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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이자 창업가입니다

a woman sitting at a table with a laptop

글, 조이


제가 사는 지역의 취업지원센터가 ‘취업·창업지원센터’로 이름을 바꾸었어요. 과거엔 학교를 졸업하고 진로를 정할 때 ‘창업’은 일반적인 선택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청년 세대의 목표나 to do 리스트에서는 창업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더군요. 센터의 이름 변경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것이겠죠.


테일러 피어슨은 그의 저서 『직업의 종말』(부키)에서 ‘성장동력’을 기준으로 달라진 사회상을 설명한 바 있어요. 21세기는 ‘아이디어와 용기’가 가장 희소한 생산 자원이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비용이 싸져서 ‘창업’이 이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죠.

원자료 출처: 테일러 피어슨, 『직업의 종말』, 부키


물론, 창업은 여러모로 어려움이 따르는 선택지예요. 그러나 세상이 변하면서 창업, 그중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1인 창업 모델’은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 것 또한 사실이에요. 


이번 커리어 다이어리에는 프리랜서 마케터이자 1인 기업가로 ‘프리워커스클럽’을 운영하는 박구건 님 인터뷰를 준비했어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프리워커스클럽에는 주도적으로 일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있어요. 박구건 님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하는 미래를 그려보세요.

프리랜서 마케터이자 커뮤니티 운영자로 일하고 있어요


제 직업은 크게 ‘프리랜서 마케터’와 ‘커뮤니티 운영자’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어요. 두 가지 직업을 구성하는 세부적인 일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프리랜서 마케터 

  • 주로 지인 추천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 내 서비스에 합당한 보상을 얻기 위해 협상하고 
  • 맡은 업무를 정해진 시간에 완료해 전달합니다


커뮤니티 운영자

  • 커뮤니티를 알리기 위해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하고
  • 커뮤니티 재방문이 일어나도록 콘텐츠, 이벤트, 정보를 제공하고
  •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수익 모델을 고민하고 테스트하며
  • 커뮤니티의 장기적인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합니다 


일과 삶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삶을 살아요


프리랜서이자 1인 기업이다 보니, 일과 삶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아요. 평일에는 커뮤니티 운영 업무와 프리랜서 마케터 업무를 6:4 정도 비율로 나눠서 일을 해요. 오전에 주로 커뮤니티 관련 업무를 보고, 오후에 마케터 업무와 미팅을 소화하고 있어요.


주중에 마무리하지 못한 업무가 있으면 주말에도 일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 외에는 개인적인 약속을 잡거나, 관심 분야의 책과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요.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온라인 영어 교육 회사의 퍼포먼스 마케팅을 담당하는 회사의 마케터로 일을 시작했어요. 각 여정의 만족도를 (5)점 만점으로 잡고, 각각의 일의 선택한 이유를 설명해 볼게요. 


  • 온라인 영어 교육 회사 퍼포먼스 마케터 (5)
    • 해 보고 싶었던 방식의 마케팅을 하는 회사였고, 초기 스타트업이라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을 거라 기대했어요.


  • 교육콘텐츠회사 마케팅팀 팀장 (4)
    • 첫 회사가 코로나 때 사업을 접게 되면서, 이전 회사 대표님 소개로 합류하게 되었어요. 
    • 회사가 온라인 플랫폼에 투자를 시작하던 시기라 경력을 살려 제가 할 수 일이 많을 것 같다고 판단했어요.


  • 교육콘텐츠회사 신사업팀 마케팅/운영 매니저 (3)
    • 회사에서 B2B 교육 사업 확장을 시도하던 시기에 사업 세팅부터 마케팅, 운영을 한 사이클 돌릴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고 해서 합류했어요.
    • 마침 당시에 한창 이슈였던 NFT 관련 교육이라 개인적으로도 흥미가 있었어요. 


  • 프리랜서 (콘텐츠, 퍼포먼스 마케팅) (3)
    • 저는 커리어를 시작할 때부터 언젠가는 프리랜서로 일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여러 이유가 맞물려 퇴사를 결정하게 되면서,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어요. 
    • 초기에는 들어오는 일을 거의 다 하면서 나에게 맞는 일, 돈이 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갔어요. 


