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디저트에는 좋은 버터와 초콜릿이 쓰인다! 파티시에 출신 F&B마케터가 알려주는 원재료 선택의 기술 🍫 🧈

📌필진 소개: 저는 제과가 좋아 파티시에를 그만둔 뒤에도 여전히 제과업계에 남아 F&B 마케터로 활동하고 있는 헤일리입니다. 좋은 원재료와 맛있는 디저트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해요. 앞으로도 여러 가지 유용한 디저트 소식과 팁들을 종종 전해드릴게요!

요즘은 디저트 황금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SNS를 보면 새로운 디저트 메뉴가 등장할 때마다 인증샷과 후기가 쏟아지고, 인기 디저트 카페와 베이커리는 오픈 직후 금세 품절되기 일쑤죠. 이렇듯 한국의 디저트 트렌드는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그 중심에는 ‘K-디저트’라 불리는 한국 디저트 문화의 감각적인 변화가 자리 잡고 있어요. 아주 예전에 한국을 휩쓸었던 뚱카롱부터 크로플, 맘모스빵 같은 K-디저트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디저트에 쓰이는 원재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죠

ⓒ헤일리 님, @au_vert


혹시 릴스나 숏츠에서, 잘 구운 바게트에 질 좋은 버터와 초콜릿을 통째로 끼워 먹는 영상을 본 적 있으신가요? 디저트의 핵심 재료인 버터와 초콜릿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인기를 끈 대표적인 레시피예요. 간단하지만 재료의 맛을 살린 훌륭한 맛으로 소문이 자자하죠. 온라인 쇼핑몰에서 검색창에 ‘버터’를 입력하면 400가지가 넘는 상품 중에 고를 수 있고, 초콜릿 역시 카카오 함량이나 원산지, 카카오버터 유무까지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며 선택지도 더 다양해지고 있어요.


그런데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더 헷갈릴 때도 많죠. 비싼 버터가 꼭 좋은 걸까요? 좋은 초콜릿은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요?


오늘은 제가 제과업계에서 파티시에이자 마케터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분이 궁금해하실 만한 점과 똑똑하게 원재료를 고르는 방법을 가볍게 알려드릴게요. 다음번 장볼 때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거예요.


알고 먹자, 초콜릿과 버터!

디저트 마니아를 위한 원재료 선택 가이드

ⓒ헤일리 님


Q. 비싼 버터가 좋은 버터인가요? 건강에도 더 좋은 건가요?

A. 꼭 그렇지는 않아요. 맛은 확실히 다르지만 건강은 큰 차이 없답니다. 버터 가격은 생각보다 여러 요소가 반영돼요. 원유 원산지, 제조 공정(발효여부), 유통 경로,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요소가 가격에 녹아들어 있죠. 비싸다고 건강에 더 좋은 건 아니지만, 맛과 향에서는 확실히 차이가 있는 편이에요.


가장 쉽게 체크할 수 있는 건 원재료명입니다. 좋은 버터일수록 성분표가 참 단순해요. ‘크림 100%’ 또는 ‘크림 + 젖산균’이면 아주 깔끔한 조합이에요.

버터 성분표, ⓒ헤일리 님

 

젖산 발효를 거친 버터는 버터 속에서 유산균이 천천히 발효하면서 특유의 깊고 고소한 풍미와 은은한 산미를 만들어줘요.그래서 발효버터는 고급 디저트에 많이 사용되고, 그냥 크림 100%로만 만든 버터는 좀 더 담백하고 깨끗한 맛을 원할 때 잘 어울려요.


반면 팜유, 유화제, 착향료 등이 들어간 제품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아요. 이런 성분들이 들어간 경우 버터 본연의 고소한 맛은 약해지고, 인위적인 풍미가 나는 경우가 많아 고급 디저트에는 아쉬운 선택이 될 수 있어요. 국산 프리미엄 버터들도 품질이 안정적이고 맛도 깔끔해서 가성비 좋게 디저트용으로 쓰기 충분해요. 


그리고 건강 면에서는 어떤 버터든 포화지방 함량은 높아요. 그래서 너무 많이 먹는 건 금물!

