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돔을 숨기는 감자칩의 쓸모 🥔
콘돔을 떠올리면 왠지 감자칩이 함께 생각나요. 편의점에서 제 앞에 선 어떤 남자가 계산대에 놓인 콘돔 위에 부피가 큰 감자칩 봉지를 슬쩍 올려놓는 걸 본 후로요. 아마 매대에 콘돔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게 민망했나 봐요. 스쳐 지나가는 편의점 점원 앞에서도 이렇게 쑥스러워하는데, 평소에는 어떨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섹스와 피임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해 본 경험이 많지 않을 거예요. 저도 그랬어요. 같은 여자 친구들과 카페에 앉아 옆자리에 안 들릴 만큼 작은 목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속닥거리곤 했거든요.
화장실에 다녀온 친구가 인상을 찌푸리며 ‘생리가 늦어져서 임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걱정했어요. 저는 바로 물었죠. “피임 안 했어?”
그간 몰랐던 친구들의 피임법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늘 질외사정을 해서 콘돔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는 친구, 남자친구가 콘돔을 싫어해서 ‘안전한 날’에만 관계를 한다는 친구도 있더라고요. 안전한 성관계를 하기 위해해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많이들 알고는 있지만, 정작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어요. 체외사정이나 월경주기법은 각각 최대 27%, 25%의 실패율을 보이는 불완전한 피임법이에요. 반면 콘돔이나 경구 피임약은 98~99%의 성공률을 보인다고 하죠. 물론 정확히 사용하지 않으면 실패율이 15%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콘돔을 꼭 쓰라고 권하려는 순간, 말문이 턱 막혔어요. ‘어라? 어떤 콘돔을 쓰라고 해야 하지?’ 그때 깨달았죠. 지금까지 제가 콘돔을 직접 사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걸요. 콘돔을 꼭 착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난 콘돔에 관심이 없었을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순간, 모든 게 선명해지기 시작했어요.
💘 콘돔을 사는 여자는 ‘별로’ 라는 생각? 💘
한번은, 인터넷에서 어떤 네티즌이 작성한 댓글을 발견했어요. ‘만약 콘돔이나 젤을 쿨하게 사는 여자와 그렇지 못한 여자 중에 배우자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는 후자를 고를 것 같습니다.’
🙅♀ 여기서 잠깐! 오해는 금물이에요. 제가 그동안 콘돔 구매를 망설인 이유가 누군가의 배우자감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고요. ‘콘돔을 당당히 사는 여자는 성적으로 개방적일 거야.’, ‘콘돔을 먼저 요구하는 여자는…’ 같은 편견을 대놓고 드러내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보니, 누군가 콘돔 사는 제 모습을 보고 제멋대로 저를 판단하는 것이 불쾌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이 굳어지다 보니, 온라인 구매가 쉬워진 요즘에도 직접 콘돔을 구매할 생각을 특별히 하지 않았던 거죠.
그동안 상대방과 스스로에게 ‘섹스를 원한다면 콘돔은 필수야’라고 말은 했어도, 원하는 콘돔이 어떤 종류인지 까지는 이야기 나눌 일이 없었던 거예요.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하죠. 스킨로션은 성분 하나하나 따져가며 고르면서, 더 민감한 부위에 닿는 콘돔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고민 안 했으니까요.
그래서 바른생각과 잘쓸레터가 함께 준비했습니다! 콘돔이 남성용 3등급 의료기기 제품이다 보니 주로 남성을 위한 가이드만 있더라고요. 하지만 콘돔은 혼자 쓰는 게 아니라 둘이 쓰는 거잖아요! 오늘은 바른생각과 함께 여성의 몸을 위해, 어떤 제품을 고르면 좋을지 알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