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잘나가는 것 같은 중국, 속사정은 그게 아니랍니다

글, 정인


광군제, 왜 역대 최장 진행됐을까요

11월은 글로벌 유통업계에서 한 해를 마감하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대목이에요. 세계 1, 2위를 다투는 소비시장인 중국도 마찬가지죠. 올해 11월 중국의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는 역대 최장기간 진행됐어요. 그런데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고 합니다. 이전까지는 유통기업들이 실시간으로 매출을 공개하고, 종료 후에는 대대적인 미디어 행사를 열었는데 올해는 잠잠해요. 샤오미를 제외하고는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와 티몰, 징둥 등 대표적인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수년째 길어지는 중국의 소비 부진이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에요.


중국은 3년째 내수 부진에 시달려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고 경제 봉쇄가 풀린 2022년부터 중국은 지속적으로 내수 경기 침체를 겪고 있어요. 37개월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0.2% 올랐을 뿐이에요. 소비자들은 저축을 늘리며 지갑을 꼭꼭 닫고 있어요. 중국도 근본적으로 가계 자산이 부동산에 몰려 있어요. 2021년부터 부동산 위기를 겪고 가계부채가 폭증하면서 다들 돈을 쓰기보단 주택담보대출을 갚고 있는 거예요. 청년실업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해요. AI와 로봇 등 첨단 기술 측면에서는 미국을 따라잡거나 곧 압도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내수가 받쳐주지 않으면 모래 위에 쌓은 성처럼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 모든 것이 갑자기 무너질 수 있어요.

정인 한마디

🛞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빚을 갚으며 과도할 정도의 저축을 시작한 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이에요. 팬데믹 봉쇄 기간 각종 보조금과 지원금을 풀었던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은 국민의 소득 감소를 사실상 방관했어요. 위기가 언제 올지 모르는데 어떤 상황이 와도 정부가 돕지 않는다는 불신이 생겼으니 ‘각자도생’으로 넘어가 버린 거죠. 문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다른 나라들이 중국 디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아 함께 우울해지고 있다는 거예요. 중국에 물건을 팔기 어려울 뿐 아니라, 중국 내에서 소비되지 않은 재고들이 글로벌 시장에 원가 이하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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