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좋아해? 춤 좋아해? 그럼, 발레 보러 가자!

📌필진 소개 : 취미발레 5년 차. 직업은 회사원인 잘쓸레옹 ‘홍학’ 입니다. 퇴근 후 발레를 하고, 보는 데 기력의 80%를 소진하고 있어요. 무대 위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춤도 의상도 연기도 아닌 열정입니다. 그 열정에 매료되어 여기까지 왔네요.

어린 시절, 발레리나 피규어가 들어 있는 자그마한 스노우볼을 선물 받은 적이 있어요. 반짝이는 발레복을 입은 발레리나가 한쪽 다리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었죠. 얼마 뒤, 엄마 손을 잡고 보러 간 어린이 발레극에서 스노우볼 속 발레리나와 똑같은 포즈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실제 발레리나를 만나게 됐어요.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무대 위 세상, 고난도 포즈를 취하고도 우아함을 잃지 않던 발레리나의 눈부신 자태. 발레 공연에 반하게 된 최초의 기억입니다.

 ⓒ홍학


독자님은 발레 공연을 보신 적 있나요? 발레 공연이 대중화된 나라들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가까이하기에 조금 먼 장르로 인식되고 있어요. 가장 흔한 편견으로는 가격이 비쌀 것 같다, 대사가 없어 지루할 것 같다 등이 있지요. 혹은 어떤 공연을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있고요.


그래서 준비해 보았습니다. 발레 공연 정보를 얻는 방법부터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하반기 공연 목록까지. 발레의 매력에 빠져 보고 싶다면 오늘 이야기를 놓치지 마세요!


클래식 발레부터 드라마 발레까지!
국내에선 어떤 발레 공연을 보면 좋을까?


‘춤추다’는 의미의 라틴어 ‘ballare’에서 유래된 발레는 대사 없이 춤과 음악, 무대 장치 등으로 진행되는 무용 예술을 의미해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 처음 탄생했고, 이후 프랑스와 러시아로 전파되면서 지금과 같은 보편적인 예술 장르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발레는 크게 ‘클래식 발레’와 ‘드라마 발레’로 나뉩니다.


클래식 발레는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환상적인 내용, 화려한 안무 테크닉이 돋보이는 게 특징이에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등 한 번쯤은 들어본 작품은 대부분 클래식 발레에 해당해요. 드라마 발레는 현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말 그대로 현실 속 희로애락과 드라마틱한 서사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는데요. 최근 국립발레단에서 상연한 <카멜리아 레이디>, <인어공주>가 대표적인 드라마 발레에 해당해요.

2025 국립발레단 인어공주 ⓒ홍학


🩰 국내에는 어떤 발레단이 있나요?

국내에는 다양한 공공 및 민간 발레단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 와이즈발레단, M발레단 등이 있죠. 작년에는 무려 2개의 공공 발레단이 새롭게 창단하였는데요. 하나는 컨템퍼러리 발레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시 발레단이고, 나머지 하나는 부산오페라하우스 제작극장화를 대비해 출범한 부산오페라하우스 발레단이에요. 물론, 여기 언급된 단체 외에도 다양한 발레단이 있어요.


🩰 2025 하반기 공연 목록 (feat. 5만 원 이하에 볼 수 있는)

올해 상반기에도 멋진 공연이 많았지만, 하반기에도 다양한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요. 그중 괜찮은 가격에 볼 수 있는 공연을 주제별로 정리해 보았어요. 물론, 제가 정리한 공연 외에도 다양한 공연이 예정되어 있답니다.


클래식이 최고! 정통 발레가 궁금하다면?

  • 국립발레단 <지젤>
    사랑때문에 점점 미쳐가는 ‘시골 처녀’의 춤과 연기를 볼 수 있는 공연이에요. 후반부에 등장하는 새하얀 군무의 향연 ‘발레 블랑(ballet-blanc)’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랍니다.
  • 가격: (티켓 오픈 전으로 정확한 티켓값 공지되지 않음)2023년 서울 공연 기준 A석 5만 원, B석 2만 원, C석 1만 원
  •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공연일정: 11/12 ~ 11/16 

  • 광주시립발레단 <해적>
    해적 콘라드와 노예 메도라의 사랑 이야기로, 시원시원한 군무가 일품이에요. 저는 캐릭터 중 ‘알리’의 안무를 참 좋아해요.
  • 가격: R석 5만 원, S석 3만 원, A석 2만 원
  • 공연장소: 광주 예술의전당 대극장
  • 공연일정: 9/26 ~ 9/27 


러닝타임 70분 이하, 짧고 굵게 보고 싶다면?

