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이제 ‘밀가루의 도시’로 등극한 것 같아요. 대전의 대표 브랜드인 ‘성심당’을 방문하기 위해 일부러 대전 여행을 오는 분들도 많고, 성심당 출신 파티셰들이 대전 곳곳에 빵집을 차리면서 대전이 ‘빵향평준화’된 도시가 되었다는 말도 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빵지순례’를 하러 대전을 찾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죠. 게다가 최근에는 대전 안에만 700여 개가 넘는 칼국수 식당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래된 노포 칼국수집들을 찾아 대전에 오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브랜드를 준비하면서 저도 궁금해지더라고요. 대전은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밀가루의 도시’가 된 걸까? 고향이 대전이고 지금은 대전에서 로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학교는 군산에서, 사회생활은 서울에서 했던 시간이 길다 보니 대전이 왜 빵과 칼국수가 유명한지 잘 몰랐거든요.
알고 보니, 그 배경에는 한국전쟁이 있었더라고요. 대전은 일제강점기부터 경부선과 호남선이 교차하는 철도 물류의 중심지였는데요, 한국전쟁 당시 미국으로부터 식량 원조를 받으면서 밀가루가 무상 구호물자로 대량 공급됐어요. 그렇게 밀가루가 우리나라 식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된 거죠.
게다가 1960~70년대에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임금 일부로 밀가루가 지급되기도 했어요. 덕분에 대전은 대표적인 밀가루 유통과 소비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