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저씨 👊 …가 서 있던 그 전당포

글, 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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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 아저씨(2010)

장르: 액션, 범죄, 드라마

추천인: the 독자

the 독자의 별점: ⭐⭐⭐⭐

정인: 저는 이 영화를 보면 괜히 웃음이 나와요.

the 독자: 왠지 알 것 같아요.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 ‘아저씨’를 본 전 세계 시청자들도 비슷한 반응이라고 해요.

정인: 역시 사람들 보는 눈은 비슷하군요… 

“너 충치가 몇 개냐… 나 전당포 한다… 
금이빨은 받아… 금이빨만 빼고 모조리 씹어먹어 줄게…!”

‘감옥’ 같은 ‘전당포’를 배경으로

영화 ‘아저씨’는 전직 특수부대 출신 전당포 주인 ‘차태식’이 국내 장기밀매, 마약유통조직을 때려부수는 이야기입니다. 

전직 특수부대 요원 차태식은 성공적인 작전을 마치고 복귀하던 순간, 적국의 복수를 당해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됩니다. 모든 것을 그만둔 그는 구석진 전당포에서 귀중품을 받고 돈을 빌려주며 살아요.

‘주인공이 특수부대를 그만두고 선택한 직업이 왜 전당포 주인이었냐’라는 질문에, 감독은 ‘전당포의 이미지가 마치 감옥 같아서’라고 답했어요.

귀중품을 담보로 받고 현금을 빌려주는 사금융업인 만큼, 전당포에는 값나가는 물건들과 돈이 많습니다. 도난, 절도 등 범죄의 위험이 커서 물건 접수하는 창구에 방어용 쇠창살을 설치하기도 해요. 이 모습이 감옥 같았다는 거죠.

전당포, 아직도 영업해요?

차태식은 옆집에 사는 ‘소미’라는 소녀와 만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소미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고, 둘은 점차 친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흥가에서 일하던 소미의 엄마가 마약조직과 얽히게 되고, 소미까지 함께 납치됩니다. 어두운 전당포를 지키던 차태식은 소미를 구하기 위해 다시 세상에 나서죠.

the 독자: 근데, 전당포가 아직 영업하는 업종이에요? 저는 옛날에 근현대 문학 배울 때나 봤어요.

정인: 아, 전당포요. 사실 좀 작위적인데 배우가 원빈이니까, 괜찮은 대사 몇 마디 쓰려고 감독이 일부러 ‘차태식’을 주인으로 설정했나 싶었던 그 전당포요.

영화도, 인생극장의 딴 얘기도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은행, 아니면 사금융뿐이던 시절

은행을 중심으로 편성된 금융업계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은행 외에는 고금리의 사금융밖에 선택지가 없던 1970년대, 정부에서 ‘상호신용금고법’을 만들어 사금융을 양성화하기 시작한 게 그 시작이었죠. 

저축은행도 이때쯤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기관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러니까 꽤 오랜 기간 은행 중심의 제도권 금융기관, 아니면 사금융의 선택지밖에 없었던 거예요. 

사람들이 은행과 같은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웠던 시절에는 전당포가 많았습니다. 전당포는 사금융업입니다. 위에 소개했듯 귀중품을 담보로 잡고 해당하는 가치만큼 돈을 빌려줘요. 나중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면서 물건을 되찾아 가는 방식으로 작동했습니다. 

결혼반지 맡기고 돈 빌려 갑니다

the 독자: 원래 비싼 물건을 많이 가진 사람이 돈 빌릴 때 유리했겠네요. 평범한 사람들한테 전당포에 맡길 만한 게… 결혼반지?

정인: 맞아요. 예전에 결혼 예물을 비싸게 해서 맡기곤 했다는 게 바로 그 얘기예요.

the 독자: 요즘은 결혼반지 들고 금은방에 갔으면 갔지, 전당포를 간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네요.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기가 끝난 이후, 전당포는 근현대문학 소재로만 접할 수 있었어요. 가난한 주인공이 두꺼운 겨울 외투를 담보로 잡고 동전 몇 푼을 받아오며 전당포 주인에 대한 욕을 중얼거리는 장면. 왠지 익숙한 레파토리죠?

오랫동안 은행 대신 서민들의 사금융 통로로 이용되던 전당포는 1999년 전당포영업법이 폐지된 후 대부업권에 포함되었습니다. 이후, 2002년 들어 법정최고금리 제도가 시행되면서 기세가 저물었어요. 전당포는 줄폐업이 이어졌습니다.

다시 전당포를 찾는다?

지금은 사정이 또 달라졌어요. 사양 산업의 길로 접어들었던 전당포의 이용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특히 20대 이용자가 많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2월에는 개인이 아니라 자영업자까지 전당포를 찾아오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있었어요.

이용자가 늘었다고 해서 만만하게 보면 안 돼요. 전당포 대출은 금리가 연 20% 수준이거든요. 카드사의 카드론 대출금리가 연 12~13%대인 걸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죠.

전당포에서 물건값으로 쳐주는 금액이 생각보다 적기도 해요. 어디까지나 ‘중고’ 시세인 데다 전당포에서도 물건이 안 팔릴 리스크를 부담해 가격을 더 깎거든요. 게다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하면 담보로 넘긴 물건을 잃습니다.

영화 이야기를 하다 말고 고금리 대부업체부터 카드론, 전당포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어떻게 보더라도 급하게 돈 필요한 사람이 늘어나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려워요. 동시에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고요.

감상 가능한 OTT


필진의 코멘트

  • 정인: 전당포는 현실적으로 급히 돈이 필요한 저신용자를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해요. 하지만 우리는 일단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비상금을 꼭 따로 만들어두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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