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만 해도 주당 64달러였던 인텔 주가가 4일 어제, 장중 20달러까지 떨어졌어요. 올해만 60%가량 떨어진 건데요, 이대로라면 미국 증시에서 우량주 위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서 제외될 수도 있어요. 인텔은 종합 반도체기업으로, 반도체 칩 설계와 제조, 기술 개발과 패키징까지 모두 가능해 오랫동안 ‘반도체 제국’으로 불려왔어요. 하지만 2017~2018년 chatGPT를 개발한 ‘오픈AI’에 투자하지 않기로 한 이후 AI 트렌드에도 올라타지 못했고, 2021년 거액을 쓰며 재진출을 선언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실패, 위기가 닥쳤어요. 파운드리는 인텔의 핵심 미래 사업으로 꼽혔지만 이제 생존을 위해 사업을 포기하고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반도체 시장은 재편되는 중이에요
반도체산업은 끊임없이 분화하는 중이에요. 2000년대 들어서며 인텔 같은 종합반도체기업(IDM)의 전성기가 지나고, 파운드리에 집중한 TSMC처럼 반도체 공정 중 한 분야에 집중하는 기업이 트렌드가 되었어요. 업계에서는 새로운 핵심 공정으로 ‘패키징’을 꼽고 있어요. 패키징은 다양한 반도체를 쌓아올려 그룹으로 묶는 기술로서 AI 반도체에 중요하다고 해요. 우리나라의 종합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의 고민도 여기에 있어요. 주력상품인 메모리반도체는 중국에 따라잡히고 있고, 파운드리는 대만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패키징 기술은 세계 10위 안에 들지 못해요. 패키징에는 소재·부품·장비산업과 협업이 중요해요. 우리나라는 다양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없고, 수평적인 협업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지적되기도 해요.
정인 한마디
🚆 2023년 12월, 일본의 종합반도체기업이었던 도시바가 상장폐지됐죠. 1990년대 새로운 기술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어요. 그때 도시바를 제치고 달려나간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예요. 무엇이든 세월에 따른 변화를 피하기는 어려워요. 능동적으로 변화하면 혁신이라고 하고, 등떠밀려 변화하면 추락이라고 하죠. 혁신의 막차가 출발하는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