  • 커뮤니티(프리워커스클럽) 운영 (4)
    • 프리랜서 생활을 6개월 정도 했을 때 혼자 일하는 것의 한계를 느꼈어요. 팀을 만들어 좀 더 큰 프로젝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료 ‘마케터’를 모으기 위한 방법으로 커뮤니티를 직접 만들기로 했죠. 
    • 그런데 커뮤니티에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와 직업군의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보고, 직군에 상관없이 프리워커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지금의 모습으로 운영 방향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자유’가 일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에요


제가 일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예요. 좀 더 구체적으로는 그 일을 했을 때, ‘어떻게 하면 성과를 만들 수 있겠다’라는 그림이 그려지는지를 중요하게 봐요. 이런 일들은 보통 재미도 있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가능성도 높아서 개인적인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경제적 보상도 중요해요


20대에는 일단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경제적인 부분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는데요. 프리랜서로 살아가게 된 이후에는 내가 갖고 있는 경험과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요즘은 커뮤니티를 하나의 서비스로 운영하다 보니, 일을 제안받았을 때 이 일이 커뮤니티의 성장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지를 중요하게 봐요.


가장 중요한 건 자유예요


내가 원하는 일을,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가가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거든요. 일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희생하고 싶지 않아요. 


물론 모든 일을 이 기준에 맞출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당장 내키지 않더라도 인내하며 해 낼 수 있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지만 지금은 소득이 불규칙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일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워요. 일이 잘 풀릴 경우, 내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만큼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고요.


하지만, 프리랜서이자 1인 기업의 형태이기 때문에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경제적인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에요. 아직까지는 시스템화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일하는 시간과 수익이 비례한다는 점도 아쉽고요. 


프리랜서로서 소득이 올라가기 시작한 시점에 커뮤니티도 성장하게 됐는데요, 커뮤니티 운영에 시간을 할애하기 위해 프리랜서 업무는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시 줄였어요. 커뮤니티에서 스터디 모임 운영 등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월 100만 원 미만의 수익을 얻고 있어요.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을 커뮤니티를 통해 실현하고 싶어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커뮤니티 슬로건은 제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을 담고 있어요. 그 아이디어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이 지금까지는 아주 재미있습니다. 다양한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좋고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커뮤니티를 통해 프리랜서 업무 의뢰도 가끔 들어오고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는 이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하나씩 실행해 보고 있는 단계예요.

 

프리워커로 일하면 자유도 크지만 모든 것을 혼자 해 내야 한다는 부담과 외로움도 크기 마련이에요. 저 역시 그런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이런 커뮤니티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무척 뿌듯하고 행복해요.


프리워커를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프리워커들이 외롭거나 두렵지 않도록,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갈 계획이에요. 좀 더 구체적으로는 커뮤니티 안에서 정보를 나누고, 협업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서비스를 하나씩 선보일 예정이죠. 프리워커스클럽이 장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수익모델로서 기업과 프리워커를 연결해 드리는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어요.


현재는 최대한 멤버분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현재 커뮤니티 구성원이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생각으로 커뮤니티에 들어왔는지, 어떤 것들을 느끼고 얻어가고 있는지, 또 무엇을 원하는지 등을 알아가고 있어요. 최근에 시작한 인터뷰 콘텐츠는 커뮤니티를 알리는 동시에 멤버분들에게 퍼스널 브랜딩 효과를 주고 싶어 시작한 프로젝트예요. 


또,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과 취미로 수익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건 인터뷰가 나갈 때쯤이면 커뮤니티 멤버분들께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잘러 박구건 님의 한끗 차이


일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을 즐겨요

 

구건 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논어(論語) 속 유명한 구절이 떠오르네요.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구건 님은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스페셜리스트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제너럴리스트 성향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서로 다른 분야의 공통점을 발견하거나, 어떤 현상의 원인을 발견하거나, 특정 분야가 변화해 나가는 거시적 맥락을 발견하는 일에서 지적인 즐거움을 느끼고요.


마케터라는 직업도 사회의 변화나 흐름은 물론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구건 님의 성향에 잘 맞고, 커뮤니티 운영은 이러한 다양한 관심사가 섞여 있는 일이라 더욱 즐겁다고 합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죠? 


구건 님은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을 따라잡고, 그에 맞춰 프로젝트나 캠페인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서,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한다고 해요. 무엇인가를 읽고, 보는 것을 좋아해서 억지로 공부하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차근차근 목표를 이뤄가요


구건 님의 단기적인 목표는 직장인이 아닌 개인으로서 처음 도전하는 프로젝트를 잘 만들어가는 것이에요.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활성화될 수 있는 시스템을 잘 세팅해서 운영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죠.


장기적인 목표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에요. 그러기 위해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잘 알아내고, 그 일을 통해서 경제적으로도 부족함 없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프리워커스클럽에 800여 명이 넘는 멤버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니 단기적인 목표는 이미 이룬 것 같아요. 콘텐츠를 만들고,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이 구건 님께 잘 맞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으니 이미 장기적인 목표의 전제 조건도 갖추신 것 같네요.


구건 님이 자신의 일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부족함 없는 환경을 누릴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아 오리라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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