건강 때문에 비싼 버터를 고른다기보단, 내가 원하는 디저트의 풍미와 스타일에 맞춰 똑똑하게 선택하는 걸 추천해요.


Q. 비건버터와 마가린, 몸에 나쁜 건가요? 차이는 뭔가요?
A. 최근에는 비건 식단을 따르거나 유당불내증 때문에 버터 대신 다른 대체품을 찾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그 흐름에 맞춰 비건버터와 마가린 제품군도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고 있죠. 요즘 마가린은 여러면에서 많이 개선이 됐어요. 다만 국내 식품법상 ‘버터’라는 명칭은 유크림이 80% 이상 함유 시에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한국시장에서 공식적으로 판매되는 비건버터는 대부분 ‘식물성 스프레드’나 ‘비건 스프레드’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어요.

마가린 사진, 출처: 신세계몰 & 마켓컬리


그럼 비건버터와 마가린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겉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원료와 제조 목적에서 확실한 차이가 있어요.


일반 마가린은 원가 절감과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팜유, 대두유 같은 식물성 기름에 유화제, 향료, 색소 등이 첨가돼요. 마가린 하면 예전엔 ‘트랜스지방 덩어리’라는 이미지가 강해 건강에 해롭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엔 제조법 개선으로 무(無)트랜스지방 제품도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반면 비건버터는 단순히 버터 대체용 제품이라기보다는 프리미엄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만든 경우가 많아요. 캐슈넛오일, 해바라기유, 아보카도유, 코코넛오일 등 고급 식물성 오일을 사용하고, 영양학적인 장점과 함께 클린라벨을 지향하는 브랜드들도 많죠. 덕분에 맛과 질감이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서,단순 토스트용은 물론 크림치즈 대용이나 가벼운 베이킹용으로도 다양하게 활용돼요.


유당불내증이 있거나 채식 위주 식단을 따르는 분들에게는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고급 발효 버터 특유의 깊고 고소한 풍미와는 차이가 있는 만큼, 디저트에서 원하는 맛과 용도에 따라 신중하게 골라보면 좋아요.

초콜릿 진열장, ⓒ헤일리 님


Q.좋은 초콜릿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면 좋을까요?

A. 카카오매스와 카카오버터 함량만 기억하세요! 초콜릿 고르기도 사실 어렵지 않아요. 카카오매스(카카오 고형분) 함량과 카카오버터 함량, 이 두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카카오매스가 높을수록 초콜릿 특유의 진하고 깊은 풍미가 살아나요. 그리고 카카오버터가 충분히 들어가야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지죠. 반면 준초콜릿이나 초콜릿 가공품은 카카오버터 대신 팜유 같은 식물성 유지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땐 단맛만 강하고 풍미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아서, 고급 디저트를 만드는 매장용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아요.

베이커리 원산지 표시 초콜릿/버터, ⓒ헤일리 님


또 하나 팁을 드리자면, 디저트에 사용하는 초콜릿 원재료로는 벨기에산이나 프랑스산이라면 좋은 선택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두 나라는 전통적으로 카카오 원료의 품질 관리가 매우 엄격하고, 카카오버터 함량이 높은 고급 커버춰 생산 노하우가 오랫동안 축적된 나라들이거든요. 


특히 벨기에와 프랑스는 고급 제과용 초콜릿을 오랫동안 수출해온 만큼 국내 유명 디저트숍과 호텔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원산지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르실 때는 라벨을 꼭 확인하세요. 카카오버터와 카카오매스가 충분히 들어갔는지 살펴보고, 팜유가 원재료명 앞쪽에 있다면 한 번 더 고민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Q. 몇몇 제과점에서 AOP 버터를 쓴다는 데, 브랜드명인가요?

