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25년 버전 ‘만 원의 행복’ 잘쓸레터에서 최초 공개!


글, 어피티 


📌 코너 소개: ‘법카 들고 튀어’는 회사 돈을 눈치 보지 않고 쓰고 싶어 하는 고영 PD의 사심을 채우기 위해 급조된 신규 코너예요. 회사 ‘법카’로 고영 PD가 어디든 대신 가보고, 무엇이든 대신 사보면서 ‘대리만족’할 수 있도록 풍성한 이야기를 전달해 드릴게요.


일주일 생활비는 얼마가 적당할까요? 배고플 때 밥 사 먹고, 졸릴 때 카페 가서 커피 마시고, 친구들과 만나서 놀고, 춥고 힘들어서 택시 한두 번 탔을 뿐인데 카드값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깜짝 놀란 적 한 번 쯤 있을 거예요. 네, 맞아요. 사실 제 얘기예요. 특히 지난달 카드 명세서를 보고는 손이 떨릴 지경이었어요. 특히 이번 설은 유독 많이 오른 장바구니 물가 때문에 출혈이 너무 컸죠. 


갓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취업했던 직장에서 받은 월급에 비하면 지금은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지갑 사정은 도무지 나아지지를 않는 걸까요? 그런데 문득,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 원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눈에 들어왔어요.


‘만 원의 행복’의 한 장면, 출처: MBC

고영 PD가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최저임금이 3천 원대였거든요. 그런데 웃긴 건, 살림살이가 나아진 기분은 전혀 들지 않는다는 거예요. 최저임금은 3배 가까이 올랐지만, 물가는 체감상 그 이상으로 뛰었으니까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프로그램 하나가 머릿속을 스쳤어요. 바로 MBC 예능 프로그램 ‘만 원의 행복’(2003~2008)이에요.

 

다들 ‘만 원의 행복’을 기억하시나요? 2003년 첫 방송을 시작해 약 5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이죠. 연예인 두 명이 1만 원으로 일주일을 버티는 미션 수행기를 담았는데요. 식비부터 교통비까지 모든 것을 1만 원 안에서 해결해야 했어요. 화려한 모습의 스타들이 살아남기 위해 몇 백원에 쩔쩔매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색다른 재미와 공감을 안겼어요. 하지만 2025년인 지금, 이 프로그램을 당시 콘셉트 그대로 다시 촬영한다면 어떨까요? 아마 하루도 버티기 힘들지 않을까요? 


서울 기준, 냉면 한 그릇이 만천 원을 넘어가는 요즘 물가를 고려하면, 삼시세끼를 편의점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때워도 이틀을 넘기기 어렵죠. 화폐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는 정말 다양하지만, 저는 우선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2003년의 만 원이 오늘날 얼마의 가치를 갖는지 간단하게 계산해봤어요.


‘만원의 행복’이 처음 방영된 2003년 당시의 최저시급으로 2025년 현재의 최저시급을 나누면 약 4.4예요. 당시의 만 원은 현재의 약 4만 4천원이라는 계산이 나오죠. 즉, 2003년의 ‘만원의 행복’을 2025년에 재도전하려면, ‘약 4만 4천 원의 행복’이라고 이름을 바꿔야 해요.


주5일 동안 ‘약 4만 4천 원의 행복’에 도전해봤다
과연 결과는?


그래서 고영 PD가 제 멋대로 시작해 봤어요. 2025년 버전 ‘만 원의 행복’ 프로젝트! 2025년의 생활물가도 몸소 체험해보고, 일주일이라도 생활비를 줄여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 같았거든요. 게다가 왠지 일주일에 4만 4천원만 쓰면 저절로 살도 빠질 것 같았어요.

