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사서
이 사진은 나오시마 예술섬에 있는 이우환 미술관에 있는 조각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돌덩이와 철판만 놓여 있는 것이 무슨 조각인가 싶죠. 하지만 이곳 나오시마 예술섬이라는 장소성을 더해 보면 조금 특별하게 다가와요. 나오시마 예술섬은 과거에 산업폐기물로 가득 찬 쓰레기섬이었거든요. 산업물처럼 보이는 철판은 이곳의 과거 모습을, 가장 자연적인 조각인 돌덩이는 자연 모습을 회복하며 재건된 나오시마 예술섬의 회복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어요.
6. 메모장과 함께라면 어떤 전시회든 갈 수 있어
‘예술 그거 어떻게 즐기는 건데?’, ‘전시는 어떻게 보면 되는 건데?’. 예술 전시에 대한 이런 궁금증을 품고 능동적인 감상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5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거창한 예술 이론보다는, 그때그때 느껴지는 대로 ‘생활형’으로 감상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제 방식대로 조금씩 감상법을 찾아가고 있는데요. 전시를 더 잘 즐기기 위해 제가 가장 많이 활용한 도구는 다름 아닌 메모장이에요.
글을 잘 쓰려는 욕심은 내려놓고, 전시장에서 떠오른 생각을 그 자리에서 산발적으로 적어둡니다. 그림 앞에서 느낀 감정이나, 문득 스친 생각, 혹은 그림 속 상황에 대한 짧은 상상까지 자유롭게 메모해두면, 나중에 그 전시가 더 생생하게 떠오르기도 해요.
잘쓸레터 구독자 여러분도 이번 주말, 마음에 와닿는 전시 하나 가볍게 골라보세요. 거창할 필요 없어요. 그냥 보고, 느끼고, 그 순간의 마음을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그게 어쩌면 가장 나다운 감상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