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이더리움과 위임지분증명을 알아보았고, 오늘은 위임지분증명의 대표 노드 선출 과정을 알아보기로 했었는데요. 이 내용은 다음 주로 옮기고 오늘은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된 최신 소식을 다뤄보겠습니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했다는 뉴스가 자주 보입니다. 2월 초에 5천만 원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어제(24일) 기준으로 4천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어요. 한동안 잘 나가던 자산자산 시장이 요새 왜 이렇게 맥을 못 추는 걸까요?
유동성 파티 끝
인플레이션 시작
가상자산 시장은 2020년~2021년을 지나며 팽창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정부가 각종 지원금을 지급하고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시장에 풀린 현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많이 흘러갔어요.
지금은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정부가 재정을 긴축하고 금리를 인상하고 있어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돈 잔치가 끝난 셈입니다. 큰 돈을 굴리는 투자자들은 이미 가상자산이나 주식 같은 고위험 투자자산을 안전 자산으로 전환하고 있어요.
이렇게 정부가 긴축 재정으로 돌아섰다는 것만 고려해야 한다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닐 거예요. 진짜 문제는 ‘인플레이션’입니다. 물가 상승세가 심각한 수준이거든요. 작년 말 미국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80년대 이후 가장 높은 7.5%를 기록했습니다. 한국도 3%를 넘는 인플레이션을 기록했고요.
인플레이션은 경제가 성장하고 화폐량이 증가하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하지만 현재 인플레이션은 공급 문제에서 발생했습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정체되고, 원유 가격이 상승하며, 선박 운임이 상승했습니다.
그렇다면 ‘공급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 않나’ 싶은데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도체 시장의 경우, 공급이 원활해지는 데 2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요.
👉 경기 침체와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금리를 조금씩 올려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는 것, 그리고 공급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 등 동시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겹겹이 쌓여있는 상태예요.
유럽의 곡창지대의 위기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어지럽다는 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어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소식이 있었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분쟁이 심화될 때부터 유럽 식량·에너지 공급망 붕괴에 대한 우려가 나왔어요.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곡창지대’로 밀과 옥수수 수출국이며 러시아도 세계 최고 밀 수출국이거든요.
두 국가 간 분쟁은 밀과 옥수수 공급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공급 불안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공급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 때문에 시장에 나온 밀과 옥수수 가격이 상승하는 거예요.
👉 밀과 옥수수는 세계적인 식량 작물이라 밀과 옥수수 가격이 올라가면 국수, 과자, 빵 등 관련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는 연쇄 작용이 일어납니다. 그렇지 않아도 문제였던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어요.
좋지도, 확정되지도 않은
불확실성
우리가 살펴본 두 요인은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거예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도, 인플레이션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도 언제 정점에 올라서 언제 끝날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경제 상황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확정되지 않은 요소를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고 합니다.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확정된 요소는 ‘위험(risk)’이라고 합니다.
일상에서는 불확실성과 위험을 종종 혼동해서 사용하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를 알면 위험이고 그렇지 않으면 불확실성인 거예요.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뉴스 혹은 지식을 좋아하고, 위험과 불확실성을 싫어합니다. 최근 들어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한 이유는 현재 경제 환경이 불확실성으로 가득하기 때문이에요.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 아니다
한때 가상자산, 그중에서도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 불린 적이 있습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에요. 시장이 불안정할 때 안전자산을 찾는 심리가 커지면서, 금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금’이라 불리던 비트코인과 ‘진짜 금’은 지금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 시세는 꾸준히 오르는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하고 있어요.
이 현상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안전자산이 아니라, 주식 같은 위험자산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위험과 불확실성의 시대에 안전한 자산은 생각만큼 많지 않아요.
우리가 가상자산의 메커니즘과 경제학적 지식을 공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식이 있어야 위험과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