  

평소 간식에 돈을 아끼지 않는 모습, 출처: 어피티


사실 평소 고영 PD는 밥보다 과자를 더 많이 먹어요. 단짠단짠 조합으로 감자칩 한 봉지, 초콜릿 코팅 쿠키 한 곽, 젤리 한 봉지까지. 총 세 봉지의 과자 세트가 식사 한 끼일 때도 많았어요. 밥은 줄여도 과자를 줄이는 건 너무 어려워서 살도 많이 쪘죠. 그런데 요즘은 과자 한 봉지 값도 2천 원 가까이 하니 가격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래서 도전에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과자부터 끊어야 할 것 같았어요. 날씨가 추워지니 가까운 거리도 다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이것도 줄여야겠죠? 

고영 PD가 5일 동안 사용한 내역 스포일러, 출처: 어피티


도전을 시작하기 전, 몇 가지 원칙을 세워봤어요. 하지 말아야 할 것들 보다는 해야 하는 것들 위주로요. 만약 성공하게 되면 일주일 동안 배운 걸 일상에서 최대한 이어갈 수 있도록, 현실성 있고 지속 가능한 습관을 만들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직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이렇게 정했죠.

무료 관람 & 무료 개방 정보 찾아 삼만리, 출처: 어피티


  1. 하루 두 끼 이상 챙겨 먹기
    원래 아침 식사를 잘 안 해서 점심, 저녁으로 하루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어요. 아예 굶는 일은 없도록 하고, 너무 건강을 해치지 않게 탄단지를 고려해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려고요.

  2. 직장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서 (월~금) 기준 주 5일 동안 도전하기
    어피티는 주로 재택근무를 하니까 작정하고 집에 틀어박혀서 미역국만 끓여 먹으면 도전에 성공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일반 직장인들처럼 매일 출근하고 외부에서 끼니를 대부분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어요. 도전하는 날도 출근일 기준 주 5일로 설정했고요.

  3. 교통비와 끼니 해결 외에도 다양한 활동 해보기
    먹고사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했어요.

으악, 김밥 한 줄에 5,500원?!
커피는 회사 탕비실에서, 카페 대신 무료 공간 이용하기


고영 PD의 도전은 2월 3일 월요일부터 2월 7일 금요일까지 진행됐어요. 실제 도전 현장을 생생하게 공유하기 위해 타임스탬프 앱을 사용해 사진에 날짜와 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되도록 했죠. 


도전이 시작되기 전,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친구들과의 약속을 모두 취소하는 것이었어요. 친구들과 만나 밥 먹고 디저트 카페라도 가면 5만 원 정도는 순식간에 사라질 테니까요. 이렇게 돈을 쓰면 5일은 커녕, 반나절도 안 돼서 도전이 물거품 될 게 뻔했거든요. 


비장한 마음으로 월요일 아침, 어피티 사무실로 향하며 도전의 스타트를 끊었어요.


무심코 주문한 참치김밥의 여파는 굉장했다!

그런데 첫 끼부터 삐끗하면서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어요. 월요일 회의를 마치고 어피티 팀원들과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는데, 다들 김밥을 먹는다길래 “그럼 제 것도 함께 주문해 주세요!” 하고 부탁했죠. 안일했던 거예요. 김밥 한 줄이 5,500원이나 할 줄 몰랐거든요. 😵


외식비가 워낙 비싸니까, 팀원들이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면 저는 빠질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다들 생각보다 저렴한 메뉴를 골랐길래 저도 안심하고 함께했는데…참치 김밥이 이렇게 비쌀 줄이야!


하루 3천 원 내외로 식사를 해결하면 교통비까지 감안해도 도전에 성공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첫 끼부터 예상보다 많은 돈을 써버린 거예요. 너무 억울해서 공짜 커피라도 마셔야 겠더라고요.


그래서 회사 커피 머신에서 텀블러에 음료를 가득 채운 후, 사무실 근처 분위기 좋은 히든 스팟으로 향했어요.


저는 카페나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집 밖에 나오면 늘 돈을 쓰는 생활을 해왔거든요. 그런데 이날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을 찾아야 했어요. 다행히 24시간 디지털 노마드, 창작자, 여행자 등에게 개방된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 서교 타운 라운지’가 회사 근처에 있었죠. 이곳 지하 1층에서는 노트북으로 일하는 사람도 많고, 조용히 대화하며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아서 적당한 백색소음 속에서 집중할 수 있었어요.


