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지금부터 투자해도 될까?


글, 박종대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소비재와 화장품 산업을 분석하고 있는 박종대입니다. 20년 가까이 유통·화장품 업종을 중심으로 리서치를 해왔고, 화장품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중국 소비 변화, K-뷰티의 부상과 구조적 전환을 이른 시점부터 분석해, 그 흐름을 투자 관점에서 설명하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숫자와 트렌드 뒤에 있는 화장품 산업의 진짜 경쟁력과 변화를 차분하게 짚어보려 합니다. 지은 책으로는 K-뷰티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화장품은 한국이 1등입니다가 있습니다.

K-뷰티의 시대입니다. 최근 우리나라가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 수입 화장품 점유율 2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있었죠.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에이피알의 메디큐브가 화장품 카테고리 1~3등을 휩쓸었고요. 일본의 블락프라이데이라 불리는 큐텐의 ‘메가와리’ 톱10 제품 가운데 8개가 한국 화장품이에요. 


그런데, 이런 놀라운 소식과 달리 화장품 업종 주가는 올해 초까지 힘을 쓰지 못했는데요. 해외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준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등 몇몇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화장품 업종 전반으로 보면 상승률은 아쉬운 상황이죠. 


*이 글에 담긴 정보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로, 해당 종목에 대한 매수, 매도 추천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투자는 반드시 자기의 판단과 책임하에 하여야 하며, 자산의 일정 비중 내에서 분산투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식과 ETF 투자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K-뷰티 잘 나가는데, 주가는 지지부진한 이유 

주가가 실적만 따라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투자가 아주 편할 겁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맞아요. 주가는 기업의 펀더멘털에 수렴하죠.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그렇지 않아요. 먼 미래 실적을 선반영하면서 숨 가쁘게 오르다가, 밸류에이션이 목에 차면 조금만 안 좋은 뉴스가 나와도 주가는 급락해요. 거기에 지금처럼 IT 업종이 역대급 호황으로 블랙홀처럼 돈을 빨아들이는 형국에서는 더욱 그렇죠. 


화장품 업황은 명백히 좋은 상황이에요. 업황은 수출이고, 곧 매출이에요. 2025년 3분기 실적에서도 매출 측면에서 기대치를 벗어난 업체들은 거의 없었어요. 특히, 미국 수출 증가, 시장 점유율 상승, 개별 업체들의 선전 등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더욱 기대되고 있고요. 


특히, 글로벌 성공의 ‘리트머스 시험지’인 미국 시장의 성과는 주목할 만해요. 25년 3분기 에이피알은 미국에서만 전년 대비 280% 성장하며 15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실리콘투의 미국 매출은 726억 원이나 됐어요. 아모레퍼시픽도 코스알엑스를 제외하면 30% 이상 매출이 증가했어요. 달바글로벌은 175%, 네오팜은 79% 성장했고, 애경산업도 선전했죠. 


미국의 관세는 오히려 기회

사실 업계에서는 관세를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아요. 중국산 초저가 화장품에 대한 대체효과로 차상위 가격대에 있는 K-뷰티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미국 테무에서는 더 이상 중국 화장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요. 중국산 제품 비중이 75%나 되는 엘프뷰티의 25년 2분기(7~9월) 매출은 3% 감소했고요. (Rhode 인수 효과 제외). 그 결과 우리나라 화장품의 점유율이 상승했어요. 주요 수입 5개국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어요.


물론, 이런 현상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풍선 효과로 중국 화장품이 동남아 시장을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게 부담이거든요. 중국 화장품 ODM, OEM 업체들이 가동률 유지를 위해 PB 브랜드는 물론, K-뷰티 ‘짝퉁’ 제품까지 동남아 시장에 뿌리고 있어요. 현재 동남아 지역 노출도가 높은 인디 브랜드나 무역벤더는 물론, 코스맥스 같은 ODM 업체들의 25년 3분기 실적이 부진한 이유가 되었죠.


*ODM: ‘제조업자개발생산(Original Design Manufacturer)’의 약자로, 제조업체가 제품의 기획, 설계부터 제조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방식

*OEM: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의 약자로, 한 회사가 설계한 제품을 다른 회사가 그 사양에 맞춰 대신 생산해주는 방식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결론적으로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은 견조한 증가세에 있고, 미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성장 여력은 여전히 커요. 온라인에서 터를 잡고 이제는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미국 유통의 85%가 오프라인인데요. 아직 한국 화장품을 주변 매장에서 찾기 힘든 지역이 대부분이에요. 카테고리로는 기초에서 색조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고요. 2025년 3분기 대미국 색조 화장품 수출 증가율이 평균 102%까지 급상승했어요. 티르티르의 미국 매출은 1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고, 롬앤의 볼륨핵트리오, 에이블씨엔씨의 BB크림도 히트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화제를 모은 <저스트 메이크업>(쿠팡 플레이)과 같은 K-뷰티 프로그램의 효과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어요. 


헤어·바디 카테고리의 좋은 실적은 실적 개선 여력을 높이는 또 하나의 요인이에요. 아모레퍼시픽 미장센 퍼펙트 세럼이 지난 아마존 프라임데이 헤어 스타일링 오일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어요. 애경산업은 3분기 생활용품 해외 매출이 38% 성장했는데, 2025년 연간 영업이익에서 생활용품 부문이 화장품 넘어서는 성과를 얻었고요. LG생활건강 닥터그루트의 2025년 상반기 매출은 800% 성장해, 아마존 두피케어 카테고리 판매 1위에 오른 바 있어요.

<그림> 미국 화장품, 색조 화장품, 바디제품 수출 추이(2020~현재)


산업구조의 변화를 직시할 때 

우려를 낳은 메이저 ODM 업체(코스맥스)의 실적 저하는 강해진 계절성 때문이에요. 지금 우리 뷰티 기업들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대량 생산과 수출을 이어가고 있어요. 단기 성과보다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직시해야 해요. 그런 맥락에서, 밸류에이션 하락을 감안하더라도 올 초의 주가 조정폭은 과도했다고 볼 수 있어요.


시장의 관심에서 빗겨나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K-뷰티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시작하게 좋은 시점입니다. 2026년 상반기 밀려올 큰 실적 모멘텀을 기다리며 기회를 살펴보기에 좋은 때죠. 앞으로의 연재에서 이를 차근차근 다뤄보겠습니다.

💌 <K-뷰티 투자 가이드>는 수요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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