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경제지표 #시장 #인플레이션 #패션 #소매판매 #청년 #주거
  
2024. 8. 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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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안녕하세요! 오늘 어피티의 라이브 방송, <뉴스토스트>는 화제의 도서 『자살하는 대한민국』의 저자 김현성 님이 함께합니다. 고물가, 고금리, 저임금, 저출생 등 우리 사회를 둘러싼 극한의 환경을 ‘돈’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앞으로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씀 나눌 예정이에요. 어피티 유튜브 구독 인증 챌린지도 진행 중이니, 오늘 방송 실시간으로 함께하시면서 챌린지에도 참여해 보세요!


오늘 아침 7시 40분부터 시작합니다!

⏰ 오늘의 머니레터 세 줄 요약

  1. 이번 주, 하반기 시장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경제지표들이 발표돼요
  2.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패션업계가 실적 부진에 빠졌어요
  3. 청년 주거 세계여행: 국민의 90%가 1주택자인 나라, 싱가포르

2024년 8월 14일

경제뉴스 브리핑


📆 일정

    • 14일 오늘, 7월 고용동향 통계가 나와요.
    • 현지 시각 14일,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돼요.
    • CJ·메리츠금융지주·현대해상·삼성화재·덕산하이메탈·금호건설·시프트업 등 주요 기업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져요.

    🥔 핫이슈

     

    🚦 ESG


    📊 증시 UP&DOWN

    • 13일 어제, 카카오페이 주가는 장중 약 6%까지 급락했어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 등 그룹사 주가도 약세예요. 금융감독원이 카카오페이가 2대 주주인 알리에 고객 4천만여 명의 개인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제공한 사실을 밝힌 이후 시장이 보여준 반응이에요.

    🍯 투자·재테크

    • 시중은행에 비해 가계대출 한도가 여유로운 지방은행이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며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중이에요. 부산은행의 경우 지난 8일 기준 최저 2.94%까지 적용 가능했어요.

    💼 기업 소식

    • 글로벌 화장품 ODM 세계 1위 업체인 코스맥스가 업계 최초로 반기 매출 1조 원을 넘어섰어요. 이번 최대 실적은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수출 확대와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었어요.
    • 성수역 부근에 초대형 매장을 열 계획인 CJ올리브영이 10억 원에 성수역 이름을 사들였어요. 이에 따라 성수역은 향후 3년간 ‘성수(CJ올리브영)역’으로 표기가 변경돼요.

    🌏 글로벌 뉴스


    🗞️ 경제 정책

    🚩 경제 지표

    • 현지 시각 12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3~4% 급등했어요. 국제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안정돼 가던 우리나라 물가 흐름도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돼요.
    • 고금리, 고물가가 장기간 이어진 가운데, 지난해 가계 순저축률이 전년 대비 2.3%p 감소한 4.0%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어요. 가계 순저축률은 연간 총소득에서 소비·세금·대출이자 등 총소비지출을 뺀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해요.

    🌏 글로벌

    경기 둔화 vs. 인플레이션?

    이번 주에 나오는 지표가 답할 거예요

    글, 정인

    경제지표를 보고 시장의 흐름을 가늠해요

    현지 시각 13일부터 15일까지, 전 세계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거시경제 지표가 발표돼요. 13일과 14일에는 미국의 7월 생산자·소비자물가지수가 나오고, 15일에는 미국의 7월 소매판매지표, 중국의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발표됩니다. 지금처럼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요. 8월 2일과 5일에 집중적으로 일어났던 전 세계 증시 폭락의 배경에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미국의 PMI·실업률 발표가 있었어요. 


    키워드는 ‘경기’와 ‘인플레이션’이에요

    미국의 경제지표를 보면서 판단해야 할 것은 ‘정말로 경기가 둔화되었는가’, ‘인플레이션은 충분히 잡혔는가’ 이 두 가지예요. 


    중국 지표는 ‘중국 내수경기가 충분히 회복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해석해야 해요. 

    정인 한줄평
    • 이번 주 거시경제지표 결과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거예요. 몰랐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 버렸을지도 모르는 오늘과 내일이, 이 뉴스를 읽고 난 후엔 마치 세계의 운명을 결정하는 분수령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만큼 경제를 보는 해상도가 높아진 것이죠. 거시경제의 큰 축인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은 한 번은 깊이 있게 익혀야 할 개념이에요.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고 싶다면 어피티 전문가 칼럼 👉 <MZ를 위한 투자 상식>을 읽어보세요

    👛 산업

    지갑 닫는 소비자,
    패션업계 탈출구는?