저녁은 귀가 후, 간단하게 집에서 해 먹었어요. 저렴한 레토르트 카레, 냉동실에 있던 밥, 계란 프라이 한 장! 최소한의 비용으로 한 끼를 해결했죠.


통신사 이용 혜택으로 받은 무료 영화 관람권 사용하기

그런데 그냥 이렇게 월요일을 끝내긴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어요. 마침 롯데시네마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가 재개봉 중이었는데 핸드폰 통신사 고객 혜택으로 받은 무료 관람권이 있어서 공짜로 예매했어요. 영화표값는 해결했지만 문제는 영화관까지 가는 방법이었죠.


꽤 먼 거리라서 평소 같으면 택시나 버스를 타고 갔을 텐데 이미 출퇴근 때문에 교통비를 두 번이나 쓴 상황이잖아요. 하필 한파가 시작된 날이라 걸어가긴 너무 추울 것 같았거든요. 결국 고민 끝에 귀마개와 목도리를 챙겨 걸어가기로 했어요. 막상 걸어보니 몸에서 열이 나기도 하고 모자 + 귀마개 콤보를 장착했더니 꽤 견딜 만했죠. 덕분에 왕복 4km를 걸으며 운동도 하고, 돈도 아끼고, 영화도 재미있게 보고 왔어요! 이날 이후로 2Km 내외 거리라면 추운 날씨에도 겁먹지 않고 거뜬히 걸어다녔어요.


이어진 둘째날, 업무상 미팅이 있어서 사무실에 방문했는데 멀리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점심을 사주셨어요. 덕분에 점심값은 굳었고 점심 식사 후 커피를 내려주신다기에 제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마시다 남은 커피는 들고 이날 찾은 무료 공유오피스로 이동했어요.


건설사에서 주민들에게 스터디카페를 무료 제공한다고?

제가 방문한 장소는 HD현대그룹 글로벌 R&D 센터 2층 라이브러리였어요. 근처에 무료 스터디 카페가 있는지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에요.


회사 사옥 내에 있는 공간이지만, 주민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학습지를 풀고 있는 초등학생,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동네 어르신들도 곳곳에서 보였어요. 콘센트 자리도 넉넉하고, 공간도 쾌적해서 집중해서 일하기에 딱 좋은 장소였어요.


미팅하러 오는 길에 신분당선을 탔더니 교통비가 너무 많이 나오길래 집에 갈 때는 한 번 더 갈아타더라도 수인분당선을 타는 경로로 바꿨어요. 그랬더니 편도 1,700원이 줄더라고요. 걸리는 시간은 크게 차이 나지 않았어요.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탔던 지하철에서도 이렇게 비용을 아낄 수 있었더라고요. 


이날 저녁도 해 먹었는데 점심을 넉넉하게 먹었던 덕분에 마늘과 버섯만 조금 넣고 만든 알리오올리오 파스타로 간단히 해결했어요. 요리를 해 보니, 파스타가 맛도 좋고 가성비도 좋은 요리더라고요. 한 끼를 만들어 먹는데 1,300원 밖에 안 들었고 만드는 방법도 정말 쉬웠거든요.


수요일 아침이 되니, 당이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좋아하는 과자를 이틀이나 안 먹었더니 금단 증상이 심하게 오는 것 같아서 점심 대신 다크 초콜릿이 듬뿍 묻은 시리얼을 오트밀크에 말아 먹었어요. 간식과 식사를 동시에 하는 느낌이라 어느 정도 대리 만족이 되더라고요.


매주 수, 토요일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가 공짜!

