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삼성전자는 ‘10나노급 5세대 D램(D1b)’ 설계 변경에 들어갔어요. 1년 넘게 제조해 왔던 주력 D램 제품인데요, 성능과 수율(최대 생산 가능량 대비 실제 생산한 반도체 칩)을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해요. 좋은 신호는 아니에요. 설계를 변경하면 생산 공정까지 다 바꿔야 해서 비용이 크게 들어요. 큰 비용을 치르더라도 경쟁사 대비 부족한 제품 경쟁력과 양산성을 잡아야 한다는 뜻이에요. 삼성전자는 아직 세계 최대의 D램 생산 기업이지만, 기술력으로 미국 마이크론이나 SK하이닉스에 따라잡히고 있어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6세대 D램 개발에 성공했는데, 삼성전자는 같은 제품의 개발 목표 달성 시점을 올해 6월로 미뤘을 정도니까요.
‘법인세 금액’과 ‘일자리 창출’ 따져보아요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가 떠받치고 있어요. 반도체 수출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데,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에 있어서는 삼성전자가 독보적이에요. 그렇다 보니 삼성전자가 흔들린다는 얘기에 시장의 불안감이 큽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올해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기록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대체할 수 있을지 궁금해져요. 그럴 때는 법인세 납부 금액과 실제 일자리 창출 수준, 가계소득과 관련된 급여 총액을 비교하면 짐작할 수 있어요. 2022년 기준 삼성전자가 가계소득 16조 원을 기록할 때 SK하이닉스는 4조3000억 원을 기록했어요. 일자리도 12만 명 대 3만2000명으로 3~4배 차이가 났어요. 법인세도 2배 이상 차이가 나, 우리나라 경제에서 삼성전자는 여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중요한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만큼 기본이 부실해진 모습은 우려할 만해요.
정인 한마디
👑 현재 삼성전자의 부진 배경에는 파운드리 사업이 있어요. 2019년 미래 먹거리로 선택한 파운드리 사업에 100조 원 넘게 투자했음에도 실패하고 있거든요.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도를 가져오면 하청을 받아 위탁 제조해 주는 사업이에요. 첨단제조업이지만 고객의 요구를 실현해야 하므로 농담을 섞어 ‘서비스업’으로 정의하기도 하죠. 대만 TSMC도 고객의 까다로운 요구를 해결하며 노하우를 쌓아 지금의 위상을 갖추었어요. 삼성전자 또한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신사업 성공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 정신을 갖출 필요도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