    글, JYP


    소매판매가 역대급으로 줄었어요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어요. 소비자들의 실질 소비력을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 지표도 큰 폭으로 떨어졌어요. 올해 2분기 한국 소매판매는 작년 2분기에 비해 2.9% 감소했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 폭이에요. 특히 승용차(-13.2%)와 의복(-4.4%), 오락·취미·경기 용품(-7.3%), 음식료품(-3.2%) 등의 품목에서 소매판매가 크게 줄었어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주요국도 비슷한 분위기예요.


    패션업계에 타격이 커요

    패션업계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때 가장 크게 직격타를 입는 곳 중 하나예요. 그렇지 않아도 3분기는 저렴한 여름옷 위주로 판매해야 하는 구조적 비수기인데, 불황으로 소비까지 줄어 요새 더 어렵다고 해요. 2분기 실적도 좋지 않았어요. 대표적인 패션 기업인 삼성물산(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의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크게 하락했어요. 실적 개선을 위한 탈출구는 해외에서 찾고 있어요.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한편, 국내 시장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를 유치해 MZ세대를 공략하는 중이에요.

    JYP 한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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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서
    우주비행사의 중력으로
    살 수 있다면

    글, 에디터 시추


    쉴 수 있는 시간은 분명 늘어났는데, 마음의 공간은 한 뼘도 늘어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낀 적이 있나요? 예를 들어 내일부터 징검다리 휴가를 사용해 평소보다 긴 주말을 보낼 예정이지만, 여유로움보다는 다시 마주할 일상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든지 하는요.


    시간이 생겨도, 멀리 떠나와도 마음이 그대로라면 진정한 휴식을 취하기 어려워요. 그럴 때 ‘딱 한 가지’를 바꿔서 우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줄 책 한 권 소개해 드릴게요. 저는 사람과 책을 좋아하는 에디터 시추입니다. 🐶


    멀수록 잘 보인다고?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볼 때 일어나는 여러 생각과 태도의 변화를 ‘조망효과’라고 한대요.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의 신비에 경탄하며,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질문하게 되는 현상을 포착해 이름을 붙였다고 하죠.


    이런 현상은 단순히 거리가 멀어진다고 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고, 지구라는 행성에 대한 사랑, 그것을 보호하고 싶은 욕망, 그 안의 모든 존재에 대해 느끼는 연결감이 토대가 된다고 해요. 뒤집어 말하면 멀리서 바라봄으로써 이미 갖고 있던 사랑, 책임감, 유대감을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죠. 


    우주 전문 기자인 작가는 이 조망효과에 큰 영감을 받아 우주와 인간의 이야기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책에는 작가가 전 세계의 우주비행사, 천문학자, 과학자와 만나 이야기 나누며, 그들이 우주의 신비 속에서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탐구한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1초 만에 우주비행사 되기


    저는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문장이 아름답지 않으면 마음에 와닿지 않더라고요. 이 책의 저자는 시집과 소설을 펴낸 작가이기도 해요. 우주를 경험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문 기자로서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작가로서 문학의 아름다움을 더해 우리에게 전해주죠. “밤하늘에는 우리가 잃어버렸던 것들이 숨쉬고 있다.”고요.

    세계 곳곳에서 끊이지 않는 갈등과 전쟁, 아무리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학업과 업무. 그 속에 꼼짝없이 갇힌 기분이 들 때면 우리가 지구라는 우주선에 탄 우주비행사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우주복을 입고 우주로 나가 지금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을 한번 ‘조망’해 보는 거예요. 우주비행사들에게 일어난 생각의 변화가 우리에게도 일어나길 기대하면서요.
    여기까지 읽은 독자분들은 눈치채셨겠죠? 앞에서 이 책이 바꿔줄 거라고 말씀드렸던 한 가지는 바로 ‘관점’입니다.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경험과 통찰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줘요. 그 고요하고 아름다운 기록과 꼭 마주해 보시길 바랄게요!
    📌 이 글은 도서출판 돌베개의 제작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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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어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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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칼럼
    청년 주거 세계여행

    국민의 90%가 1주택자인 나라, 싱가포르

    글, 어예진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해담경제연구소 어예진 소장입니다. 저는 한국경제TV에서 기자와 앵커로 일했고요. 지금은 국내 경제, 그리고 해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뉴스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를 탐구하는 연구자이자 방송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청년 주거 정책을 돌아보는 ‘청년 주거 세계여행’ 마지막 연재입니다. 오늘 여행은 자가 주택 보유 비중이 90%에 이르는 1주택자 천국, 싱가포르로 떠나봅니다. 


