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프랑스 정부가 재정난에 빠졌어요
프랑스가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했어요. 국가 부채가 GDP 대비 114%인 3조3460억 유로에 달하고, 이자 비용이 크게 늘었어요. 프랑스의 채권을 사주는 투자자들이 프랑스의 경제위기를 걱정하기 시작해 채권 금리가 높아졌거든요. 이대로라면 2029년에는 프랑스 국가 재정 최대 지출 분야가 채권 이자 지급이 돼요. 바이루 프랑스 총리는 현재 상황을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공무원 감축, 의약품 보조금 삭감, 공휴일 감축 등이 골자인 긴축안을 제시했어요. 다음 주 월요일(8일) 신임투표 결과에 따라 긴축안이 통과되거나 바이루 총리 내각이 사퇴하게 돼요. 만약 내각이 해산될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거예요.
체력도 약한데 불운이 겹친 결과예요
프랑스는 1970년대부터 재정이 좋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살림을 꾸려왔어요. 이번에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이유는 큰 사건이 겹쳤기 때문이에요. 팬데믹 기간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빚을 져가며 돈을 풀었고, 팬데믹이 끝나자 풀린 돈을 흡수할 시간도 없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어요. 프랑스는 전력 생산의 70%가량을 원전에 의존해요. 그런데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던 바로 그 시기에 보유 원자로의 절반 이상이 노후 고장, 혹은 이상고온에 따른 냉각수 부족으로 가동을 멈추고 에너지를 수입해야 했어요. 그 직후에는 글로벌 금리 인상이 시작되며 지급해야 할 이자 비용 자체가 갑자기 증가했죠. 그래도 성장률이 높으면 버틸 수 있겠지만, 프랑스도 고령화와 산업 경쟁력 약화가 심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