은 장문의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해요.
김얀: 최근에 읽은 책 중 추천하는 책이 있나요?
박진영: ‘우리나라 경성시대 때 주택’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경성 시대에 지금 와 있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평상시 이해관계와 관련되어 있는 책이 아니라서 더욱 푹 빠져서 읽었던 것 같아요. ‘생각한다는 착각’이라는 책도 되게 좋았어요. 아, 그리고 토니 모리슨이라는 작가의 ‘재즈’라는 책도요.
그리고 이번 달 말에는 저희 책도 나와요. ‘웰컴 투 어피티 제너레이션’이라는 책으로 새로운 밀레니얼에 대한 이야기에요. 어피티 머니레터의 독자분은 본인만의 기준을 갖고, 성실하고, 부지런히 본인의 일상을 가꾸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갓생’ 이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니라 내 일상을 잘 조각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김얀: 마지막으로 어피티 머니레터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나요?
박진영: 래퍼 영지한테 “영지 씨, N포 세대라는데 뭘 포기하셨나요?”라고 물으니 “저는 포기한 게 없는데요.” 이러는 거예요. 돈이 필요해서 돈 벌고 알바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한 것이지, 취직을 포기했다거나 꿈이 없다는 식으로 보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어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아직 젊고, 포기한 게 없는데 미디어에서 이렇게 먼저 만드니 우리가 진짜 포기한 세대인가? 했던 것 같아요. 자조적인 분위기는 옮잖아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유쾌한 이야기를 하거나 열심히 사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 되었고, 돈 이야기를 하면 젊은 애가 왜 자꾸 돈 얘기만 하냐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요즘은 돈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어요. 우리는 이미 잘하고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