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기준금리와 비트코인의 관계를 알아보면서 돈의 기회비용과 이자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사건 발생
테라 폭락
오늘은
가치안정코인인 ‘테라(Terra, UST)’의 가치 급락한 사건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며칠 전에 일어난 사건으로 가상자산 업계에 꽤 영향을 미친 사건이에요.
테라는 가상자산 한 단위의 가격을 미국 1달러에 고정한 가치안정코인(stable coin,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테라의 가치는 1년 넘게 1달러를 거의 맞춰왔어요. 그런데 이번 주 초반부터 테라의 가치가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나섰습니다. 현지시간 10일, 옐런 장관은 “가치안정코인의 급격한 하락은 금융안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규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옐런 장관의 발언 이후 테라의 가격은 더 급격하게 떨어졌어요. 이전까지 1달러를 맞춰오던 테라가 현지 시간 11일을 기준으로 60센트 대까지 내려갔습니다.
가치안정코인?
어디서 들어봤는데
몇주 전 에피소드에서 대표적인 가치안정코인의 테더(Tether)를 다루었습니다.
가치안정코인은 가상자산 한 단위의 가격을 미국 1달러에 고정해서 가치를 안정화합니다. 발행한 가상자산의 가치에 상응하는 달러를 은행 등에 넣어두고 정기적으로 회계감사를 받아 안정성을 증명해요.
다시 말해, 가치안정코인의 가치가 안정적인 이유는 법정화폐로 가치가 보증되기 때문입니다.
문제1: 증명은 했지만 부족하다
가치안정코인 발행사는 은행에 돈을 예치한 후에 예금증명서를 발급받아요. 문제는 예금증명서는 이전 거래내역과 발생 순간의 예금 잔액만 보여준다는 점이에요.
예금증명서는 증명서를 발급한 이후 기간의 거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지 못해요. 즉, 구매자는 발급서 발급 이후로 거래 내역을 다음 예금증명서를 발급받기 전까지 알 수 없어요.
문제2: 지급준비금이 없다
가치안정코인은 지급준비금의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지급준비금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고객이 넣어 둔 돈의 일부 중 한국 은행에 맡겨 둔 돈이에요. 은행은 고객에게 받은 돈을 대출이나 투자 등으로 운용하는데,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고객 돈의 한계를 법으로 정해뒀어요.
가치안정코인 발행사는 은행과 비슷한 점이 있는데요. 가치안정코인의 발행사도 구매자의 돈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자가 가치안정코인을 사면 발행사가 가치안정코인을 발행하고, 구매자의 돈을 은행에 넣어요. 이 돈을 발행사가 투자 활동 등으로 운용할 수 있어요.
다른 점은 가치안정코인 발행사는 지급준비금 규제를 받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은행에 넣어 둔 고객의 돈을 모두 운용할 수 있어요. 발행사는 은행과 같은 법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심각한 유동성 위기의 리스크
지급준비금이 없으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고객의 인출 요구가 많을 때,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의 경우 코인의 가격이 급락해서 많은 구매자가 한 꺼번에 코인을 팔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하죠.
구매자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는데 당장 은행에 넣어둔 돈이 없다면 가상자산 가치의 안정성에 큰 문제가 돼요. 가치안정코인의 안정성에 문제가 생겨서 코인의 가치가 급락하는 거고요.
그림자 금융
너는 누구니?
가치안정코인의 가격 하락은 금융안정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위에서 가치안정코인 발행사는 은행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발행사는 은행이 적용받는 규제와 감독은 받지 않습니다. 이런 기관을
그림자 금융이라고 해요. 그림자 금융은 금융 시장에 일정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가치안정코인이 그림자 금융이 아니어서 은행처럼 지급준비금을 준비하는 등의 규제와 감독을 받았다면, 테라 폭락과 같은 사태를 예방할 수 있었을 거예요.
적절한 규제는 투자자를 보호하고 약탈적 경제행위를 금지해 시장의 건전한 운영을 도와줄 수 있어요.
이번 테라 사건은 옐런 장관의 발언처럼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활동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