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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제 무역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blue and red cargo ship on sea during daytime
글, 남시훈


📌 필진 소개: 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부교수 남시훈입니다. 연구 외에도 경제학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일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콘텐츠도 활발히 제작하고 있어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파트너 채널에서 <이슈 속의 경제학>을 연재했고, 펴낸 책으로는 『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이 있습니다.


전체의 이익이 모두의 이익은 아니에요


지난 연재에서는 국제무역의 이점을 주로 설명했어요. 그런데 시장에는 국제무역 확대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아요. 특히 각국 정치인들에게서 외국 기업에 적대적이거나, 자국의 이익만을 챙기는 보호무역을 강조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요. 왜 그럴까요?


국제무역이 참여국 모두에 이익을 준다는 전제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익은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 해당하는 이야기예요. 국가를 구성하는 여러 기업 및 생산자, 소비자 단위로 나누어서 살펴보면, 국제무역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주체도 생길 수 있습니다.


시장경제는 기본적으로 기업들의 경쟁을 기반으로 작동해요. 국제무역도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들의 경쟁을 기반으로 이뤄지죠. 경쟁에는 밝은 부분도 있지만 어두운 부분도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특정 상품을 생산해서 국내 시장에 판매하고 있었는데, 외국에서 더 저렴하거나 질이 좋거나 차별화된 상품이 수입되는 바람에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과 경쟁, 손해를 보는 모습은 이미 익숙해요. 당장 국내 오픈마켓들이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과 경쟁하기 시작했으니까요. 


경쟁 기업의 출현으로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키워 더 발전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심한 경영 압박을 받고 매출이 감소하거나, 심지어 폐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만큼 실업자가 발생하고, 그만큼 소비가 줄어 자영업자며 개인의 삶에도 어려움이 생겨요. 그 입장에 놓이게 되면 국제무역에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경쟁은 공정함을 보장하지 않아요


수입품과 경쟁하는 기업의 피해와 그로 인한 실업 문제는 누군가의 생존이 달린, 대단히 직접적이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FTA 등 시장 개방 협상을 할 때마다 수입품과 경쟁이 예상되는 산업군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반대로 한국, 중국 등 각국의 수입품과 경쟁해야 하는 미국 제조 기업들과 그 근로자들도 국제무역에 적대적이긴 마찬가지예요.


국제무역을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경제학적으로 국제무역은 피해보다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이익과 피해의 충돌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이론적으로는 국제무역으로 이익을 얻은 사람들의 이익을 정부가 어느 정도 회수해서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게 나눠 주면 해결됩니다. 하지만 역동적으로 흘러가는 시장 경제에서 무엇이 국제무역으로 인한 이익이고 또 무엇이 국제무역의 피해인지 가리기란 쉽지 않아요.


여러 연구에서는 전반적으로 세금을 높이고, 실업자들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경제를 튼튼하게 하고, 또한 국제무역에 대한 사람들의 반발을 진정시키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이는 정치적으로 합의에 이르기 까다로운 영역이고, 국가의 상황에 맞게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돌봐야 하는 문제예요.


개도국의 국제무역엔 전략이 필요해요


한편 국가 차원에서도 국제무역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개도국일수록 국제무역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건 일반적인 사실이에요. 하지만 자세히 파고 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질 수도 있어요.


국제무역을 할 때 선진국은 발전된 기술력을 강점으로 삼고, 개도국은 저렴한 노동비용이 강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선진국과 개도국이 대등하게 교역하기란 쉽지 않아요. 석유처럼 전세계에 필수적인 천연자원이 아주 풍부한 나라가 아니라면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조차 어려운 것이 대다수 개도국의 입장이죠. 그래서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에요.


다른 나라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적극 수출하고, 외국에서 관심을 갖는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경쟁력을 키우는 정석적인 절차 외에도 염두에 두어야 할 일들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일단 개도국은 자국 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이 필요해요. 개도국이 선진국에 대해 비교우위를 갖는 산업은 1차 산업이나 노동 중심 제조업인데, 아무래도 부가가치가 낮을 수밖에 없으며 개도국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임금이 오르게 되면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때문에 주력 수출 산업이 자리잡은 이후에는 국가 주도의 산업지원정책이 어느 정도 있어야 새로운 고부가가치 주력산업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한국과 중국은 모두 정부가 산업정책을 지휘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례에 해당해요. 정부가 특정한 기업과 산업을 지원하면서 그 기업들이 수출까지 할 수 있도록 상당한 지원을 했고 이것이 성공했습니다. 다만 정부가 정책을 잘못 설계하면 부실한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실패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해요.


다음으로는 국제무역이 외교와 같다고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려는 사고가 필요해요. 개도국은 자국에 투자하려는 선진국들의 경쟁을 유도해 최대한 유리한 계약을 유도하고, 자원을 수출할 때 다른 개도국들과 연대하여 협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입니다. 해당 기국에 속한 국가들의 단결력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이러한 연대가 없을 때에 비하면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죠.


또, 실물시장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금융(자본)시장 개방의 경우, 금융시장의 활성화 및 선진국 금융경영의 노하우를 배우는 한편, 너무 빠르게 개방하는 바람에 금융불안이 심해지고 금융위기를 맞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한국의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방어하지 못하고 이에 휩쓸려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중론이에요.


노동 및 환경 조건에 대한 문제 역시 아주 중요합니다. 글로벌 기업이 개도국에 투자한다고 하면 많은 경우 낮은 비용을 장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노동 및 환경 문제가 발생하기 쉬워요. 노동자 보호 및 환경 보호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항상 비용이 낮으면서 규제가 덜한 개도국으로 이동하려는 성격이 있으므로 개도국 정부의 노력만으로 이 문제를 개선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국가차원의 노력과 연대 외에도 여러 비정부 비영리 단체들(NGO)의 감시와 공론화가 필요합니다. 특히 개도국 노동문제에 대해 선진국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으로 대항하는 경우 상당한 힘이 될 수 있어요.


포용적 성장, 포용적 국제무역


이처럼 국제무역은 모든 나라에게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일방의 선량한 의도로 일어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경쟁이 심해지면서 국제무역의 부작용이 심해질 여지가 항상 있어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포용적 성장, 포용적 국제무역으로 나아가는 것이에요. 그러려면 문제가 있는 글로벌 기업을 국제적으로 견제하고, 동시에 국내에서는 국제무역이 전체적인 이익이라는 전제를 공유하되 경쟁 구도 속에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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