    부자가 모이는 나라 싱가포르


    한동안 강남 부자들이 한국의 높은 세금에 이민을 고민하던 때, 싱가포르가 그들의 대안으로 떠오른 적이 있습니다. 상속세도 없고, 증여세도 없는 데다 거주 환경, 교육 수준까지 탁월해 살기 좋다는 인식 때문이었어요.


    지난 2020년 홍콩보안법이 시행됐을 당시에는 홍콩에 근거를 둔 기업과 부자들이 싱가포르로 탈출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싱가포르 주택 수요가 폭증했죠. 시진핑 중국 주석이 3연임을 확정했던 2022년 10월 말 이후 중국 본토에서도 부유층에 대한 제재 심화를 우려한 부자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이어졌습니다. 이들의 목적지 역시 싱가포르였죠.   


    싱가포르에 순유입된 해외 백만장자에 대한 통계가 있었는데요. 2022년 기준 2,800명으로 2019년 대비 87%가 늘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계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당시 외신에서는 싱가포르 은행들이 넘쳐나는 현금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어요. 자금 사용처를 못 찾다가 결국 싱가포르 통화청에 우리 돈으로 따지자면 300억 원어치의 싱가포르 달러를 빌려주기도 했죠. 


    아시아 부자들, 특히 중국 부자들이 싱가포르로 몰려들었다는 증거는 현지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프라이빗 골프 클럽 회원권 가격이 두 배가량 올랐으며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고급 차량 등록 건수가 2019년 대비 많게는 90% 이상 늘었습니다. 무엇보다 고급 저택, 고급 콘도 같은 민간주택의 중국인 매매 건수가 압도적으로 높아지면서 주택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결과를 낳았어요.


    이때 싱가포르 국적의 국민들은 그나마 국가가 제공하는 임대주택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에 지낼 수 있었지만, 싱가포르에 와서 살던 평범한 외국인들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요. 이들은 국경을 마주한 말레이시아로 넘어가 국경 근처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을 얻어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방법을 찾기도 했습니다. 


    결국 싱가포르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지난해(2023년) 외국인 대상 취득세율을 대폭 인상키로 했습니다. 원래도 싱가포르는 자국민과 외국인에게 다른 요율의 세금을 적용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외국인이 싱가포르에서 주택을 구매할 때 내야 하는 취득세를 기존 30%에서 60%로 두 배나 올린 거예요. 10억 원짜리 집을 구매했다면 세금만 6억 원을 내야 하는 거죠. 이건 그냥 외국인들은 집을 사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그럴 수 없는 조건인데 안정된 집값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의 부산과 면적이 비슷한 도시 국가입니다. 그 안에 600만 명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인구 밀도가 세계 3위에 달해요. 돈 많은 사람도 많아서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나라의 두 배 수준입니다. 한 가지 가장 다른 점은 토지의 90%가 국가 소유라는 거예요. 나머지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죠. 


    그래서 주택도 공공주택과 민간주택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공공주택은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ousing & Development Board)이 정부 차원에서 건설해 일정 소득을 넘지 않는 국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 아파트를 말합니다. 흔히들 HDB라고 부르죠. 싱가포르 국민의 80% 이상이 HDB에 살고 있을 정도로 싱가포르에서 가장 흔한 주택 형태입니다. 

    공공주택이라고 하면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떠올릴 수 있지만, HDB는 방 2개부터 5개까지 다양한 평수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합니다.


    싱가포르의 자가 주택 보유율은 90%로 단연 세계 최고입니다. 시민권을 가진 가구의 90%가 자기 집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죠. 어떻게 이게 가능하냐고요? 바로 싱가포르의 주택 정책 덕분입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모든 국민이 집을 소유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을 오랫동안 주거 정책의 핵심으로 여겨왔습니다. 


    싱가포르는 다문화 국가인데요. 중국인이 제일 많고, 말레이인, 인도인 등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치인들은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국가 충성심을 높이기 위한 최상의 방법이 자신의 재산을 소유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싱가포르 사람들도 보통 결혼하면서 집을 삽니다. 공공주택의 경우 민간주택 공급가 55%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데요. 게다가 싱가포르의 공공주택은 거주 기간을 채우면 매각할 수 있는 99년 기한의 임대주택이라는 게 큰 특징이에요.


