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가 아니라, 제네릭입니다! 천 원으로 만드는 15,000원짜리 성게 덮밥의 비밀

한때, 아보카도를 김에 싸서 와사비 간장에 찍어먹으면 참치뱃살과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해서 너도나도 해 먹었던 적이 있었죠. 오이로 수박맛을 내는 방법도 인기가 있었고요. 이런 레시피의 특징은 비교적 저렴한 재료로 고가의 음식 맛을 어느 정도 비슷하게 재현한다는 점인데요.


이런 현상을 일본에서는 ‘제네릭 요리’라고 부르고 있어요. 원래 제네릭은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을 복제한 ‘복제약’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유명 브랜드나 고급 요리의 저렴한 대체품을 만드는 문화 전반을 가리키는 신조어가 됐죠. 처음엔 단순한 요리 꿀팁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일본 젊은 세대의 새로운 소비 문화를 뜻하는 말이기도 해요.

일본 돈코츠라멘 ⓒ 어피티


일본 내에서 성게 없이 성게 덮밥을 만들고, 돼지뼈 없이 돈코츠 라멘의 진한 국물을 재현하는 레시피들이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구면서 개념이 빠르게 자리 잡았어요.


사실 제네릭의 개념은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해요. ‘가성비’를 따지는 문화와 꼭 닮았죠. 나라별로 양상과 이름만 조금씩 다를 뿐, 가성비는 전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트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품질이 떨어져도 오로지 저렴한 가격을 추구하는 중국의 ‘핑티’, 명품이나 유명 제품과 유사하지만 더 저렴한 대체품을 구매하는 미국의 ‘듀프’ 소비가 모두 같은 맥락을 공유하죠. 


그렇다면 일본의 제네릭 문화는 뭐가 다를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오리지널의 품질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따라하는 대상의 성분과 제조 방식까지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점이에요 .


이런 일본의 제네릭 요리의 인기를 증명하듯, 제네릭 레시피를 알려주는 일본 유명 유튜버는 구독자만 500만 명이 넘게 보유하고 있어요. 오늘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네릭 레시피 몇 가지를 소개해드릴게요 얼마나 똑같이 재현했는지 기회가 된다면 따라해 보시고 평가도 해보세요.

ⓒ 일본 요리 연구가 류지


제네릭 성게 덮밥 레시피 (재료비 약 1천 원) 

  • 실제 성게 덮밥과 놀랍도록 비슷한 맛이 난다고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어요. 식당서 사 먹는 성게 덮밥이 15,000원 대인 것에 비해서 제네릭 성게 덮밥은 재료비 1천 원 내외로 만들 수 있죠. 해당 레시피를 유튜브에서 최초로 공개한 일본 요리 연구가 류지는 해당 영상 제목을 ‘1000엔의 성게를 단 50엔으로 재현할 수 있습니다. 성게를 사용하지 않은 성게 덮밥’이라고 지었어요.

재료 (1인분)

  • 밥: 200g
  • 달걀 노른자: 2개
  • 굴소스: 5g (약 1작은술)
  • 마요네즈: 2g (약 반 작은술)
  • 조미료(MSG): 2번 뿌릴 정도
  • 김 가루: 적당량
  • 와사비: 기호에 따라

만드는 방법

  • 제네릭 성게 소스 만들기: 전자레인지용 내열 용기에 달걀 노른자 2개를 넣고 굴소스 5g, 마요네즈 2g, 조미료를 추가한 뒤 잘 섞어준다.
  • 가열하기: 용기에 랩을 씌우고 600W 전자레인지에서 10초 가열 후 꺼내서 섞는다. 이 과정을 2-3번 반복한다 (총 20-30초), 크리미한 성게 같은 질감이 될 때까지 조절한다.
  • 완성: 따뜻한 밥 위에 만들어둔 소스를 올리고 김 가루를 뿌린다. 와사비를 곁들여 완성!


핵심 포인트

  • 달걀 노른자의 크리미함과 굴소스의 바다 맛, 마요네즈의 기름기가 합쳐져 성게의 맛과 식감을 재현하는 거예요. 과열하면 달걀이 익어버리니 10초씩 단계별로 가열하는 것이 중요해요.

ⓒ 일본 요리 연구가 류지


제네릭 이치란 돈코츠 라멘 레시피 (재료비 약 4,000원)

  • 1960년 후쿠오카시 하카타에서 창업한 이치란은 일본 돈코츠 라멘의 대표주자죠. 특히 우유처럼 진한 하얀 돈코츠 스프와 트레이드마크인 중앙의 고추 베이스 붉은 소스가 유명해요. 이 붉은 소스의 정식 명칭은 ‘붉은 비전의 양념’인데, 라멘 위에 이런 붉은 소스를 토핑하는 것 자체가 이치란이 처음 시작한 아이디어로 여겨지고 있어요.

    사실 집에서 일본식 돈코츠 라멘을 만드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요. 진짜 돈코츠 라멘은 돼지뼈를 최소 12시간, 길게는 24시간까지 우려내야 하거든요. 일반 가정에서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그 특유의 진한 냄새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죠. 게다가 돼지뼈를 구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아요.

    그런데 돈코츠 라멘을 블렌더와 몇 가지 재료만으로, 그것도 수십 시간 수고할 필요없이 집에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류지가 공개한 이 제네릭 이치란 레시피는 일본 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어요. 실제 이치란 라멘이 12,000원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3분의 1 가격에 라멘을 맛 볼 수 있는 거예요.


재료 (1인분)

  • 마루타이 라면 70g (또는 생라면)
  • 물 340cc
  • 마늘 10g
  • 양파 10g
  • 돼지삼겹살 30g
  • 목이버섯 3g
  • 중화조미료 1.5작은술
  • 치킨스톡 1/3작은술
  • 분말젤라틴 1작은술
  • 다시마다시 1작은술
  • 미림 1작은술
  • 대파(송송 썬 것) 적당량
  • 콩나물 한 줌
  • 연간장 2작은술
  • 후추 4번 뿌릴 정도
  • 마늘가루 4번 뿌릴 정
  • 우유 1.5큰술 (두유도 가능)
  • 소금 1/5작은술
  • 라드 1큰술


만드는 방법

  • 국물 우리기: 물 340cc에 마늘, 양파, 돼지삼겹살, 중화조미료, 치킨스톡, 분말젤라틴, 다시마다시, 미림을 넣고 끓인다
  • 진한 국물 만들기: 뚜껑 덮고 5분 끓인 후 블렌더로 갈아준다
  • 맛 조절: 연간장, 후추, 마늘가루, 우유, 소금을 넣고 다시 블렌더로 갈아준다
  • 마무리: 라드를 넣어 녹여준다
  • 완성: 딱딱하게 삶은 마루타이 라면에 국물을 붓고 대파, 목이버섯, 차슈를 올려 완성


핵심 포인트

  • 블렌더로 갈아서 만드는 진한 국물이 이치란 라멘의 특징적인 크리미한 맛을 재현하는 핵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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