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우리나라와 미국이 ‘대미투자 관련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어요.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바 있죠. 이번 팩트시트에는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확정하고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한다는 내용 외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관련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어요. 알래스카 북단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까지 옮긴 뒤 액화해 수출하는 대형 프로젝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초기부터 우리나라와 일본에 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압박해 왔어요.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들어가는 데다 경제성이 높지 않아 양국 모두 난색을 표했고요.
합의 내용에 대한 한미 입장은 달라요
이 사업의 합의 내용에 대한 양국의 입장은 달라요. 팩트시트에는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하여 추진 여부를 판단한다’고 적혀 있어요. 미국 측은 투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투자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하지 않으면 ‘돈을 두 배로 청구할 것’이라고 압박했어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죠.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정된 바가 없다’예요. 검토하기로 했을 뿐 투자 여부나 구체적인 규모는 결정하지 않았다는 거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이 사업을 ‘하이 리스크 사업’으로 평가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어요.
에너지 안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리스크가 커요
리스크가 큰 사업이지만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는 검토할 가치가 있다는 의견도 있어요. 우리나라는 그간 카타르에서 LNG를 주로 수입해왔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차질이 생기면서 지난 8월에는 수입이 끊겼어요. 이 빈자리를 메운 것이 미국산이었고요.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는 중동에 집중된 구조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아시아까지 운송하는 거리가 미국 멕시코만 연안에서 출발할 때보다 짧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역시 사업성이에요. 알래스카 LNG 사업 비용은 최대 545억 달러(7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요. 혹한 지대에서 진행되는 만큼 공사 난이도도 높고 불확실성도 큰 데다, 공사 기간이 길어진다면 사업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어요.
치타 한마디
😮💨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소식이 알려진 후 관련주는 급등했어요. LNG를 운반하는 파이프 제조기업과 관련 시설 구축에 필요한 철강 기업, LNG 운반선을 만드는 조선 기업이 해당돼요. 기업 차원에선 분명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국익 차원에서 본다면 또 다른 얘기예요. 우리나라가 대미 투자의 조건으로 합의한 ‘상업적 합리성’을 잘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해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