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포인트 🪖공포 영화로 경제 공부를 해요?

글, 정인

📌 경제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작품을 어피티가 소개한다? 네, 그렇습니다. <어피티 인생극장>은 드라마, 영화를 주제로 경제 이야기를 줄줄 떠드는 시리즈로 기획되었어요. 스포일러 없이 영화 추천도 받고 얼떨결에 경제상식도 얻어갈 수 있는 어피티 인생극장 시리즈,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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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 알포인트(2004)

장르: 공포, 호러, 미스터리

추천인: 졸리

졸리의 별점: ⭐⭐⭐⭐⭐

정인: 공포영화가… 인생영화? 어째서죠?

졸리: 공포영화는 갑자기 귀신이 툭 튀어나와 깜짝 놀래키는 게 대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알포인트는 그런 요소 하나 없이 사람 심리를 꽉 조여버립니다. 으윽… 지금 생각해도 쫄리는데요. 그래서인지 제가 제일 좋아하지 않는 장르인데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생 영화로 등극해 있어요.

정인: 그렇게 훌륭한 공포영화가 있었단 말인가요!

졸리: 보고 나서 일주일간 잠도 못 잤다니까요~.

6개월 전에 죽은 병사의 무전이 들려온다

알포인트는 한국 공포영화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이에요. 영화의 배경은 1972년 베트남전입니다. 총격전 현장에서 무전이 오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되죠. 총소리와 비명소리에 섞여, 무전기에서는 이런 대사가 들려옵니다.

“우린 다 죽는다, 하늘소…”

‘하늘소’는 무전을 듣는 연대본부의 코드네임입니다. 무전을 보내고 있는 전투 부대의 코드네임은 ‘당나귀 삼공’. 연대본부에서는 당나귀 삼공에게 제대로 말해보라고 외치지만 효과는 없습니다. 

당나귀 삼공부대는 6개월 전에 전투를 벌이다가 한 명 빼고 모두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당나귀 삼공이라고 주장하는 누군가가 계속 무전을 보내는 거예요.

연대장: 안 되겠다. 최중위 너 당나귀 삼공 부대가 전투했던 현장으로 가서 생존자 있는지 찾아보고 와라.

최중위: 아니 그 귀신 나온다는 곳에….

주인공 최중위는 부하들을 이끌고 전투현장으로 떠나게 됩니다. 혹시 당나귀 삼공 중에 생존자가 있으면 데리고 와야 하니까요. 바로 그 전투현장의 이름이 ‘로미오포인트’, 줄여서 ‘알(R)포인트’. 네, 영화의 제목입니다. 

최중위와 부하들이 알포인트 입구에 도착하는 순간, 한자 경고문이 적힌 바위를 발견합니다. 알포인트의 본격적인 내용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해요.

정인: 엥. 잠깐만요. 베트남이라면서 웬 한자? 베트남어는 ‘포(Phở)’ 이렇게 쓰는 거 아니었어요?

인생극장의 ‘딴 얘기’,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베트남에 한자 비석이 있는 이유

인구 약 1억 명의 베트남. 인도와 함께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으로 거론되는 곳입니다. 사람들이 어찌나 젊은지, 평균연령 32.5세에 생산가능인구가 70%에 달합니다.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35세 미만이래요.

베트남은 원래 한자문화권이었지만 19세기에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면서 중국색이 많이 옅어졌어요. 게다가 일반인이 한자를 거의 읽고 쓰지 못하고 자국 문자도 없어서 새롭게 문자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라틴어를 기반으로 만든 문자가 바로 지금 사용하는 베트남 문자입니다. 각종 쌀국수 요리를 뜻하는 ‘분짜(Bún Chả)’나 ‘포(Phở)’ 같은 단어는 우리에게도 익숙하지요.

정인: 한자로 적힌 비석이라는 건, 꽤 오래됐다는 뜻이네요?

그렇습니다. 이 비석은 최소한 19세기 이전에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비석 문구의 의미는?

영화에서 알포인트는 원래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무너져 있다는 소문이 도는 곳으로 등장합니다. 옛날에 중국인들이 베트남인을 많이 죽인 자리라서 귀신이 나온다는 으스스한 설도 있지요.

최중위와 부하들이 발견한 비석에도 섬뜩한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手上霑血者不歸’. 손에 피를 묻힌 자는 돌아가지 못한다는 뜻이에요. 

1964년~1975년 사이 거의 10년간 이어진 베트남전에 우리나라는 32만 명이나 되는 군인을 파병했습니다. 지난해인 2022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총 신생아 수가 25만 명이에요. 얼마나 많은 우리나라 사람이 베트남전에 투입됐는지 감이 오시나요? 

미국과 베트남 사이 전쟁에 우리나라가 왜 그렇게 많은 군인을 보내야 했느냐 하면, 바로 돈 때문입니다.

베트남 전쟁, 차관과 파병

베트남전 파병을 대가로, 우리나라는 저개발국가 정부와 기업에 경제발전을 위한 자금을 빌려주는 IBRD(국제부흥개발은행)에서 156억 달러나 되는 12년 만기 장기차관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받은 차관이 우리나라 고도성장의 기반이 되었다고 해요. 댐과 도로를 건설하고 공장을 세우는 기초자금이 되어주었거든요. 

‘차관’이 뭐냐 하면 정부나 공공기관이 외국에서 경제적 목적으로 돈을 빌려오는 거예요. 1990년대까지도 우리나라는 차관에 꽤 의존하는 경제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도 단기 차관을 갚지 못해 벌어졌고, IMF가 빌려준 차관인 구제금융을 받아 빚을 틀어막았어요. 

우리나라와 베트남, 지금 관계는? 

1992년,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외교와 무역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어요. 지난해에는 수교 30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베트남은 세계 2위 섬유·의류 수출국이 됐어요.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해질 때마다 인도와 함께 중국의 대체 국가로 등장합니다. 지난해 애플 공장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엿보이는 국가이기도 해요.

특히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데 교육열은 뛰어나 인적자원이 매력적이라고 해요. 경제성장률도 높은 편이고요.

현재 베트남의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전자제품·컴퓨터 및 부품은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잘 팔리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베트남의 전자제품 부품과 목재를 많이 수입합니다. 

반대로 우리나라도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에 많은 물건을 수출해왔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장사 실적이 영 좋지 않아요. 2월에는 커다랗게 기사가 뜰 정도였어요.

영화 내용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한참 했지만, 어피티 인생극장을 읽고 감상하는 알포인트는 조금 더 깊은 맛일 거예요. 아, 30대 초중반 감우성과 이선균이 나와요.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답니다. 

그래서 알포인트에는 당나귀 삼공의 생존자가 있었을까요, 없었을까요?

<알포인트>를 볼 수 있는 OTT는?


필진의 코멘트

  • 정인: 알포인트 영화 포스터를 찾아보면 하얀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이 등장해요. 영화에서 계속 등장하면서 영화 맥락에 중요한 힌트를 주는 여성이지만 극중 대사는 없습니다. 지난해 어피티 워케이션에 가서 하얀 아오자이를 맞췄습니다. (잘 어울렸어요) 베트남에서는 종일 잘 입고 다녔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차마…알포인트에 나오는 그 분처럼 보일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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