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 인스타그램 @khsm__sky / 34세 / ‘오키로북스’ 전문 경영인 6년 차 / <비낭만적 밥벌이> 저자
오늘 돈터뷰에는 보통의 직장인에서 독립 서점 경영자가 되기까지 이야기, 그리고 오키로북스(5km books)의 경영 비결을 담았습니다. ‘돈이란 세계를 확장해주는 고맙고 귀한 존재’라 말하는 김경희 님의 돈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성장을 파는 서점으로
차별화했어요
김얀: 독립 서점 오키로북스에서 어떻게 일하기 시작했나요?
김경희: 원래는 취업박람회를 기획하는 보통의 직장인이었어요. 그러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독립출판물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독립출판물을 직접 제작하고 오키로북스에 책을 납품했어요. 그렇게 단골 손님이자 고객으로 지내다가 같이 일할 제의를 받았고요. 잠깐 일이나 도와주자 싶었던 마음이었는데, 계속하다 보니 6년이 지났고 직원에서 전문 경영인이 되었습니다.
김얀: 오키로북스는 6년째 흑자를 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기업에서 운영하는 서점도 힘든 세상인데, 소규모 독립 서점인 오키로북스의 흑자 비결이 궁금합니다.
김경희: 업계에서 차별성을 갖추기 위해 많이 고민했어요.
먼저 단순 서점에서 ‘성장을 파는 서점’으로 개념을 확장했어요. 책을 기반으로 손님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워크숍들과 모임을 기획하는 방식으로요.
판매 방식도 많이 고민했어요. 할인, 무료배송 혜택이 있는 대형서점과 경쟁할 방법은 무엇일지도요. 그러다 ‘책을 판매하고 있는 사람을 알리자’는 생각으로 SNS와 홈페이지에 책을 파는 ‘사람’을 더 부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서점에서 책만 배송할 때, 고객 한 분 한 분에게 직접 손편지를 써서 책과 함께 보내기도 했어요.
지금 오키로북스는 서점이자 워크숍,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유료 멤버십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결속력을 강화했어요. 이후로는 온라인으로 커뮤니티를 확장했고, 그즈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시장에 집중했어요.
매일 일기를 써서
인스타그램에 올렸어요
김얀: 많은 작가님과 독자분이 궁금할 것 같은데 3만 팔로워 오키로북스과 1만 팔로워 김경희 님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김경희: 책을 계약할 때 즈음부터 인스타그램을 관리했어요.
인스타그램에는 1년 동안 매일 일기를 써서 올렸습니다. ‘팔로워’와 ‘좋아요’가 많아지면서 글쓰기, 독립출판, 퇴사 관련된 강연 및 수업, 원고 제안, 출판 제안 등이 많이 들어왔어요.
팔로워를 늘리고 싶다면, 꾸준히 피드를 올릴 수 있는 콘셉트를 정하고 내 콘텐츠에 검색량이 많은 키워드를 잘 태그하는 게 중요해요.
뻔한 이야기지만, 진심이 담긴 솔직한 콘텐츠에는 사람들의 반응이 확실히 달라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일을
돈 걱정 없이 하는 게 목표예요
김얀: 김경희 님 개인의 목표는 무엇인지 묻고 싶어요.
김경희: 지금은 제가 곧 오키로북스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개인 목표가 오키로북스의 목표와 연결되는데, 이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어요. 물건을 제작하고, 디자이너와 협업해서 무언가를 만들고, 꼬마 빌딩을 사서 서점, 카페, 공원 등의 복합공간을 만들어보고 싶고요.
김얀: 자연스럽게 돈 이야기가 나왔네요. 그렇다면 김경희 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요?
김경희: 돈은 제 세계를 확장해주는 고맙고 귀한 존재입니다. 돈 덕분에 제가 선택하고 경험하는 게 많아졌어요. 부지런히 많이 벌고 불려서 10년 후에는 제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도 확장할 수 있었으면 해요.
먼저 주는
GIVER가 되고 싶어요
김얀: 서점을 경영하면 많은 책을 만나보겠어요. 김경희 님에게 책이란 무엇인지, 인생 책은 무엇인지 묻고 싶어요.
김경희: 책은 적은 돈으로 가장 큰 레버리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에요. 책은 아무리 비싸 봐야 2~3만 원이에요. 이 돈으로 한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건 책밖에 없어요.
제 인생 책은 레이 달리오의 <원칙>입니다. 이 책에는 ‘극단적으로 솔직해져라’는 메시지가 있어요. 저에게 부족한 부분이라 이 메시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요.
김얀: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김경희: 독자분들뿐만 아니라 저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만약 과거의 저와 1분 동안 만날 수 있다면, 불안해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삶은 내가 계획하고 예측한 대로 흘러가지 않으니까요.
남은 55초의 시간에는 저축만이 답이 아니니, 부동산과 미국 주식을 시작하라고, 건강도 재산이니 부지런히 체력을 기르고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며 그릇을 키워가라고 말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먼저 주는 사람, ‘GIVER’가 되라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오키로북스에서 일을 시작할 때 ‘돈을 벌겠다’라는 마음이 아니라 적자로 운영하는 사장님을 도와줘야겠다는 마음이 제일 컸어요. 많은 돈을 벌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가 월급도 가져갈 수 있게 되고, 서로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했고요.
그런 마음으로 시작하다 보니 벌써 6년이 되어 이렇게 돈터뷰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리저리 머리 굴리며 잴 시간에 GIVER가 되는 것을 택했던 게 지금의 저에게 새로운 기회로 돌아온 셈이에요.
UPPITY’s comment
지난주 돈터뷰에서 언급한 <우리나라 경성시대 때 주택>의 책 제목을 <경성의 주택지>로 정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