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이렇게 가격이 착한 곳이 있었다고? 짜장면 3,500원! 정부가 인증한 가성비 끝판왕

📌 코너 소개: ‘법카 들고 튀어’는 회사 돈을 눈치 보지 않고 쓰고 싶어 하는 고영 PD의 사심을 채우기 위해 급조된 코너예요. 회사 ‘법카’로 고영 PD가 어디든 대신 가보고, 무엇이든 대신 사보면서 ‘대리만족’할 수 있도록 풍성한 이야기를 전달해 드릴게요.

간혹 쇼핑하다가 가성비가 좋은 물건을 발견했을 때, 이렇게 표현하곤 하죠. “가격이 착하다!” 사람도 아니고 가격이 착하다니, 참 재밌는 표현이에요. 그런데 혹시 아예 ‘착한가격업소’라는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착한가격업소 표찰 ⓒ어피티


착한가격업소는 말 그대로 ‘착한 가격’을 제공하는 업소들을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선정해 국민들에게 소개하는 제도예요. 2011년부터 시작되어 2025년 9월 7일 기준 11,180개의 업소를 돌파했는데, 음식점부터 미용실, 세탁소, 목욕탕까지 정말 다양한 생활 밀접 업소들이 참여하고 있죠.


싸다고 무조건 착한가격업소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가격만 저렴한 게 아니라 청결한 가게 운영, 친절한 서비스, 안전한 재료 사용까지 모든 조건을 갖춰야 하고요. 영업자가 직접 신청하거나, 국민의 추천을 받은 가게를 시장·군수·구청장이 현지 실사와 평가, 심사하고난 뒤에야 최종 지정될 수 있어요. 절차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표찰이 붙은 가게를 보면 믿고 가도 된답니다.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요즘, 외식하러 가거나 미용실이라도 한 번 가려고 하려면 정말 부담이 큰데요. 착한 가격 업소가 한 줄기 빛이 되어줄 수 있을까요? 고영 PD가 직접 검증하러 다녀와 봤어요!


가격도 분위기도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간 느낌
동묘역 중식당의 3,500원짜리 짜장면


요즘 세상에 짜장면이 3,500원이라니, 믿어지세요? 착한가격업소 홈페이지에서 가격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달려간 그곳. 주인공은 바로 동묘역 근처 중식당인 ‘남도식당’입니다. 40년 된 노포라고 하더라고요. 도착하니, 입구에 착한가격업소 표지가 당당히 붙어있었어요. 앞에 세워진 입간판에는 3,000원이었다가 3,500원으로 가격을 수정한 흔적이 있더라고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짜장면이 3,000원이었다고 해요. 아메리카노보다 싼 짜장면이라니! 너무 가격이 저렴해서 맛은 기대하지 말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더다라고요.

남도식당 입구 ⓒ어피티


내부는 매우 허름한 편이에요. 오래된 가게니까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이 있죠. 위생이나 서비스도 아주 좋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모든 음식을 직접 계산대에 가서 주문하고 결제한 뒤, 음식이 나오면 직접 가져와야 하고 다 먹은 것도 직접 가져다드려야 해요. 푸드코트 같은 시스템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재밌는 건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마이크로 “○○번 손님 짜장면 나왔습니다!”라고 방송해 주신다는 거예요. 가게 분위기는 몇십 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인데 시스템은 꽤나 신식이라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착한가격업소는 가격과 서비스 모두 좋을 때 선정되는 건데, 남도식당의 경우는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모든 것이 용납되는 분위기더라고요. 아쉬운 점이 있어도 불만을 품을 수가 없었죠. 


메뉴판을 보니 짜장면뿐만 아니라 우동도 3,500원, 탕수육은 4,000원, 군만두는 8조각에 3,000원이었어요. 요즘 세상에 백반 5,000원인 곳은 없잖아요. 밥류는 5,000원, 찌개류도 6,000원에 먹을 수 있어서 외식비 비싼 요즘 같은 시기에 이만한 가격대로 배를 채울 수 있는 곳이 또 없을 것 같더라고요.