    싱가포르가 가진 면적과 인구, 국민 소득, 몰려드는 이민자들로 인한 주택 수요 증가 등은 집값이 오르기 딱 좋은 조건이지만, 이러한 정책 덕분에 공공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에 지낼 수 있습니다. 


    물론 민간주택 대비 반값이라고 해도 집값은 집값이기 때문에 적은 비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청년들은 우리로 따지면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중앙적립기금(CPF)과 정부 지원금을 통해 큰 어려움 없이 공공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어요. 싱가포르 국민은 CPF를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매달 월급의 37%를 떼어가 적립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9%인 걸 감안하면 CPF는 싱가포르의 월급 도둑이라고 할 수 있죠. 근로자가 20%를 내면 고용주가 17%를 보조해 주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강제로 하는 저축에 싱가포르 사람들은 크게 반발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낸 CPF 적립금을 주택구매, 의료비 등 큰돈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리 당겨서 쓸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 5억짜리 공공주택을 구매한다고 하면 일부는 CPE 적립금으로 충당하고 일부는 소득에 따른 정부 보조금, 그리고 나머지는 앞으로 20년 또는 30년간 납입할 CPF에서 차액 충당이 가능합니다. 잘하면 대출 없이도 공공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국민의 90%가 자신의 집을 소유할 수 있는 겁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화려한 공공주택 Pinnacle@Duxton


    공공주택과 민간주택의 중간지점인 공공-민간 하이브리드(PPH)도 있습니다. 이런 집들을 이그제큐티브 콘도미니엄(EC)이라고 부릅니다. EC는 싱가포르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민영 주택인데요. 소득 한도를 초과해 HDB에는 살 수 없지만 그렇다고 훨씬 비싼 민간주택을 구입할 수도 없는 싱가포르 국민을 위해 마련된 대안입니다. 그런 PPH의 가장 큰 장점은 결국에는 민영화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정부 보조금을 받는 아파트를 구입한 뒤 5년 동안 임대나 매각하지 않고 실거주를 하면 공개 시장에서 집을 팔 수 있으며, 10년이 지났다면 외국인에게도 팔 수 있습니다. 

    다들 집에 수영장 하나씩 있는 것 아녜요?


    민간주택은 다시 콘도미니엄, 클러스터 하우스, 방갈로, 숍하우스 등으로 나눕니다. 이들이 공공주택과 크게 다른 점은 훨씬 비싸지만, 국가의 규제가 적은 편이라는 겁니다. 콘도는 대부분이 수영장과 헬스장, 바베큐존, 테니스코트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데요. HDB보다 깨끗하고 보안도 우수해 선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민간주택 중에는 콘도가 가장 저렴한 선택지이기 때문에 HDB에 살던 사람들이 집을 업그레이드 하고자 할 때 민간 콘도를 목표로 세우죠.

    싱가포르의 콘도

    출처: sg.finance.yahoo.com

    클러스터하우스

    출처: www.propertygiant.com

    클러스터 하우스는 단독으로 분리된 집이지만 수영장과 테니스코트, 주차장 등 편의 시설은 단지 내 이웃 주택과 공유하는 우리 식의 타운하우스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만약 주택 형태에 방갈로(Bungalow)라는 말이 들어간다면 그건 싱가포르의 부자들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방갈로는 단독주택을 말하는데요. 토지도 내가 온전히 소유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방갈로 중에서도 GCB(Good Class Bungalow)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부유하고 유명한 사람들이 사는 집으로 간주합니다. 그래서 가격도 매우 비쌉니다.


    숍하우스는 역사가 깊은 주택 형태입니다. 1층에는 상점, 위층은 거주 공간이 있지요. 1840년대에서 1960년대 사이에 건설된 이 같은 주택 형태는 과거 싱가포르의 도시 구조의 대부분을 이뤘습니다. 당시에는 집주인들이 1층에서 장사를 하고 위층을 집으로 이용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숍하우스는 현재까지도 보수를 거쳐 본래의 목적으로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현대식 주택 개발로 차이나타운 등 일부 지역에서만 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숍하우스 외관