이날은 저녁 늦게 시청역에서 미팅이 있어서 집에서 늦게 나왔어요. 창의력이 필요한 일이 있어서 영감을 얻을 만한 공간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시청역 근처 덕수궁에서 전시회가 열린다는 걸 알았어요.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 전시회였는데, 입장료는 4천 원이었어요. 하지만 마침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덕수궁이 야간 개장을 하는 날에는 전시 입장료가 무료라는 정보를 알게 됐죠. 그래서 덕수궁 입장료 천 원만 내고 전시를 관람하고 왔어요. 단 돈 천 원에 해질녘의 고궁과 각 나라의 작가들의 아름다운 작품을 모두 감상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또, 미팅 장소와 멀지 않아서 교통비가 추가로 들지 않았던 점도 좋았죠. 


저녁 식사는 이틀 연속 점심 비용을 아끼기도 했고, 근처 버거킹에서 하루 종일 햄버거 세트를 5,5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하길래 특식으로 치킨버거 세트를 주문해 먹었어요. 


미팅을 마치고는 미팅 장소에 남아있던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왔어요. 커피값만 아껴도 돈이 많이 굳더라고요. 


시립도서관에 ‘노트북실’이 있는 거 아셨어요?

목요일, 도전 넷째 날 아침. 중간 점검을 해보니 벌써 29,760원을 썼고, 14,240원밖에 남지 않았더라고요. 하루에 7천 원씩 써야만 이기는 게임이었어요.


전날 텀블러에 담아 온 커피를 다시 데워 마시고 저렴한 식재료를 사러 집 근처 마트에 갔더니, 양배추 한 통이 2,980원밖에 안 하는 거예요! “이거다!” 싶었죠. 남을 이틀 중 하루 한 끼에 1/4통씩 먹고, 두부랑 같이 먹어 포만감을 늘리기로 했어요. 계란도 한 알씩 곁들였고요. 


교통비 나가는 것도 무서워서 집에만 있으려 했는데, 집에서는 집중이 너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노트북 작업 공간이 있는지 찾아봤어요. 집에서 가까운 시립도서관에 ‘노트북실’이 있더라고요! 그동안 도서관 열람실은 너무 조용한 분a위기라 타자 치는 소리가 날까 봐

가볼 엄두도 못 냈는데, 알고 보니 도서관마다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따로 있더라고요. 덕분에 노트북실을 처음으로 이용해봤는데, 앞으로도 종종 찾아갈 것 같아요.


점심을 너무 슴슴하게 먹었더니, 자극적인 음식이 확 땡기더라고요. 그래서 라면에 계란 한 알 풀어 저녁을 해결했어요. 라면도 한 봉지에 천 원 가까이 하는 게 함정이었지만요.


고용센터에서 제공하는 청년 전용 무료 스터디룸 공간!

드디어 도전 마지막 날. 지인이 택배를 보낼 일이 있는데, 포장할 것이 너무 많다며 와서 도와달라고 부탁했어요. 점심 도시락도 싸 갔는데 메뉴는 데친 두부, 양배추 찜, 그리고 삶은 계란이었어요. 쌈장도 약간 곁들였더니 먹을 만했죠. 그런데… 양배추를 처음 쪄봐서 그런가, 뭔가 잘못된 느낌? 도시락통을 여는 순간, 방구 냄새 같은 좋지 않은 냄새가 풍겼어요. 남들이 맡으면 오해할 만한 냄새라 “제가 방구 뀐 게 아니고, 양배추 찜에서 냄새가 좀 나는 거예요!” 하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좀 뺐네요. 


포장을 다 도와주고 나서, 지인이 고맙다며 커피 한 잔을 사줬어요. 그 커피를 들고 또다시 무료 작업 공간을 찾아 나섰죠. 이번에 방문한 곳은 성남 JOB플러스마당 청년센터어요. 이곳 고용지원센터 1층에 있는 청년센터에서는 취업 상담은 물론, 스터디룸과 미팅룸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고,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었어요. 덕분에 편하게 일할 수 있었고 이미 많은 청년들이 활발하게 공간을 이용하고 있더라고요.


그동안은 스타벅스를 찾아가거나, 노트북 작업하기 좋은 카페를 검색해서 일부러 방문했는데 이번 도전을 하면서 우리 주변에 이렇게 많은 무료 공간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어요. 눈치 볼 필요도 없고, 조용해서 집중하기도 좋고!


