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우리나라 증시의 최대 투자기관이에요.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기준 2000조 원 전후에서 움직여요. 국민연금기금은 2024년 10월 기준 적립금 약 1170조 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의 자금을 보유한 대형 연기금이죠. 국내와 해외, 주식과 채권으로 나누어 투자하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우리나라 증시 전체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자금력이 있는 셈이에요. 지금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14~16% 수준의 자금도 충분히 영향력이 있어요. 그래서 국민연금은 ‘연못 속 고래’로 불리기도 해요. 우리나라 증시 규모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거대한 돈이라는 의미예요. 수익률도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를 따라서 투자하는 방법도 인기있어요.
12.3 계엄령 사태 이후 크게 떨어진 국내 증시에서 국민연금은 논란이 있었던 회사들의 주식을 처분하고, 산업 전망보다 저평가된 주식의 성장 전망을 따져서 포트폴리오에 들였어요. 지난 한 해 기업들 간 경영권 분쟁이 많았죠.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도 대표적인 분쟁 중 하나였어요. 국민연금이 분쟁을 끝낼 캐스팅보트로 꼽혔는데, 국민연금은 분쟁에 깊숙하게 개입하는 대신 오를대로 오른 고려아연 주식을보유 지분의 절반 가까이 팔아 차익을 냈어요. 그 외에도 유상증자 논란이 있었던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와 갈등이 있었던 DB하이텍의 지분도 일부 매도했어요. 반면 금융주와 증권주는 매수했습니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에 부품 등을 수출할 수 있는 삼성전기와 산일전기 등 전력주 비중도 늘렸고, 유통주에서는 이마트와 현대백화점, 오리온 등을 사들였어요.
🧩 국민연금이 ‘저평가된 국내 주식’을 매수한 것인지, 아니면 국내 증시 방어를 위해 자금을 투입한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사실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목표 수익률 달성을 위해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어요. 수익률 방어를 위해 과감하게 국내 증시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과 그래도 우리나라 연기금인데 국내 증시에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의견 사이 대립은 꾸준합니다. 열쇠는 국내 증시가 쥐고 있죠.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이 잘하면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최근 국민연금의 움직임은 ‘저평가된 국내 주식’을 매수한 것이 되고, 장차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도 늘어나게 되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