    출처: Urban Redevelopment

    전통 방식 그대로 복원한 내부

    출처: Urban Redevelopment authority

    반전은 렌트비


    대부분의 싱가포르의 청년들 그리고 외국인들은 싱가포르에서 월세로 지냅니다. 싱가포르에서 월세를 구할 때는 방 한 칸만 렌트해 공동생활을 할지, 집 전체를 렌트할지 고민할 수 있어요. 집주인이 자기 집 방 한 칸을 렌트 하는 경우도 있고, 전체를 세를 놓을 수도 있죠. (공공주택의 경우 집주인이 최대로 세를 놓을 수 있는 방 개수가 집에 있는 총 방 개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내가 좀 빠듯하다고 하면 방 한 칸만 임대할 수 있는데 화장실이 딸린 마스터룸이냐, 거실 화장실을 공유하는 일반 룸이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벌어집니다. 가끔 돈이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노리고 불법으로 규정보다 훨씬 많은 세입자를 한 집에 받아 살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싱가포르 임대료는 코로나 이후 국경이 열리고 외국인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상승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올라 올해 상반기까지 오르기를 거듭했죠. 싱가포르 사람들은 임대료 폭등을 두고 중국인들이 부동산 쇼핑에 나서면서 주택 가격을 올려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물가 비교 사이트 NUMBEO에 따르면 싱가포르 도심의 방 한 개짜리 민간주택(아파트/콘도)의 평균 월 임대료는 3600 싱가포르 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따지면 대략 370만 원 정도가 되겠네요. 중심부에서 벗어난 곳이라고 해도 같은 조건의 월평균 임대료가 한화 270만 원 선이니 어마어마하지요? 평균이 이 정도고, 좋은 지역에 시설이 잘되어 있는 곳이라면 방 한 개짜리 월 임대료가 한화 400~500만 원에 이르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의 임대료가 서울보다 평균 160%가량 높다고 하니 임대료만 보면 정말 사람 살 곳이 못 되는 것 같죠?    


    물론 공공주택에서도 월세를 구할 수 있는데 민간주택 대비 훨씬 저렴합니다. 싱가포르 부동산 중개 업체 Property Guru에 따르면 방 한 칸만 임대할 경우 한화로 월 최소 80만 원부터 150만 원, 원룸 형태의 HDB라면 월 150만 원~300만 원 정도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가 외국인 숙련 노동자에게 주는 비자 기준을 강화하면서 취업 비자 소지자 수, 즉 들어오는 외국인들이 줄었는데요. 이로 인해 고용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임대 수요 감소로 5월 이후 싱가포르 콘도와 HDB 임대 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민간주택 시장에서도 높은 주택 가격에 대한 구매자의 저항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아시아 부자들이 싱가포르로 몰려들면서 전반적인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이에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지난해 외국인 대상 취득세율을 기존 30%에서 60%로 올렸습니다.
    • 싱가포르 토지의 90%를 국가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80% 이상은 국가가 마련한 공공주택에 살고 있으며,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90%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 싱가포르의 공공주택을 HDB라고 부릅니다. 민간주택은 크게 콘도, 클러스터하우스, 숍하우스, 방갈로 등으로 나뉩니다. 
    • 싱가포르 청년들과 외국인들은 대부분 월세로 거주합니다. 다만 코로나 이후 임대료가 폭등하면서 방 하나짜리 원룸에도 수백만 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 최근에는 정부가 외국인 숙련 노동자들에게 주는 취업 비자 기준을 강화하면서 고용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임대 수요 감소로 이어져 싱가포르 HDB와 민간주택 임대 가격을 소폭 낮추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8회에 걸쳐 세계의 다양한 주거 이야기를 나누어 봤습니다. 사는 모습은 모두 다르지만 각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청년들은 하나 같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애쓰고 도전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들처럼요. 보내주시는 피드백을 보면서 머니레터 독자분들의 출근길이 더욱 즐거워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일상에 작은 즐거움과 도움이 되는 이야기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지면과 방송을 통해 인사드릴게요.


    💌 지금까지 <청년 주거 세계여행>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연재는 어피티 홈페이지에서 모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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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피드백
    • 8.8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소개하는 뉴스의 한줄평이 매우 통찰력 있는 의견이라 놀랐습니다. (나나콘 님)
    • <MZ를 위한 투자 상식>에서 ‘홍길동의 시험 점수’에 빗대어 인플레이션 개념을 설명해 줬는데 너무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또로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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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소피: 주말에는 늦은 상반기 회고를 진행했어요. 내가 기대하고 계획했던 2024년의 모습과 다르긴 했지만 정말 좋은 경험을 밀도 있게 많이 해서 매우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어요. 하반기의 목표와 비전보드도 만들며 회고를 끝냈습니다. 아직 회고를 안 해보셨다면 한번 해보시는 걸 진심으로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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