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나침반은 저의 욕망이에요
김하살: 숙자 님은 변화를 굉장히 많이 겪은 걸로 알고 있어요. 처음에는 대학 진학을 희망했다가 고등학교 졸업 후에 바로 취업을 했고 직장도 무대디자인 회사, 웹디자이너 등 이직을 많이 하셨는데요. 어떤 태도로 변화를 대하세요?
숙자: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변화를 마주할 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위주로 생각해요.
특성화고에 진학했을 때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했어요. 대학에 가기 전에 전공 관련 내용들을 미리 배우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전공 수업과 선배들과 실무 경력이 많은 선생님들의 조언을 듣고 ‘실무에서 능력치를 쌓자’는 결론을 내렸어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 건 전공 경력을 쌓는 것이니까 미리 일하면서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직장 같은 경우는 상황적으로 바꿔야 하기도 했는데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늘 하고 싶은 게 많았어요. 지금은 평일에는 회사업무, 주말에는 따로 시간을 내서 영상을 배우고 있어요. 영상 업계로 이직 생각도 있지만, 중학생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을 지금 하나씩 도전해 보는 거예요.
하고 싶은 게 많아서
N잡을 갖고 싶어요
숙자: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여러 가지 일들을 해 보고 싶어요. 보통 돈을 많이 벌려고 N잡을 시도하지만, 저는 하고 싶은 직업을 다 해 보려고 N잡을 꿈꾸고 있어요.
N잡을 하려면 어쨌든 학원이나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도전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돈이 드니까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목표와 수단이 좀 바뀐 듯한 느낌도 있어요(웃음).
개념에 익숙해지려고 계속 봤어요
김하살: 돈을 벌기 위한 N잡이 아니라 N잡을 위해 돈을 번다는 것이 참 신선한 접근이에요. 숙자 님의 돈 관리법이 궁금해졌어요.
숙자: 많이 공부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어요.
고3 때 봤던 ‘어피티’와 ‘하말넘많’의 협업 영상이 전환점이었어요. 아무것도 모를 때 우연히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고 ‘뭐야, 나 빼고 다 돈 모으고 있네? 다들 집 살 생각이랑 미래를 계획하고 있네?’ 하면서 혼자 배신감 같은 것도 느꼈던 것 같아요(웃음).
그때부터 어피티 구독하고 조금씩 금융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냥 이런 개념들이 있구나’ 하면서 계속 봤던 것 같아요. 어피티와 하말넘많 영상을 본 이후 조금씩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돈을 버니까
돈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어요
김하살: 월급의 반이 넘는 금액을 주식에 투자하고 계신 걸로 알아요. 주식 투자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숙자: 취업하고 돈을 버니까 돈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어요. 생전 처음으로 백만원대의 금액이 통장에 찍혔을 때 ‘이 돈은 내가 관리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후로 주식 계좌를 개설했고 직접 월급에 일부분을 투자하면서 공부했어요.
투자금은 당시 제 기준에서 굉장히 큰 금액이었어요. 그래도 일은 바쁘고 어차피 돈 쓸 시간도 없었는데 투자금에서 조금씩 배당금이 나오니까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시야를 넓히려고 노력했어요
숙자: 투자 공부법이라고는 딱히 없지만 시야를 넓히려고 노력했어요. 계속 봐서 익숙해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고요. 투자 관련된 영상은 가리지 않고 다 봤었어요. 이런 투자도 있구나,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요.
책도 많이 보는데 처음 읽었던 책은 <나는 배당 투자로 한 달에 두 번 월급 받는다> 이었어요. 투자를 아예 모를 때 개념 잡기에 좋았던 책이라고 기억해요.
친구들과 지인 덕분이에요
김하살: 같은 나이대의 다른 분들에 비해 돈 관련해서 꽤 적극적이고 구체적이에요.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원인이 궁금해요.
숙자: 친구들과 지인의 영향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돈 이야기나 미래 이야기는 혼자서 생각하는 것 보다는 대화하고 공유하고, 입 밖으로 꺼내면 더 확실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있잖아요.
투자할 때 언니가 산 책도 읽고 언니와 대화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제 계획을 이야기하면 할수록 미래를 더 선명하게 그려졌어요.
그래서 더욱, 하살 님의 인터뷰 제안을 받았을 때 정말 기뻤어요. 20대 초 여성들이 모여서 돈 이야기를 할 자리가 거의 없으니까요.
돈은 코어힘 같은 거예요
김하살: 그렇다면 숙자 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요?
숙자: 돈은 제 꿈을 되게 방해하면서도 동시에 저를 돕는 것이에요. 지금 하고 싶은 걸 돈 때문에 못 하고 참아야 하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돈은 생계를 이어주는 수단이기도 해요. 싫지만 그래도 좋아해 보도록 해야 하는 존재 같아요. 아직도 돈 하면 좀 어려워요.
돈을 다른 것에 비유해 보자면 운동할 때 필요한 코어힘 같아요. 코어힘을 안 챙겨 놓으면 나중에 더 힘들고 그렇지만 참 하기 싫은 것인 점에서요. 지금 쌓아두면 나중의 내가 더 편해질 거니까 싫어도 계속 돈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릇을 점점 키우는 거예요
김하살: 마지막으로, 투자를 망설이는 사회 초년생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숙자: 일단은 시작이 중요한 것 같아요. 막상 시작하면 아무 것도 아니거든요.
투자금은 내 생활과 내가 흔들리지 않을 만큼의 돈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투자하도록 말이에요.
그리고 그릇을 조금씩 키워 나가는 거예요. 저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점점 더 그릇이 큰 사람이 되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