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로 받은 퇴직금,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직 후 열심히 적응 중인 루시

머니 프로필
  • 닉네임: 루시
  • 나이: 만 27세
  • 하는 일: 5년 차 도서관 사서
  • 세전 연봉: 4000만 원
  • 월평균 실수령액: 약 300만 원
  • 월평균 저축 및 투자액: 210만 원
    • 청년도약계좌 70만 원
    • 적금 80만 원
    • 주택청약 10만 원
    • ISA 30만 원
    • 연금저축 10만 원
    • IRP 10만 원
  • 월 지출 금액: 약 90만 원
  • 주거 형태: 월세 임차
  • 현재 자산: 6400만 원
    • 예적금 등(퇴직금 포함): 6040만 원 
    • 주식 투자: 360만 원
  • 포기할 수 없는 소비: 출근길 커피, 퇴근 후 맛있는 음식
  • 재무 목표:
    • 단기: 이직한 회사에 잘 적응하고, 목표한 대로 꾸준히 돈 모으기
    • 장기: 
      • 서른 살 전에 1억 원 모으기
      • 이후에는 ‘작은 집에서, 넓은 사람과, 깊은 마음으로’ 살 수 있는 안정적인 생활 만들기
루시 님의 돈 관련 목표와 고민
저는 5년 차 도서관 사서이고, 최근에 이직했어요. 월급이 들어오면 청년도약계좌, 적금, 청약, ISA, 연금저축, IRP까지 나눠 넣고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습관을 사회초년생 때부터 지켜오고 있습니다. 돈이 들어오면 저축 통장과 생활비 통장을 먼저 나누는 방식만큼은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직한 회사에 잘 적응하면서도, 돈 관리를 잘 해나가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30살 전에 1억 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이후에는 아직 뚜렷한 목표는 없지만, 제가 좋아하는 말인 ‘작은 집에서, 넓은 사람과, 깊은 마음으로’를 잘 지키며 살 수 있을 만큼만 벌고 싶어요.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최근 이직하면서 받은 퇴직금을 IRP 계좌에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예요. 살면서 이렇게 큰돈이 한 번에 들어온 게 처음이라, 예금으로 묶는 게 나은지, 아니면 직접 운용을 시작해야 하는지 고민돼요. 몇백만 원이 넘는 금액을 한 번에 투자하려니 겁이 나요. 결혼이나 주택 구입처럼 중간에 돈이 필요해질 때 IRP를 해지해도 되는지도 궁금해요.

루시 님을 위한 어피티의 솔루션
루시 님의 머니로그를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미 돈 관리의 기초가 정말 탄탄하다는 거였어요. 월 실수령액 약 300만 원 중 210만 원을 저축하고 투자한다는 점이 특히 대단해요. 지출을 무조건 참는 게 아니라, 포기하고 싶지 않은 소비는 남겨두고 나머지를 차분히 관리하고 있다는 점도 좋아요. 돈 관리는 결국 오래 지속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서른 살 전에 1억 원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충분히 현실적이에요. 지금의 저축 속도와 자산 규모를 보면, 현재의 습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목표에 충분히 가까워질 수 있을 거예요.

IRP는 미래의 나를 위한 현재의 선물이에요
연금은 지금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돈을 조금씩 보내고, 노후에 매달 안정적인 소득처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두는 장치예요. 미래의 나를 위한 현재의 선물이라고 볼 수 있어요. 루시 님이 받은 퇴직금도 같은 관점에서 봐야 해요. 지난 5년 동안 일하며 쌓아온 소중한 급여인 만큼, 가능한 한 오래 지키고 불려서 미래의 루시 님에게 보내는 돈으로 만들어야 해요.

IRP는 깨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금은 일반적으로 IRP 계좌로 들어와요. 이 돈을 바로 쓰고 싶다면 IRP를 해지해 목돈으로 받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퇴직금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을 잃게 돼요. IRP 안에 두고 운용하면 과세를 미루면서 노후자금으로 키워갈 수 있고, 만 55세 이후에는 연금으로 받을 수 있어요.

IRP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깨지 않는 것이에요. 결혼, 주택 구입, 이사, 생활비처럼 중간에 돈이 필요해질 수 있다는 걱정은 충분히 이해돼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IRP를 해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노후자금 마련은 계속 뒤로 밀리게 돼요. 그동안 받은 세제 혜택을 일부 돌려내야 할 수 있고, 다시 처음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요. 