일주일 동안 시청, 홍대, 분당, 안양, 송파 등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일했는데 잘 찾아보면 어딜 가나 이런 장소가 하나쯤은 있더라고요. 조금만 더 부지런했다면 진작 이용했을 텐데 말이죠.


5일 간의 강제 다이어트, ‘눈바디’ 결과는?

저녁이 되니 탄수화물이 땡기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 만찬으로는 렌틸콩 현미밥, 계란프라이, 도시락 김을 먹었어요. 요즘 유행하는 저속노화 레시피를 담은 정희원 교수 콜라보 햇반을 구매해서 먹었는데 씹는 맛이 살아 있어서 별다른 반찬 없이도 밥만 먹어도 맛있더라고요.


드디어 도전 마무리 하는 날! 처음 ‘4만 4천 원의 행복’을 시작할 때, 혹시 살이 좀 빠지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살짝 있었어요.


그래서 도전 첫날 입었을 때 배가 꽉 끼던 바지를 다시 입고 ‘눈바디용’ 비교 사진을 찍어봤죠. 아주 큰 차이는 없었지만, 가족이 살이 좀 빠진 것 같다고 먼저 말해주기도 했고, 바지도 아주 살짝 남더라고요. 체감상 1kg 정도는 빠진 느낌? 이 정도면 대만족이었어요! 😊

최종 정산 결과, 출처: 어피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쓴 비용을 정산해보니, 지난 5일간 총 44,655원을 사용했어요.


  • 가장 적게 쓴 날: 목요일 4,590원
  • 가장 많이 쓴 날: 월요일 12,520원 (겁도 없이 치즈 김밥을 시켜 먹었던 날… 😅)

결과적으로 655원을 초과했는데, 충분히 줄일 수 있는 비용이라 아쉬웠어요. 참치 김밥 대신 일반 김밥을 먹었더라면, 신분당선 대신 일반 지하철을 탔더라면 분명 더 아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럼에도 평소 5일 동안 쓰는 비용의 1/3 정도는 아낀 느낌이라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5일 동안 도전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그동안 제가 생각보다 더 쓸모없는 곳에 돈을 많이 쓰고 있었다는 거예요. 이번 도전 중에 친구가 새로 출시된 배달 음식을 추천해 줬을 때, 평소라면 망설임 없이 주문했을 텐데 이번에는 ‘5일 동안 4만 4천 원 이상 쓰면 안 된다’라는 강한 목표가 있다 보니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길 가다 본 귀여운 소품이나 문구류도 마찬가지예요. 2~3천 원 정도라 평소라면 아무 생각 없이 샀을 텐데, 이번에는 눈 질끈 감고 지나쳐버렸어요. 그런데 도전이 끝난 지금까지도, 그 음식과 물건을 꼭 소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 걸 보면 결국 그만큼 먹고 싶거나 갖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는 거죠.


‘해야 하는 것’ vs. ‘하지 말아야 하는 것’ 둘 중 어떤 키워드가 더 강한 동기가 될까요? 이번 도전을 통해 알게 된 건,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정하는 편이 훨씬 강한 동기가 된다는 것이에요. 돈을 아껴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이 금액 이상 쓰지 않는다.’라고 기준을 세우는 순간 평소라면 그냥 사버렸을 음식이나 소품을 앞에 두고도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이 과정을 거치고 나니 그동안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소비하던 것도 사실은 돈을 쓰고 싶어서 갖다 붙이는 핑계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물론 도전을 마친 후에도 내내 검소하게 살았던 건 아니에요. 평일 동안 돈을 아꼈으니, 주말에는 좀 써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지난 주말엔 카드를 잔뜩 긁어버렸거든요. 😅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가끔 중심을 잃을 때마다 개인적으로라도 ‘4만 4천 원 챌린지’를 다시 해볼 생각이에요. 그동안의 소비 습관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니까요.


잘쓸레터 독자님들도 한번 챌린지에 도전해보세요! 돈을 계획적으로 쓰는 과정이 생각보다 정말 재밌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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