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가치안정코인인 ‘테더’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테더는 유한회사 ‘테더’에서 발행하는 코인입니다. 이 코인은 미국 달러와 1:1로 가치가 연동됐다고 했죠. 달러를 은행에 예치하고 해당 금액만큼 테더를 발행한 후 회계 내역을 감사 받아 증명하는 식으로요.
이러한 테더의 발행 방식을 ‘보유 증명(Proof of Reserves, POR)’이라고 했습니다.
가상자산의 주요 특징은 블록체인 분산원장에 기초한 ‘탈중앙화 합의 알고리즘’인데, 테더는 중앙집중 발행 방식을 사용합니다. 왜 이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요?
‘유한회사 테더’를 믿을 수 있나?
유한회사 테더는 테더를 발행하고, 테더와 달러 가치의 연동을 보증합니다. 은행에 예치된 달러와 발행한 테더를 기록한 회계 장부를 전문가에게 정기적으로 감사받는 방식으로요.
이러한 메커니즘에서는 테더의 발행사인 유한회사 테더를 전적으로 신뢰해야 합니다. 마치 우리가 원화를 발행하는 한국은행이나 미국 달러를 발행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를 믿듯이요.
하지만 유한회사 테더를 신뢰하기 어려운 정황이 있었습니다.
테더는 있는데 달러는 없다?
2017년 9월, 유한회사 테더의 정기 회계 감사에서 테더의 총 발행량은 4억 2,000만 개로 확인되었고, 유한회사 테더의 모회사인 비트파이넥스 법인계좌에 4억 4,300만 달러의 잔고가 확인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하였습니다. 2017년 11월에서 12월까지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기존 발행량을 훌쩍 뛰어넘는 19억 테더가 발행되었는데, 테더 발행량 만큼 은행 잔고가 증가했는지는 한동안 확인되지 않았어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CFTC)는 유한회사 테더가 계좌에 예치된 달러 이상으로 테더를 발행해 비트파이넥스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습니다.
2018년 2월에 미국 의회에서 진행된 ‘암호화폐에 대한 청문회’ 역시 사실상 테더에 대한 청문회로 진행되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였어요.
중앙집중화 가상자산의 단점
이렇게 유한회사 테더는 자산 보유 내역을 증명했지만, 이 사건은 테더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테더의 중앙집중 발행 방식 때문에 유한회사 테더가 승인하지 않으면 예치된 달러 만큼 테더를 발행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거죠.
기존 가상화폐가 분산원장을 통한 네트워크 참여자의 검증을 거치고 탈중앙화된 특징을 가진다는 것과 반대됩니다.
여전히 건재한 테더
여러 의혹과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테더를 사용하는 시장 참여자가 많습니다. 테더는 여러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달러를 대신하여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가상자산의 시가총액 순위를 보여주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테더의 2022년 4월 6일 기준 시가총액은 100조 3,401억 원 규모로 1,037조의 비트코인, 484조 9,000억 원의 이더리움에 이어 시가총액 3위를 기록했습니다.
기존 금융시장에서 횡령이나 분식회계 의혹이 있다면, 거래가 정지되거나 상장이 폐지되었을 거예요. 하지만 규제감독기구가 존재하지 않는 가상자산시장의 특성상 테더는 여전히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제약이자 안전선인 규제
한국이나 미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각종 규제가 서서히 확립되는 중입니다. 규제는 투자자에게 제약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더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을 조성할 수 있어요.
변화하는 가상자산시장에서 테더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가치안정코인으로서 테더는 유의미한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오늘로 테더를 알아보는 시간을 마무리하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