루시 님은 이미 ISA, 적금, 청년도약계좌처럼 중기 자금을 모을 수 있는 통로를 갖고 있어요. 결혼이나 주택 구입처럼 중간에 쓸 가능성이 있는 돈은 이쪽에서 준비하는 게 좋아요. 

한 번에 투자하기 어렵다면 나눠 들어가면 돼요
IRP에서 몇백만 원이 넘는 돈을 한 번에 투자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하셨죠. 당연히 무서울 수 있어요. 갑자기 퇴직금이라는 목돈을 운용하려니 손실이 날까 봐 겁나는 게 자연스러워요. 하지만 IRP에 들어온 돈을 현금이나 예금으로만 오래 두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에요. 기간이 긴 돈일수록, 최소한 물가 상승을 이기고 복리의 힘을 받기 위한 운용이 필요해요. 

다만 한 번에 전부 투자할 필요는 없어요. 목돈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10분의 1씩 10개월에 걸쳐 투자하거나, 3분의 1씩 3번에 걸쳐 투자해보세요. 이렇게 하면 특정 시점에 한꺼번에 투자했다가 가격이 떨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어요. 매매 타이밍을 맞히려 하기보다, 진입 시점을 나누어 마음의 부담을 낮추는 거예요.

IRP에서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함께 가져가야 해요
IRP는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계좌이기 때문에 일반 주식계좌처럼 아무 상품이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개별 주식처럼 위험이 큰 자산에는 투자할 수 없고, ETF, 펀드, 리츠, 채권형 상품 등 정해진 상품 안에서 운용하게 돼요. 또 IRP는 계좌 안에서 위험자산 비중에 제한이 있어, 일정 비율은 안전자산으로 가져가야 해요.

직접 상품을 고르는 게 어렵다면 TDF나 TRF 같은 상품도 살펴볼 수 있어요. TDF는 은퇴 예상 시점을 기준으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해주는 상품이에요. 예를 들어 TDF2060이라면 2060년 전후 은퇴를 목표로 투자 비중이 설계돼요. TRF는 투자자의 위험 성향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정해두는 상품이에요. 예를 들어 TRF 3070이라면 주식 30%, 채권 70%처럼 정해진 비율에 맞춰 운용되는 방식이죠.

직접 자산배분을 공부해보고 싶다면 연금 관련 책을 한두 권 읽어보는 것도 좋아요. 김성일 작가의 ⟪마법의 연금 굴리기, 김한수 작가의 연금 스노우볼 ETF 투자 습관처럼 연금계좌에서 ETF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다룬 책을 추천해요.

연금저축과 IRP는 역할을 나누어 가져가세요
루시 님은 이미 연금저축에 월 10만 원, IRP에 월 10만 원을 넣고 있어요. 아주 좋은 출발이에요. 다만 앞으로 납입 금액을 늘릴 때는 두 계좌의 차이를 알고 가져가는 게 좋아요.
  • IRP는 세액공제 한도가 크고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중간에 돈을 꺼내 쓰기는 어렵고, 계좌 전체를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IRP에는 정말 노후까지 가져갈 돈만 넣는 게 좋아요.
  • 반면 연금저축펀드는 IRP보다 중도인출이 비교적 유연한 편이에요. 물론 연금저축도 노후자금 계좌이기 때문에 쉽게 꺼내 쓰는 것은 추천하지 않아요. 다만 혹시 중간에 돈이 필요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열어두고 싶다면, 추가 납입은 IRP보다 연금저축펀드 쪽을 우선 고려할 수 있어요.

작은 집에서, 넓은 사람과, 깊은 마음으로 살기 위해
루시 님이 적어주신 장기 목표가 참 좋았어요. 작은 집에서, 넓은 사람과, 깊은 마음으로 살 수 있는 안정적인 생활. 이 말에는 큰 부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보다, 내 삶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단단하게 꾸려가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삶을 위해서도 연금은 중요해요. 연금은 대단한 부자가 되기 위한 도구라기보다, 미래의 내가 매달 최소한의 안정감을 갖고 살아가게 해주는 장치예요. 루시 님은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금의 돈 관리 습관에 퇴직금 운용이라는 새로운 루틴을 더해보면 돼요. 지금처럼 매달 꾸준히 돈을 나누어 모으고, IRP 안의 퇴직금까지 천천히 운용해간다면 목표도 충분히 가까워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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