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가 님의 돈 관련 목표와 고민
저는 2년 안에 결혼하고 싶고, 자녀도 한 명 정도는 낳아 기르고 싶고, 은퇴 후에는 매달 300만 원 정도를 쓰고 싶어요. 하지만 ‘잘 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목표는 없어요. 제가 바라는 미래를 위해 어떤 재무 목표를 세워야 할지, 어떤 실천들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구체적인 재무 로드맵을 설계하고 싶어요.
주로 적금과 CMA를 통해 자산을 운용하고 있어요. 주식은 잘 알지 못하는 데다가 업무가 바빠서 시장을 들여다볼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성향상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투자 방식은 마음이 편하지 않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투자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구체적인 조언과 도움을 얻고 싶어요!
핑가 님을 위한 어피티의 솔루션
핑가 님의 머니로그를 보면 ‘막연하게 잘 살고 싶다’는 바람을 넘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행하고 싶다는 의지가 느껴져요. 사실 핑가 님은 이미 소득 수준이 높고 자산도 또래보다 많이 축적된 상태인 데다, 재무 목표도 비교적 선명한 편이에요. 하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분명치 않아 불안한 감정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비정기 지출 이대로 두면 안돼요
먼저 핑가 님의 현금흐름부터 살펴볼게요. 월 실수액이 650만 원 이상으로 높은 편이지만, 월 저축액은 200만 원 수준으로 저축률이 낮은 편이에요. 따끔하게 말씀드리자면, 또래 직장인들보다 유리한 상황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과는 정반대로 450만 원을 저축하고 200만 원을 지출하는 구조가 되어야 해요.
고정비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 연간 비정기 지출에서 전세사기로 인한 지출은 줄이기 어려운 항목이지만, 그 외에는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보여요. 특히 연간 비정기 지출이 총 2090만 원에 달하는데요, 이렇게 큰돈이 하나의 카테고리에 묶여있으면 지출 관리가 더 어려워져요. 나도 모르게 돈이 막 새 나가는 느낌마저 들죠. 이런 상황들이 핑가 님의 불안감을 더 자극할 거예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연간 비정기 지출’이라는 큰 항목을 세부 카테고리로 쪼개고, 매달 미리 저축해두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아요.
- 여행: 연 800만 원 → 매달 66만 원씩 적립
- 경조사비: 연 280만 원 → 매달 23만 원씩 적립
- 의료비: 연 210만 원 → 매달 18만 원씩 적립
- 운동비: 연 300만 원 → 매달 25만 원씩 적립
각 항목을 월 단위로 쪼개 ‘비정기 지출 전용 통장’에 정기적으로 옮겨두고,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방식이에요. ‘남는 돈이 없는데 어떻게 월 130만 원 넘게 저축하나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당장 130만 원을 매달 추가로 마련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중요한 건 ‘일 년에 언젠가는 쓸 돈’이라는 걸 미리 인지하고, ‘쓸 돈을 미리 저축해야 한다’는 거예요. 처음부터 130만 원 전부를 저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경조사비, 의료비처럼 우선순위가 높은 항목 몇 가지만 먼저 시작해 보세요.
결혼과 육아를 위한 ‘쓸 돈 저축’, 0부터 시작해야 해요
핑가 님은 2년 안에 결혼하고, 이후 육아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셨어요. 핑가 님의 기존 자산은 연금이나 회사 주식 등 중장기적으로 가져갈 투자 자산이 대부분이라, 지금은 ‘쓸 돈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에요. 즉, 결혼 전까지는 ‘가정을 위한 준비 자산’을 중심으로 재무 전략을 단기적으로 재정비해야 합니다.
최소한 5000만 원에서, 많게는 7000만 원 정도까지의 유동성 높은 자산을 준비해 두는 것이 이상적이에요. 이 돈은 단기에 꼭 써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투자보다는 적금, CMA, MMF, 발행어음 같은 안정적인 자산에 분산해 두는 것이 좋아요. 단순하게, 지금의 월 저축액 20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를 추가로 늘려서 매달 300만 원을 저축한다면, 2년 안에 7200만 원을 모을 수 있어요.
노후 대비와 절세, 둘다 챙길 수 있어요
핑가 님이 바라는 은퇴 후의 생활은 월 300만 원 수준이었어요. 만 60세 은퇴, 90세까지 30년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 물가 기준으로 약 7억 원 정도를 준비해야 현실적인 노후 대비가 가능해요.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처럼 소득이 높은 시기부터 장기 투자에 들어가야 해요. 예를 들어 연금저축펀드, IRP 계좌에 매달 62만 원씩을 납입해 연 5% 수익률로 32년간 투자한다면 은퇴 시점에 약 7억 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더 보수적으로 연 3% 수익률을 가정한다면, 매달 약 85만 원 정도를 투자해야 해요.
핑가 님의 연봉으로는 연금저축 세액공제에 공제율 13.2%가 적용되어서, 연간 세액공제 한도인 900만 원을 꽉 채워서 납입하면(IRP와 연금저축에 각각 최대 300만 원, 600만 원 납입) 매년 118만 8000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어요. 핑가 님의 투자성향을 고려해, 앞서 제안드린 연 3% 수익률 시나리오를 가정해 월 85만 원을 납입하면 연간 1020만 원으로 세액공제 최대 기준을 넘길 수 있죠.
단,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 저축을 무리해서 하는 건 반대예요. 지금은 결혼, 육아, 노후라는 서로 다른 목표가 동시에 눈앞에 있는 상황이에요. 이럴 땐 시간순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에 따라 우선순위를 나누고, 그에 따라 자산을 분리해서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해요.
앞으로 2년간은 결혼과 육아를 위한 ‘쓸 돈’ 마련에 집중하고, 동시에 노후를 위한 ‘쌓을 돈’은 소액이라도 반드시 병행하세요. 이렇게 목표별로 구분해서 전략을 짜면, 어떤 돈을 어디에 쓰기 위해 모으는지 명확해지고 불안감도 훨씬 줄어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