  • 가격: 전석 3만 원
  • 공연장소: 아이들극장
  • 공연일정: 9/26 ~ 9/27


  • 가격: 전석 1만 원
  • 공연장소: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 공연일정: 11/27


연말은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발레 애호가에게 연말은 ‘<호두까기 인형>의 시즌’이에요. 크리스마스에 벌어지는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를 다룬 호두까기 인형을 다양한 버전으로 감상하는 건 절대 놓칠 수 없는 재미난 이벤트예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 동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은 같지만, 발레단마다 안무, 연기 방식, 무대 장치, 의상, 등장하는 인형 등이 모두 조금씩 달라요. 그래서 여러 발레단의 공연을 보며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 공연장소 & 일시: 세종예술의전당 (12/2~12/3), 부산시민회관 (12/5~12/6),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2/13~12/25)
  • 가격: 미정


  • 공연장소 & 일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2/17~12/28)


  • 공연장소 & 일시: 횡성문화예술회관(11/21), 태백시문화예술회관(12/28), 하남문화예술회관(12/5~12/7), 공주문예회관(12/13~12/14), 화성아트홀(12/20), 나루아트센터 (12/28~12/31)

1만 원 좌석표부터 무료 공연까지!
가성비 문화생활 끝판왕, 발레공연 관람


운영비를 지원받는 국공립 발레단은 공연 퀄리티에 비해 티켓 가격이 저렴한 편이에요. 국립발레단의 경우, 서울 공연 기준 가장 저렴한 좌석은 단돈 1만 원이랍니다. 


유니버설발레단처럼 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없는 민간 발레단은 상대적으로 티켓 값이 비쌀 수밖에 없는데요. 이때는 얼리버드 예매, 라스트 할인 혜택을 챙기면 좋습니다. 예약이 오픈된 직후 일정 기간은 ‘얼리버드 할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대 30~40%까지 할인해 주니, 보고 싶은 공연이라면 티켓 오픈일을 맞춰 예약하는 것을 추천해요. 혹은 모두가 다 예매한 뒤 남은 자리를 포착해 ‘라스트 할인’ 혜택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시중에는 무료 발레 공연도 생각보다 많아요. 유료 공연에 비해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단점은 있지만, 온라인상에서 조금만 손품을 팔면 또 금세 정보를 찾을 수 있어요. 특히 시에서 초청하는 갈라 콘서트나, 학생들이 올리는 정기 공연 등은 무료나 아주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어 추천해요. 제가 요즘 관심 있게 보는 곳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내 공연전시 사이트인데요. 한예종 학생들의 정기 공연, 졸업 작품 등을 관람할 수 있어요.


발레 공연 정보는 주로 어디에서 얻나요?

저는 발레단 공식 SNS를 주로 참고해요. 연초에 공식 SNS에서 일 년간 진행하는 공연 일정을 한 번에 정리해 올려주는데요. 이를 참고해 대략적인 연간 일정을 정리하고 있어요. 다만, 이 방법은 모든 공연 정보를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렵고, 손품을 열심히 팔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죠.


공연 일정을 한 번에 일괄 체크하고 싶다면 공연예술통합전산망 DB검색 기능을 추천해요. 사이트에 접속한 뒤, [DB 검색 > 공연 DB]에서 기간, 가격, 지역 등 다양한 기준으로 여러 공연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요. 마음에 드는 공연을 발견하면 발레단 공식 사이트 등을 참고해 예매일, 가격 등 세부 정보를 체크하면 돼요.


만약,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사이트 사용이 어렵다면, 네이버 검색 기능을 활용해 보세요. 검색창에 ‘발레’라고 치면, 전국 방방곡곡에서 진행되는 발레 공연을 한 번에 찾을 수 있어요.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사이트 캡처본


난생 처음 보는 발레공연!
관람 시 에티켓은 따로 없을까?


어른이 된 뒤 처음으로 발레 공연을 보러 갔을 때가 떠오르네요. 박수는 언제 쳐야 할지, 옷은 차려입고 가야 하나? 등등. 처음은 언제나 어렵고, 어디까지가 매너인지는 항상 헷갈리죠.


