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엔화가 1달러에 161엔을 넘어서며 38년 만에 최고 엔-달러 환율을 기록했어요. 그만큼 달러가 비싸고 엔화가치는 저렴해졌다는 뜻인데, 이 ‘슈퍼 엔저’가 일본 경제와 증시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어요.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국제무역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생겨 수출에는 유리하지만, 수입물가가 높아져 인플레이션을 일으켜요. 직장인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월급이 줄어드는 상황이 돼요. 그러면 내수경기가 가라앉을 확률이 높아, 결국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 있어요.
‘원저’에 대한 경각심 필요해요
2022년부터 엔저 현상이 지속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여행과 엔화 투자가 크게 늘었는데, 그 과정에서 원화가치가 낮아지는 ‘원저’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않았어요. 엔저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데다, 원화와 엔화는 국제 경제에서 같은 동북아시아 통화로 묶이기 때문에 엔저가 심해지면 결국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도 낮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요. 어제 1일,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까지 오르는 데에도 엔저 현상이 영향을 미쳤어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꼽은 수출 적정환율은 1,330원대예요.
정인 한줄평
만약 엔화를 이용해 투자할 생각이라면, 엔저는 미국의 기준금리와 일본의 통화정책 및 거시적 경제현상의 결과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엔화, 지금이 바닥일까?’ 하는 식의 결과론적인 질문으로는 현명한 판단에 도달하기 어려워요. 미국 기준금리와 일본정부의 정책 방향은 계속 움직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