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

the 독자: 주식 관련 뉴스를 보면 명쾌하거든요. 주가가 올랐다, 혹은 내렸다. 그런데 채권은 달라요.

어피티: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시나요?

the 독자: 그래서 지금 채권의 가치가 올랐다는 건지 내렸다는 건지 항상 헷갈려요.

어피티: 채권은 ‘금리’와 ‘가격’ 이야기를 같이 해야 해서 그래요. 😊 오늘 쉽게 알려드릴게요.


헷갈리는 이유는 채권을 이야기할 때 채권의 ‘금리’와 ‘가격’을 함께 논해야 하고, 그 둘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사실 때문이에요. ‘채권금리가 떨어졌다’는 게 ‘채권가격이 올랐다’는 말과 같고 ‘채권금리가 올랐다’는 게 ‘채권가격이 떨어졌다’는 뜻과 같아요.


이 글에서는 고정금리 채권을 기준으로, 헷갈리기 쉬운 개념 두 가지를 정리해 볼게요. 먼저 ‘표면금리’는 채권에 처음부터 딱 적혀 있는 고정된 이자율이에요. 반면 뉴스에 나오는 ‘채권금리’는 보통 지금의 매입가격과 앞으로 받을 이자·만기 상환금액을 바탕으로 계산한 ‘연환산 수익률(만기수익률)’을 뜻해요. 채권이 주는 이자(표면금리)는 그대로지만, 내가 이 채권을 얼마에 사느냐에 따라 만기수익률이 달라지는 거랍니다.


채권은 발행시장과 유통시장 두 곳에서 거래돼요. 발행시장에서는 새 채권을, 유통시장에서는 이미 발행된 채권을 사고팔아요. 여기서는 가격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유통시장을 기준으로 살펴볼게요.


이미 설정된 이자를 바꿀 수 없는 대신 

가격이 움직이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채권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이자수익이에요.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에는 채권에 정해진 일정에 따라 이자를 받아요. 이자수익을 얻으려면 굳이 발행시장이냐 유통시장이냐를 따져볼 필요는 크지 않아요.


다른 하나는 매매차익이에요. 매매차익은 채권을 만기가 되기 전에 유통시장에 팔아서 얻는 수익이에요. 내가 산 가격보다 비싸게 팔면 그 차이만큼 버는 거예요. 반대로 더 싸게 팔면 매매손실이 나겠죠.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채권이 약속한 원금과 이자는 이 채권이 발행될 때 정해졌다는 거예요. 언제 이자를 얼마씩 주고 만기에 원금을 얼마 돌려줄지 적혀 있으니까요. 주인이 열 번 바뀌어도 이 숫자는 그대로예요. 달라지는 건 ‘내가 그 채권을 얼마에 사느냐’ 하는 것이에요.


이미 발행된 채권의 가격은 시장금리가 어떻게 움직였느냐에 달려 있어요. 시장금리가 올라 같은 만기와 비슷한 신용도의 새 채권이 더 높은 이자를 준다면, 기존 채권은 가격이 낮아져야 새로 사는 사람에게 비슷한 수익률을 줄 수 있어요. 반대로 시장금리가 떨어졌다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겠죠.


숫자로 보면 더 간단해요. 만기가 1년 남았고, 만기에 액면금액 100만 원과 마지막 이자 5만 원을 한꺼번에 받는 채권이 있다고 해볼게요. 이 채권을 100만 원에 사면 1년 뒤 105만 원을 받아 수익률은 5%예요. 같은 채권을 98만 원에 사면 수익률은 약 7.1%, 102만 원에 사면 약 2.9%가 돼요.


어느 가격에 사든 채권이 약속한 돈은 105만 원으로 같아요. 적은 돈을 내고 같은 돈을 받으면 수익률은 높아지고, 더 많은 돈을 냈으면 수익률은 낮아지는 거죠. 세금과 수수료는 뺀 단순한 예시지만, 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새 채권의 이자와 기존 채권의 가격은

기준금리와 시장의 기대에 영향을 받아요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위해 정하는 정책금리라고 이해하면 편리해요. 이 금리를 기준으로 시장의 다른 금리가 대체로 움직여요. 기준금리가 오르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 자체가 비싸지는 거죠.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도 오르는 경향이 있어요. 시장금리가 높아지면 새로 발행되는 채권도 이자를 더 얹어주는 식으로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요.


다만 기준금리가 곧바로 채권금리가 되는 건 아니에요. 채권 만기는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20년과 30년까지도 있어요. 특히 만기가 긴 채권금리에는 앞으로의 기준금리와 물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반영돼요. 그래서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부터 채권금리가 움직이거나, 기준금리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해요.


정리하면 채권금리는 채권가격과 함께 봐야 하고, 채권에 적힌 표면금리와도 구분해야 해요.


같은 금리 변화도 채권을 새로 살 사람과 이미 가진 사람에게는 다르게 다가와요. 이제 막 채권을 사보려는 사람에게는 다른 조건이 같을 때 높은 금리가 더 높은 매입가격 기준 수익률을 뜻해요. 만기까지 보유해 약속된 원금과 이자를 받거나, 나중에 금리가 내려가 가격이 오르면 팔아서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죠. 반대로 이미 채권을 들고 있는 사람이 만기 전에 팔 생각이라면 금리가 내려갈 때 유리해요. 내 채권의 값이 그만큼 오르게 되잖아요.


높은 금리만 보고 매수 시점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매수 후 시장금리가 더 오르면 가격은 추가로 떨어질 수 있고, 같은 만기라도 발행자가 돈을 갚지 못할 위험이 크면 금리가 더 높게 붙기도 하니까요. 


물론 개별 채권을 만기까지 들고 있을 생각이라면 중간의 가격 변동을 걱정할 필요는 줄어들어요. 발행자가 약속을 지킨다면 채권에 적힌 액면금액과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다만 만기에 돌려받는 것은 내가 산 가격이 아니라 액면금액이므로, 비싸게 샀다면 그 차이까지 고려해야 해요.


앞으로 ‘채권금리가 올랐다’는 뉴스를 보면, 새로 살 때의 수익률은 높아지고 기존 채권의 가격은 내려갔다는 두 가지를 함께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내가 지금 채권을 사려는지, 보유한 채권을 팔려는지, 만기까지 들고 갈지를 먼저 구분하면 뉴스가 한결 명확하게 읽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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