  • 옷은 거창하게 차려입지 않아도 됩니다. 공연에 몰입할 수 있는 편한 옷을 입고 가면 돼요. 여름에는 에어컨을 가동해 실내가 추울 수 있으니, 얇은 겉옷을 챙겨가면 좋아요.
  • 공연장에는 시작 전 10분 전에 도착합니다. 지각 시 곧바로 입장할 수 없고, 별도 지연 입장 시간에 들어가야 해요. 주변인의 관람에도 방해가 되니, 10분 전에는 꼭 도착해 주세요.
  • 몸은 의자에 딱 붙여서 앉습니다. 내 뒤통수는 뒷사람의 시야이기 때문에, 시야를 가릴 수 있는 행동은 유의하는 게 좋아요.
  • 박수는 아무때나 쳐도 됩니다. 물론, 감정 몰입을 해야 하는 순간이나 무용수가 고난도의 턴(turn) 동작 등을 진행할 때는 자제하는 게 좋겠죠? 타이밍이 헷갈린다면 딱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주역 무용수가 등장할 때 박수친다, 무용수가 훌륭한 테크닉을 완료하면 박수친다, 막이 끝났을 때 박수친다.
  • 공연 중 사진, 영상 촬영은 안 됩니다. 커튼콜에서는 괜찮아요. 마음껏 환호하고, 사진과 영상을 찍으세요.
  • 개인적으로 꼭 챙기는 건 목사탕과 마스크예요. 평소 목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가 공연장 실내는 공기가 나빠 기침이 자주 나오거든요. 목사탕을 챙겨 가서 공연 전 먹거나 마스크를 쓰고 관람하면 기침 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 오페라글라스는 필수가 아니에요. 하지만 자리가 무대와 멀다면 표정 연기를 보기 어려우니, 부담되지 않는다면 챙겨 가도 좋아요. 일부 공연에서는 시작 전에 선착순으로 대여해 주는 경우도 있어요.

2025 유니버설발레단 지젤 ⓒ홍학


처음으로 발레 공연을 보러 간다면 헷갈리는 지점이 많을 텐데요. 아래 정보를 참고하면 도움 되실 거예요. 


  • 간단한 줄거리를 찾아보고 가요
    발레 공연은 대사 없이 춤과 음악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전 정보 없이 가면 어리둥절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어요. 사전에 간단한 줄거리를 숙지해 가면 더 재미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 거예요. 공연장에 놓여 있는 팸플릿을 읽어도 좋고, 여유가 된다면 미리 검색해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간단한 줄거리, 사용하는 음악, 주역 발레리나, 발레리노가 누구인지 정도를 미리 찾아보고 갑니다.


  • 발레 마임, 알고 가면 더 좋아요
    발레는 대사 없이 음악과 춤으로 내용을 풀어가지만, 대사 역할을 하는 몸동작이 있어요. 바로 ‘발레 마임’인데요. 발레 마임 몇 가지를 미리 알고 가면 더 재미나게 즐길 수 있어요.
    • 가슴 앞에 양손을 포개면 → “사랑해요.”
    • 손으로 얼굴을 둥글게 그리면 → “아름다워요.”
    • 한쪽 팔을 쭉 내민 뒤,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 “싫어요.“
    • 팔 뒤로 얼굴을 숨기려고 하면 → “두려워요.”
    • 무대 바닥 쪽으로 손가락을 강하게 내리 찍는다면 → “명령”


  • 화려한 테크닉을 마음껏 구경해요
    발레 공연 중 갑자기 무대 전체를 뱅글뱅글 돈다거나, 보기만 해도 감탄이 나오는 커플 댄스(파드되)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을 거예요. 이를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이라고 불러요. 줄거리와는 무관하게, 오로지 관객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장치적 요소예요. 그러니, 갑자기 무용수가 아름다운 의상과 함께 화려한 춤을 선보인다면 잠시 줄거리는 잊고 마음껏 즐겨주세요.


친구와 함께 발레 공연을 보러 다니다 보면, 각자 집중하는 부분이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되는데요. 어떤 사람은 화려한 테크닉을, 또 어떤 사람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연기력을 눈여겨보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취미로 발레를 배우다 보니, 동작의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보게 되네요. 단순히 테크닉을 넘어 동작을 수행할 때 어떤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지를 유심히 보게 되더라고요. 열정과 에너지, 제가 무대 위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랍니다. 이 글을 읽으신 독자님들도 발레 공연의 매력에 푹 빠지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모두 즐거운 관람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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