3,500원짜리 짜장면 ⓒ어피티


드디어 짜장면 등장! 솔직히 가격이 저렴해서 양이 적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한 사람이 아주 배부르게 먹을 만한 양이 나왔어요! 면도 잘 삶아져 나왔고 양념도 넉넉했죠. 리뷰에서 ‘일반 중국집보다 슴슴하고 가정집에서 만든 것 같은 느낌’라는 평을 미리 확인하고 가서 각오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다른 중국집과 크게 다른 점을 못 느꼈어요. 춘장의 진한 맛과 캐러멜라이징된 양파의 맛이 약간 덜 느껴진다는 점 정도? 심지어 돼지고기도 크게 숭숭 썰려서 들어가 있더라고요. 기름기는 조금 많은 편이었는데 그것만 빼면 아주 맛있게 잘 먹었어요. 고영 PD의 만족도는 꽤 높았습니다. 요즘 핫한 동묘 빈티지 시장에 구경 가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사진 촬영도, 보정도 속전속결!

효율성 끝판왕 회기역 7,900원짜리 증명사진


마침 증명사진을 새로 찍고 싶었는데, 회기역 근처 오드리 스튜디오에서 증명사진을 7,900원에 촬영해 준다는 정보를 발견했어요. 홈페이지에 적힌 착한가격 적용 품목을 보니, 증명사진은 7,900원, 여권사진과 민증·면허사진은 12,900원이더라고요. 심지어 몇 년 전에는 보정 없이 인화만 할 경우 4,900원으로, 증명사진 촬영이 5,000원도 안 했었다고 해요. 아무래도 대학가 근처이다 보니, 학생들의 지갑 사정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오드리사진관 가격표 ⓒ어피티


사진관에 도착해보니, 아주 작은 1인 스튜디오로 사진사님이 직접 사진을 찍고, 포토샵 보정까지 모두 도맡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정장도 대여해주시는지, 제 앞에서 기다리던 대학생처럼 보이는 손님은 옷을 빌려 입고,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있었어요.

오드리 스튜디오 전경, 촬영시 주의사항 ⓒ어피티


촬영은 빠르게 진행됐어요. 포즈도 몇 번 잡아주시고 순식간에 사진을 찍어주시는데 증명사진계의 패스트푸드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는 그동안 증명사진 기계에서 직접 찍다가 포즈가 이상하거나 구도가 어색해서 두어 번 실패한 경험이 있었거든요. 사진 파일을 다운받을 수가 없어서 온라인 지원서를 쓸 때도 활용하기 어려웠고요. 오드리 스튜디오에서는 사진 파일 전송료 1,000원을 추가로 내면 디지털 파일도 받을 수 있어요. 다만 사진을 직접 고를 수는 없어요. 아무래도 혼자서 운영하시는 곳이라 빠른 회전율을 위해 그런 것 같았죠. 선택권이 없는 건 살짝 아쉬웠지만, 전문가가 알아서 가장 잘 나온 컷을 골라주시겠지 하는 믿음이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받아본 사진은 심플 그 자체! 포토샵을 과하게 하지는 않고, 딱 피부 정돈 정도만 해주시더라고요. 그렇지만 증명사진으로써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갖춘 사진 한 장을, 이 정도 가격에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가성비가 만족스러웠답니다.


수제 케이크 17,000원의 유혹!
안양의 가성비 빵집


마지막으로는 빵순이 고영 PD가 제일 기대하던 곳, 경기도 안양시의 한 빵집, ‘구운몽’으로 달려갔어요. 수제 생크림케이크가 한 판에 15,000원이라는 소식에 일부러 찾아간건데요. 도착해보니 가격이 17,000원으로 올라있었어요. 최근에 생크림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소식을 듣기는 해서 높은 가격 상승률이 놀랍지는 않았어요. 실제로 착한가격업소 홈페이지를 며칠 뒤에 다시 확인해 보니 오른 가격이 새롭게 적용되어 있더라고요.

