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니프로필
신시아 / 인스타그램 @shinsiatv / 41세 / 유튜브 ‘신시아TV’ 운영 / 스마트스토어 ‘정글시아’ 운영
신시아 님은 식물 유튜브와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출판사 마케터로 일했고 휴식을 가지면서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식물에게 중요한 햇빛과 바람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는 신시아 님. 신시아 님의 식물과 돈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책을 만들고 파는 일이
재밌었어요
김얀: 신시아 님은 식물 유튜브를 하기 전에 어떤 일을 했었나요? 그리고 어떻게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나요?
신시아: 이 전에는 출판사에서 마케팅을 했어요.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마케팅 부장이었는데 책을 만들고 파는 일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일에 푹 빠져 살았어요.
13년을 일에 빠져 살다 보니 몸이 많이 상하더라고요. 완급 조절을 못했던 것 같아요. 일과 돈도 중요하지만 내 몸부터 챙겨야겠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새 잎이 펼쳐질 때
성취감을 느꼈어요
김얀: 퇴사 후에는 무엇을 하고 싶었나요?
신시아: 가정을 잘 경영하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멋있는 커리어우먼을 꿈꿨지만, 한편으로는 가정주부가 되고 싶기도 했어요.
집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다가 ‘플랜테리어’를 알게 되었죠. 예쁜 집이나 공간에는 어김없이 초록 식물들 있더라고요.
몬스테라 화분을 하나 들였어요. 물을 주기만 했는데 새 잎이 났어요. 새 잎이 딱 펼쳐지니까 성취감을 느꼈어요.
퇴사 후에 좋은 직장과 직함을 포기한 것이 아쉬울 때도 종종 있었는데 식물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치유가 됐어요.
추억 소장용으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김얀: 식물 유튜브 채널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거예요?
신시아: 근 13년 간 마케터로 살았으니 SNS와 메모는 놓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다 메모장에 퇴사 후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봤어요.
버킷 리스트 중 하나로 튤립 구근을 샀어요. 10개를 주문하려다 실수로 100개를 주문했는데 그 상황이 황당하고 재밌어서 카메라에 담았어요.
처음에 유튜브는 특별한 편집 기술 없이 추억 소장용으로 만들었답니다. 그런데 영상의 조회 수가 3천 뷰가 나오는 거예요.
당시에는 식물 유튜버가 거의 없었어요. 그때 잠자고 있던 마케터의 감각이 살아났어요. ‘아, 유튜브를 가볍게라도 꾸준히 해보자’ 하고요. 그게 벌써 2년 전이네요.
김얀: 현재 유튜브 수익은 어느 정도 나오나요?
신시아: 현재 구독자 수는 1만 5천 명 정도고 월평균 50만 원 정도예요. 대신 식물 관련 협찬 광고로 수익이 있고 최근에는 정부 지자체 지역 정원 홍보 영상에도 출연했어요.
돈보다도 새로운 일을 경험하는 게 재밌고 다양한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유튜브를 하면서 만나는 분들의 응원 덕분에 식물 사업도 시작했어요. 신기하고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은 내가 하는 일의
성취감을 높이는 것이에요
김얀: 돈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식테크’라고 비싼 식물을 키워서 파는 투자법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뭔가요?
신시아: 아, 사실 식물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그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요(웃음). 식물 가격도 약간 주식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게 있어요.
3년 전에 ‘알보’를 10만 원 정도에 샀는데 지금 시세는 100만 원 정도에요. 10배가 오른 거예요. 어떤 식물은 수입이 금지돼서 번식으로만 유통되고 수요는 높아지니까 가격이 뛰어요.
그렇지만 ‘식테크’는 비싼 식물을 구하기도 키우기도 어려워서 돈만 보고 도전하기에는 허들이 높아요.
내가 만들어서
내가 하는 일
김얀: 식물을 키우고 책까지 낸 성공한 식덕, 식물덕후에서 사업 운영자가 되셨네요. 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신시아: 집에 식물 화분이 200개 정도가 넘어갈 즈음 식물을 파는 걸 권유 받았어요. 한 번 해볼까 하고 스마트스토어를 열어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가 않더라고요.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느라 하루에 4시간 정도 쓰는데 매출은 유튜브에 몇 배가 돼요. 식물을 사고 키우면서 판매하니까 투자 비용이 있기는 해도 내 일을 내가 만들어서 한다는 성취감이 들어요.
아직 1년이 안 되었고 수입이 크진 않지만 회사를 떠나 스스로 직함을 만들었다는 게 뿌듯해요.
김얀: 신시아 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요?
신시안: 게임 머니 같은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생활을 위한 필요조건을 떠나서, 돈이란 본인이 하는 일의 성취감을 더욱 높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하는 일이 돈이 되어야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레몬 나무가 꽃을 피우려고
3년의 추운 겨울을 보내요
김얀: 마지막으로 2030 어피티 독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신시아: 식물을 키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햇빛과 바람이에요. 돌아보면 식물뿐 아니라 번아웃에 시달리던 저에게도 필요했던 것 같아요.
남들이 다 달려갈 때 혼자 쉬면 뒤처지는 기분이 들 수도 있어요. 그럴 땐 레몬 나무를 생각해 보세요.
레몬 나무가 꽃을 피우려면 3년은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해요. 월동의 시간을 갖지 않으면 꽃을 볼 수가 없어요. 때론 춥고 힘든 시기를 겪더라도 꽃을 피우기 위한 월동의 시간이라고 생각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