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 얼마나 맛있게요 강릉커피축제와 강릉 사람이 추천하는 카페 5선
📌필진 소개: 글도 쓰고 공연도 하고 이것저것 다 하는 종합예술가 ‘릴리리’입니다. 콘텐츠 기획·제작 일을 하다 강릉에 눌러앉은 지 어느덧 11년 차입니다.
영원할 것 같던 무더위가 물러가고 서늘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가을입니다. 따스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나는 계절이지요. 기나긴 여름과 겨울 사이, 야외 축제를 즐기기 좋은 계절이기도 합니다. 제가 사는 강릉을 두고 사람들은 바다와 커피를 떠올리는 것 같더라고요.
사실 강릉이 커피 도시로 자리 잡은 데에는 커피 자판기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1980~90년대, 안목 해변에 있는 커피 자판기의 커피 맛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거든요. 흔한 자판기 믹스커피였지만 그 비율이 기가 막히다는 내용이었죠. 후대 사람들은 아마 바닷가의 짭짤한 소금 내음 역시 커피 향을 더 좋게 느끼도록 만들어주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아무튼 자판기 커피 덕택에 안목 해변은 커피로 유명해졌습니다. 거기에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 명인이 강릉에 자리 잡으며 강릉의 커피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어요. 박이추 명인의 ‘보헤미안 본점’은 지금도 영진해변 근처에서 영업 중이랍니다. 그 시절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레트로한 느낌의 작은 카페로, 커피를 사랑한다면 방문해 볼 만한 곳이에요.
2009년 제1회를 시작으로 매년 10월 개최되는 강릉커피축제. 올해는 ‘Coffeeful Gangneung’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려요. 사실 예전엔 강릉 아레나, 녹색도시체험센터 등 바다와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축제가 진행되었답니다. 한 장소에서 집중적으로 모든 걸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대신 너무 복작복작한 분위기 탓에 코엑스나 킨텍스에서 하는 박람회 같은 느낌도 조금 있었죠.
하지만 최근 수년은 안목 해변 커피거리에서 진행되고 있어요.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라니, 그 자체만으로도 낭만적이죠. 모래사장에는 빈백을 놓아두어 편안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고, 소나무 우거진 솔숲에서는 상쾌한 나무 그늘 아래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어요.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디저트 부스도 많아서, 굳이 커피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 방문해볼 가치가 있어요.
또,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축제 공간이 강릉시 전역으로 확대된다는 점이에요. 안목해변 강릉커피거리를 중심으로 중앙시장, 오죽헌, 주문진 등 강릉시 전역에서 커피축제를 즐길 수 있어요. 바리스타들의 커피 퍼포먼스를 비롯해 음악과 마술 등 다양한 공연,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체험도 마련되어 있으니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을 꼭 확인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지역 카페를 방문해 스탬프를 모으면 한정판 머그컵 등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커피 스탬프 랠리’도 놓칠 수 없는 재미입니다. 그동안은 종이에 스탬프를 받았으나, 올해부터는 모바일 스탬프로 바뀌었으니 강릉커피축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뒤 모바일 커피스탬프를 미리 발급받아 주세요. 한정판 머그컵은 매년 인기가 많으니, 서둘러서 방문하시는 걸 추천해요.
☕ 강릉 커피 역사의 터줏대감, 커피 박물관
강릉 커피의 역사를 말하기 위해서는 ‘커피커퍼’도 빼놓을 수 없어요. 커피커퍼가 2000년 왕산에 커피박물관을 열고 다음 해 안목해변에 카페를 내며, 본격적으로 안목해변에 원두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들이 늘어났습니다. 강릉커피거리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커피커퍼는 지속적으로 커피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강릉의 커피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고, 2017년에는 커피박물관 강문점을 초당 순두부 골목 초입에 만들기도 했어요. 그 덕에 관광객이 접근하기도 쉬워졌어요. 왕산은 강릉에서도 내륙으로 들어간 시골이라 가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커피의 역사와 오래된 로스팅 기계 등을 관람하는 것은 물론 원두 로스팅 체험 등도 해볼 수 있으니, 가능한 프로그램을 확인 후 방문하시면 좋겠습니다.
오죽헌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다양한 종류의 드립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강릉에 오실 때마다 방문해도 매번 새로운 커피를 맛보실 수 있을 거예요. 특히 메뉴판 맨 위에 자리하고 있는 커피 메뉴는 다음에 방문하면 없을 확률이 높으니, 꼭 맛보셨으면 좋겠어요. 직접 볶아 판매하는 원두도 저렴하고 맛있기로 유명해요.
뚜벅이이신 분들에게 추천하는 카페입니다. 강릉 시내 한복판, 골목길 안쪽에 위치한 이곳은 다양한 커피 메뉴와 함께 디저트 메뉴도 제법 충실한 곳이에요.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카페는 둘러보는 재미가 있고, 원두뿐만 아니라 자체 제작한 커피 캡슐과 소품 등도 판매하고 있어 기념품을 사가기도 좋아요. 와플, 말차 테린느, 스콘, 에그타르트 등 디저트도 좋지만 브런치 메뉴도 하고 있어 아침에 방문해 커피와 토스트를 즐겨 보시는 것도 좋을 거예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홍제멘션 에스프레소 바’는 에스프레소 특화 매장으로, 스트라파차토, 콘파냐 등 에스프레소 메뉴를 취급하고 있어요.
“드립커피와 아메리카노는 이제 지겨워!”라고 하신다면 카페라떼를 위한 최고의 카페를 소개합니다.
주변에 관광지가 없어 일부러 들르기에는 다소 아쉬운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라떼를 일단 맛보면 후회 없으실 거예요. 카페 내부를 즐길 요소는 많지 않으니, 테이크아웃해서 강릉중앙시장을 가보시면 좋아요. 관광지 중에서는 중앙시장이 가장 가깝거든요. 노키즈존이라 아이 동반 여행객이라면 테이크아웃이 필수라는 점도 참고해주세요.
파란 지붕과 하얀 벽,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연상시키는 이 카페는 다양한 원두로 내리는 드립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에요. 세계 3대 커피로 꼽히는 ‘예멘모카 마타리’를 핸드드립으로 마실 수 있는데, 원두 라인업이 조금씩 바뀌니 커피 설명을 잘 들어보시고 취향에 맞는 원두를 골라보세요.
자판기 커피 한 잔에서 시작해 이제는 명실상부한 커피 도시가 된 강릉. 올해는 축제가 도심 전역으로 확대되는 만큼, 커피거리만 둘러보고 돌아가기엔 아까울 거예요. 가을바람 맞으며 바다 앞에서 커피 한잔, 이번 가을 여행지로 강릉 어떠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