또, 좋은 버터를 고를 때는 이 표시도 참고하세요

AOP 표시, ⓒ헤일리 님


라벨에 적힌 원재료명 외에도 종종 ‘AOP’표시가 눈에 띄는 제품들이 있어요. AOP(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 는 프랑스의 ‘원산지 명칭 보호 제도’로, 해당 지역의 전통 방식과 품질 기준에 따라 생산된 농산물에만 부여되는 인증이에요. AOP 버터는 원유부터 제조 과정까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고품질 버터라는 의미로, 특히 발효 버터에서 많이 볼 수 있어요. 국내에는 노르망디, 브르타뉴 지역 AOP 버터가 주로 유통되고 있어 생산지에 따른 풍미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도 버터를 즐기는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요즘은 스페셜티 커피의 원산지(케냐, 에티오피아 등)를 따지는 것처럼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빈의 원산지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단일 원산지(싱글 오리진)냐, 여러 원산지를 블렌딩한 제품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맛과 풍미를 즐겨보는 것도 추천해요.

베네수엘라 싱글오리진 초콜릿이 들어간 마카롱, ⓒ헤일리 님

 

싱글 오리진 초콜릿은 원산지 특유의 산미, 과일향, 견과류향 등이 도드라지는 경우가 많고, 블렌딩 초콜릿은 여러 원산지 카카오빈을 배합해 풍미의 밸런스를 맞추는 경우가 많아요. 여러모로 커피와 비슷한 점이 많죠?


그리고 초콜릿의 법적 구분과 이에 따른 질감 차이를 아는 것도 고르는 재미를 더해줘요. 한국 식품법상 초콜릿은 다음과 같이 나눠집니다.

기억해 두었다가 내가 원하는 용도나 맛에 따라 초콜릿을 고르는 데 활용해 보세요! 디저트를 만들 땐 커버춰, 간식용으로는 고품질 준초콜릿이나 프리미엄 일반 초콜릿을 고려해 보세요. 개인적으로 제가 추천하는 제품들도 몇 가지 알려드리고 싶어요!


전 파티시에, 현 F&B 마케터가 추천하는 버터 🧈


  • 레스큐어 (Lescure) AOP 버터 (가격대 100g당 약 4,000~5,000원 대)
    AOP 인증을 받은 고품질 프랑스산 버터입니다. 버터 풍미를 강조하는 베이킹에 특히 잘 어울리고, 빵에 그대로 발라 먹어도 좋은 진한 우유 맛이 특징이에요.


  • 페이장 브레통 (Paysan Breton) 발효버터 (가격대 100g당 약 3,000~4,000원 대)
    그냥 먹어도 고소한 발효 풍미가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200g 단위로도 판매돼서 가정에서 빵에 발라 먹거나 요리용으로 활용하기도 편리해요. 가염 제품을 고르면 각종 요리에 활용하기 정말 좋아요.


  • 매일 상하목장 발효버터 (가격대 100g당 약 2500원 대)
    깔끔하고 가벼운 맛이 좋은 국내 제품입니다. 수입 버터 대비 가성비가 좋고, 산뜻한 맛을 선호하는 분들께 추천해요.


전 파티시에, 현 F&B 마케터가 추천하는 초콜릿 🍫


  • 발로나 다크 초콜릿 (100g당 5,000~6,000원 대)
    일반 소비자용 패키지보다는 B2B용 커버춰 초콜릿으로 많이 유통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가장 프리미엄급으로 인정받는 커버춰 초콜릿입니다. 깊고 복합적인 카카오 풍미가 매력적이에요.


  • 린트 엑설런스 밀크/다크/화이트 시리즈 (100g 4,000~5,000원 대)
    간식용이나 홈베이킹용으로 활용하기 좋은 초콜릿입니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텍스처와 밸런스 좋은 카카오 풍미가 특징이에요.


  • 프리미엄 가나 (78g 5,000원 대)
    준초콜릿형 제품군 중에서 카카오매스와 카카오버터 함량이 높은 프리미엄 라인입니다. 비교적 균형감 있는 맛이 잘 살아 있어요.


화려한 디저트의 황금기, 정보도 많고 선택지도 넓어지면서 더 비싸고 좋은 재료에 눈이 가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저렴하다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재료를 고를 때 라벨을 들여다보고, 먹을 땐 기존 경험과 비교하며 내 취향과 필요에 맞는 재료 선택이었는지 충분히 음미하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좋은 버터와 초콜릿의 삶에 또 다른 즐거움을 더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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