빵집 구운몽과 1,100원짜리 소보루빵 ⓒ어피티


소보로빵과 단팥빵도 1,100원으로 착한가격 메뉴판에 지정되어 있었어요. 둘 다 빵집에서 가장 저렴한 빵 중 하나라 부담 없이 고를 수 있었는데, 최근에 프랜차이즈에서 2,000원 내외에 판매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거의 절반 가격인 셈이에요. 매일 가게에서 직접 구워내는 빵들이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였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케이크 쇼케이스 앞에 섰는데 1호 케이크가 모두 품절되어 있었어요. 오전에 딱 4개만 나오는데 인기가 너무 좋아서 꺼내놓으면 바로 팔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매일 직접 만드는 수제 케이크가 한 판에 1만 원대면 너무 가성비가 좋죠.

수제 케이크 2호와 소보루빵 & 소금빵 ⓒ어피티


오후에도 새롭게 구워서 나오기는 하는데 많이 준비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저렴한 가격에 오래 판매하기 위해서는 재고 부담이 없어야 하니 소량만 만드는 것이 이해되더라고요.

대신 2호 케이크가 남아있었는데 25,000원이었어요. 일반 프랜차이즈 빵집의 2호 케이크 가격은 3만 원대 후반부터 시작하는 것을 생각하면 25,000원이 비싸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하지만 1인 가구인 고영 PD에게는 양이 너무 많아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래서 또 다른 착한가격 품목인 소보로빵을 구입했어요. 인기 있는 소금빵도 2,500원의 합리적인 가격이라 함께 구매해봤고요. 집에 와서 먹어보니 소보로가 큼직하게 붙어있는 게 바삭하게 씹히면서 너무 달달하고 맛있었어요. 소금빵은 소금빵 매니아들이 말하는 소위 ‘버터 동굴’이 크게 보이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웠어요. 밑바닥이 버터에 바싹하게 튀겨진 느낌이 있는 걸 선호하는 고영 PD 평소 취향과는 달랐지만, 전체적으로 고소하고 짭짤하니 소금빵의 기본기를 모두 갖추고 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이렇게 세 개의 착한가격업소를 다녀왔는데요. 모두 너무 만족스러워서 이후로는 무언가를 하기 전에 착한가격업소 홈페이지를 뒤져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특히 눈에 띄는 미용실이 정말 많더라고요. 요즘 헤어스타일링 비용도 만만치 않잖아요. 커트는 5,000원 내외, 파마는 2~3만 원 내외, 염색도 2만 원 선에서 해주는 착한가격 미용실도 많이 있는 걸 확인했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세탁소 세탁료도 와이셔츠는 3,000원, 정장은 7~9,000원 선으로 저렴했고, 수선비도 3~5,000원 선이었어요. 대부분 10여 년 전 기억하던 가격 그대로더라고요. 그 외에도 강아지 미용비, 필라테스나 요가, PT 강습비, 꽃다발 가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착한가격을 인정받은 업소가 많았고, 심지어는 운전면허 강습비나 핸드폰 수리비까지 다양한 가성비 좋은 품목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 고영 PD가 알려주는 착한가격업 100% 활용 꿀팁!



  • 가격 변동 체크하기
    물가 상승으로 가격이 올랐는데 이 사실이 홈페이지에 곧장 반영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어요. 방문 전에 미리 검색해서 정확한 가격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아요. 잘못된 가격은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해서 바로잡을 수 있어요.

    지자체에서 직접 확인하고 가격과 서비스가 합리적이라고 공인받은 곳이라 더욱 믿고 이용할 수 있어서, 앞으로 고영 PD도 필요한 것이 있을 때 가까운 지역 내에 갈 만한 착한가격업소가 있는지 홈페이지에서 미리 찾아보고 갈 것 같아요. 독자님들도 꼭 한번 이용해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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